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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Jul 13. 2020

탕수육을 먹다가 회장님과 눈이 마주쳤다

탕수육 먹다가 떨어뜨릴 뻔했던 문학소년의 서울 여의도 아파트 임장기

거의 25년 전, 여의도에 있는 H 카드회사를 다닐 당시 나는 대리였다.


대부분 조직에서의 대리들은 이제 일은 좀 익숙해진 것 같고, 사람들도 좀 알게 된 거 같고, 조직문화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된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조직문화 적응이 안되면 참 회사 다니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직문화에 적응이 안 되는 어린 친구들은 이미 퇴사하고 다른 살 길들을 찾아 나선다고 보면 된다.


그날은 회사의 무슨 기념일이었다. 회사 강당에서 행사가 있으니 각 팀의 대리 이상은 반드시 참가를 해야 한다는 안내문이 며칠 전부터 있었고, 당연한 말이지만 모두들 가기 싫었다. 특히 간단한 먹거리가 있는 행사라니!! 최악인 행사다. 그만큼 늦게 끝나는 거니까. 당시 우리 팀에는 나를 포함해서 7명 정도가 참가 대상이었고, 팀은 물론 내가 있는 층을 모두 관리하는 본부장님도 참여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시간이 다가왔고, 우리들은 행사장으로 향했다.


회장님이 참석하는 이런 행사는 빨리 가서 무조건 맨 뒤에 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괴로운 일이 가끔 발생한다는 것을 대리 정도만 되면 경험으로 알고 있다. 본부장님을 포함한 우리들은 서둘렀다.  




아뿔싸, 너무 늦어버렸다.


우리보다 눈치가 빠른 다른 팀들은 이미 행사장의 맨 뒷줄부터 경쟁하듯이 앉아 있는 상태였고, 회장님이 발표를 할 연단 바로 앞자리만 비어 있는 상태였다. 본부장님은 우리 대리들을 노려봤다. 이럴 때는 대리가 제일 만만하니까. 윽... 본부장님은 내 옆에 앉았다. 나는 더 최악이었다. 옆에는 본부장님, 앞은 회장님이 곧 들어오는 자리라니. 아악!


우리 앞에는 간단한 음식거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보통은 이런 행사는 냄새 안나는 과자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상하게 탕수육 하나가 눈에 띄었다. 저 위의 랩을 벗기면 냄새가 날 텐데...


회장님은 앞의 다른 회의가 늦게 끝나시는지 예정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으셨다. 거의 삼십 분 정도? 우리들은 배가 고팠으나 앞의 음식들을 먹을 수가 없었다. 아직 회장님이 안 오셨으니까. 누가 이 상황에서 용기 있게 먹을 수 있을까? 당연히 나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저 뒤의 누군가 (누군지 알고 있지만 여기서 밝힐 수 없다.) 벌떡 일어나서 음식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음식 위의 래핑을 풀었다. 그리고는 우리들을 보고 회장님이 늦으시는 것 같으니 먼저 먹자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어어.. 하는데 물리적인 보호가 되는 저 뒤 safety Zone을 미리 확보한 다른 팀 인간들이 우르르 앞으로 와서 음식을 가지고 자리로 돌아갔다.  어어.. 하고 있는데 내 옆의 본부장님도 어느새 탕수육을 가지고 자리에 앉으셨다. 에라 모르겠다. 나만 안 먹으면 나만 이상하지, 나도 탕수육을 가지고 자리로 돌아왔다. 탕수육 맛은 그저 평범했다. 소스에 설탕이 좀 많이 들어가서 내 입맛에는 안 맞았지만, 저녁을 먹어야 하는 시간이었으니까.




탕수육을 먹고 있는데 본부장님은 자꾸 나에게 말을 거셨다.


야, 문학소년, 그때 네가 제출한 보고서 말이야. W과장과 상의해서 제출한 보고서 맞지? 내용 수정을 좀 해야 할 거 같은데?


근데, 니 배고프나? 아따~ 탕수육 많이도 가지고 왔다. 나도 배고팠는데 얼른 먹자. 회장님 많이 늦으시나 보다.


그런데 본부장님이 가지고 온 탕수육 양도 적지 않았다.


갑자기 연단의 문이 벌컥 열리고 회장님이 등장하셨다. 회장님은 우리들을 보자마자 순간 얼음이 되셨으나, 바로 연단으로 오셔서 미리 준비하셨던 발표문을 읽으셨다. 나는 탕수육을 안 먹으려 했지만, 너무 많이 담아온 나머지 하얀 플라스틱 접시에서  탕수육 큰 덩어리 하나가 떨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나는 그 떨어지는 탕수육을 집어서 그냥 휴지에 버렸어야 했으나, 나도 모르게 입으로 넣어 버렸다. 이게 바로 가난병인가. 음식을 버릴 수 없다는 그 본능이 깨어난 것이다.  더군다나 어릴 적 먹기 힘들었던 탕수육이다!


아차차!!!


나는 고개를 들었다. 회장님은 나와 본부장님을 노려보면서 연설문을 읽고 계셨다. 내 입에는 탕수육이 한가득이었다. 조용히 눈알을 돌려서 옆을 보니 본부장님도 탕수육 하나가 입에 있으셨는지 우물우물 중이셨다. 큰일 났다.


그 날 이후로 본부장님이 주관하는 회식에서 중국집은 금기사항이 되었다.


탕수육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나는 안산에서 여의도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집에서 안산 고잔역까지 30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회사까지 대략 2시간이 걸렸다.  매일매일 왕복 4시간을 출퇴근 시간에 허비를 하면서 내 집이 안산이 아니라 이곳 여의도였으면 하는 생각을 백만번은 한 것 같다.


아래는 이러한 당시 나의 마음을 담은 여의도 아파트 임장이기다.

 




혹시 여의도 아파트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시다면 아래의 글을 먼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


https://brunch.co.kr/@ksbuem/9


여의도는 서울의 중심에 있기도 하고 향후 서울의 3대 중심축, 용산-여의도-강남 삼각벨트의 한축을 담당하는 중요 지역이다. 철저하게 부동산 현장(임장)이라는 측면에서 여의도는 첫째. 돌아다녀봐야 할 동선이 복잡하지 않아서 부동산 초보자도 쉽게 임장 할 수 있고, 둘째. 한 아파트 내에 상업지구와 주거지구가 융합되어 있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 희귀 지역이고, 다른 지역보다 사이즈가 작고 언덕이 거의 없어서 도보로 천천히 임장 다니기가 아주 수월하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여의도 아파트는 너무 낡아서 사는 게 불편하고 배관 등도 노후화되어서 녹물도 많이 나온다, 오래되었으니 투자가치가 크다는 말은 아파트는 ‘입지’가 다라는 말로 이해하면 된다. 서울 노른자위에 위치한 1970-80년대 재건축이 임박한 아파트라서 투자 가치가 큰 것이다.


이러한 여의도에도 하나의 단점이 존재하는데 그건 여의도가 주중에만 활기찬 금융의 메카라는 점이다. 주말에 여의도 가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한산하다. 이 말은 주말에는 문을 닫은 가게들이 많다는 말이기도 하고, 주말에는 썰렁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주말마다 관광객과 방문객들이 북적북적해서 시끄럽고 아무 데나 쓰레기도 버리고 가는 등, 집주인이 맘 편히 거주하기 불편해 보이는 북촌 한옥마을의 반대 입장에서 쾌적한 거주 환경을 보장받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뉴스에서 북촌 한옥마을 거주민들이 집값은 크게 올랐지만, 관광객들이 허락도 없이 집에 불쑥불쑥 들어오고, 온갖 쓰레기를 집 앞에 버리는 등, 주변 환경의 악화로 북촌의 한옥을 팔고 나가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보도된 바 있다. 여의도는 그 반대인 셈이다. 주중에는 북적대지만 주말에는 한가하다. 우리 목적은 북적대는 아파트를 보는 게 아니다. 물론 봄에 벚꽃이 필 때는 예외다, 그리고 모든 여의도 아파트들이 다 낡은 건 아니다. 본격적으로 여의도 임장을 해 보겠다.


1. 여의도 주요 모양 및 지하철 노선 파악하기


여의도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국회의사당과 63 빌딩을 랜드마크로 상업지구와 주거지구가 마치 성냥갑처럼 구분되어 있는 곳이다. 9호선이 국회의사당 역과 여의도역, 샛강역으로 이어져 있고, 광화문-마포에서 오는 5호선이 여의나루역과 여의도역을 따라 영등포로 이어지고 있다. 여의도역의 경우 5호선과 9호선 환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근의 아파트 거주민들이 편하게 강북과 강남의 직장을 오고 갈 수 있고, 직장이 용산의 경우에도 자차를 이용하거나 버스를 이용해서 원효대교만 건너가면 용산으로 쉽게 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서울 교통의 요지로 불러도 좋은 곳이다.


심지어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의 직접적인 소음 및 매연에서 벗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일부 예외)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진입이 매우 용이하고, 편리하게 한강공원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서울의 수많은 한강변 중에서 이곳 여의도를 따라올 곳은 거의 없다. 아래의 지도를 살펴보도록 하자.  


네이버 지도를 확대해서 보여줄 수 있지만, 이렇게 손으로 그린 지도를 가지고 설명하는 것이 보다 진정성 있는 설명 방법이고, 보다 핵심적인 것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노란색 화살표 방향으로 임장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의도의 100%를 표현하지 않았지만, 이 지도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여의도 핵심 루트를 임장 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후 설명할 나머지 구들 역시 마찬가지다.


여의도 주요 지하철역에서 서울 주요 핵심 일자리인 강남, 여의도, 광화문, 용산, 판교까지의 지하철 소요시간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래 숫자는 각 중요 일자리 지역인 강남역/여의도역/광화문역/용산역/판교역에서 여의도 주요 역까지의 시간을 의미하고, 집에서 지하철까지의 시간은 배제하였다. 강남과 판교를 빼면, 모두 지하철로 30분 이내에 여의도에서 주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래서 여의도가 교통의 요지인 것이다.  


2. 여의도 임장 루트 확인하기


여의도 임장의 시작은 5호선 지하철역 ‘여의나루역’ 1번 출구에서 시작한다, 위 지도에 표시된 노란색 화살표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하나하나 체크를 해 보는 것이다. 1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바로 넓은 여의도 한강공원과 탁 트인 한강이 보일 것이다. 다른 건 둘째치고 집이 이 근처라면 매일 가족들과 함께 한공 공원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고 이처럼 집에서 한강공원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면 주말에 어디 멀리 가지 않아도 집에서 힐링을 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제 한강 반대쪽으로 몸을 틀어보자.


뒤를 돌아보면 이곳 공원과 한강을 내 앞마당처럼 사용하고 있는 두 아파트가 보인다. 여기가 바로 여의도 임장 첫 번째 목적지인 서울아파트와 목화아파트다. 우리의 첫 번째 서울지역 임장 아파트가 ‘서울아파트’라는 점은 이름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있다. 가장 좋은 루트는 여기서 시작해서 지도의 노란색 화살표 방향으로 밑으로 주욱 내려와서 서울 > 공작 > 목화 > 삼부 > 수정 > 대교 > 한양을 거쳐 그 아래의 시범아파트와 진주 아파트를 살펴본 후, 다시 올라가 미성과 광장 아파트를 둘러보는 것이다. 이를 마치면 여의도 임장은 성공적으로 끝난다,


그냥 눈으로만 보고 지나가지 말고 노트에 각 아파트 특징을 간략하게 적어보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한 번 대략적으로 확인 후, 집으로 돌아가서 시간을 두고 인터넷 등을 통해서 관련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본 후, 관심이 있는 아파트를 고르고 기록해두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주요 지역 임장을 모두 마친 후, 관심이 있다고 표시를 한 아파트들만 집중적으로 반복해서 확인하고, 그것을 나만의 빅데이터로 데이터베이스화 해서 나의 재산 상태를 고려한 최적의 매수 타이밍을 찾는 것이다. 최소한 관심 있는 아파트 리스트를 확보한 후, 그때 다시 그곳 인근 부동산을 방문해서 물어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 부분은 임장만큼이나 나와 가족의 행복한 거주지를 만들기 위하 중요한 마무리 부분이기 때문에 서울 주요 지역 임장을 모두 마친 후 별도의 장에서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첫 번째 임장에서 부동산에 들어가서 물어볼 필요는 없다. 집을 살 사람이 사고자 하는 아파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부동산업자들과 이야기를 하면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스스로 공부해서 미리미리 확인해 보고 나서 부동산을 방문하는 건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한 방법이다. 위에서 이야기 한 나만의 관심지역 아파트의 리스트를 확보한 후 그 특징과 가격 변동 빅데이터를 확보 후, 부동산 중개인을 만나면 당신은 을이 아닌 갑의 위치에서 중개인과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와 가족의 소중한 재산은 스스로 공부해 가면서 자료를 모아 정보를 확인하고, 투자를 하고 지키고 불려 가야 하는 것이다.


여의나루역 1번 출구에 서 있다고 가정하면 여기서 다음 목적지인 서울 아파트까지는 [소요시간]인 도보로 1분이 걸린다, 서울 아파트의 동 수는 2개, 총 192세대이고 12층짜리 건물에 1976년 9월에 지금은 없어진 회사인 삼익주택에서 지은 세대당 주차 1대인 아파트다. 1976년은 대부분 독자들이 태어나기도 한참 전일 것이다,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여의도 아파트 거주민들이 모두 서울시 여의도 재건축 제한에 관심이 많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아파트 내부를 으리으리하게 인테리어를 해서 사는 집들도 있으니까. 보지도 않고 그 안이 다 낡고 엉망일 거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여의도 아파트 대부분이 낡았지만, 입이 떡 벌어지게 인테리어 공사를 한 집도 많다.


임장 루트 중간중간에 있는 희정식당/진주집/정인면옥과 같은 식당은 여의도에 오면 배고플 때 먹고 가는 식당들이다. 임장을 하다 보면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리는데 중간에 밥을 먹어야 할 때도 있다. 귀중한 시간을 투자해서 임장을 하러 다니는데, 아무거나 먹고 다닐 수는 없다. 이 중 희정식당은 부대찌개 맛집이고 공작아파트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다. 공작 아파트 인근을 지날 때 배가 고프면 여기서 밥을 먹고 다음 일정으로 간다, 진주집은 콩국수로 매우 유명하고, 정인면옥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지만 미쉐린 가이드에도 소개된 평양냉면 맛집이다, 주의할 점은 진주집은 일요일과 공휴일은 문을 닫는다, 문 닫는 날에 가서 허탕 치지 말게 문 여는지 정도는 전화로 확인해 보고 가도록 하자.   


상기 이외에도 난방방식이라던지 초등학교 학군 및 아파트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도 확인해야 한다. 매매가와 전세 가격은 네이버 검색이나 호갱 노노와 같은 실거래가 공개 어플을 이용해서 직접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몰라서 가격을 오픈 안 하는 게 아니라, 매매가와 전세가가 워낙에 주민들에게 민감하고 급격하게 변동하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파트를 임장 하는 사람 입장에서 대략적인 가격대를 파악해 보지도 않고 무작정 임장 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격이다. 반드시 스마트폰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등을 확인하면서 다녀야 하고, 실제 부동산 등에 전화를 걸어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 가격을 물어보면 인터넷과는 차이가 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많은 서울의 아파트가 그렇지만 이 곳 여의도는 저 낡은 아파트들이 적어도 10억은 있어야 소위 말하는 갭 투자가 가능하다.


사실, 여의도 아파트는 부동산 초보자가 덜컥 들어오기엔 좀 어려운 지역일 수 있다. 그러나,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옛 말처럼 우리 대부분의 전재산이 걸린 아파트를 한 번만 보고 덜컥 결정해서 구매하는 것은 무리고 추천하지 않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이렇게 여의도 임장을 진행하고 나중에 나만의 빅데이터를 구축한 후, 혼자 오거나 가족들하고 올 때 꼼꼼히 살펴보기를 추천한다.   


3. 여의도 임장 상세 따라 하기


여의나루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이 곳 여의도 한강공원과 탁 트인 한강을 앞마당처럼 사용할 수 있는 두 아파트인 서울 아파트가 여의도 임장의 첫 번째 순서다. 서울 아파트 옆 목화 아파트가 보이는데, 두 아파트의 가격 차이는 상당하다. 얼핏 보면 비슷한 위치에 비슷한 모양의 아파트인데 말이다.


서울 아파트의 최소 평형이 161A,로 목화아파트의 최대 평형인 98C 보다 크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서울 아파트는 앞서 글에서 강조한 상업용지에 지어진 아파트다. https://brunch.co.kr/@ksbuem/9 


즉, 나중에 재건축 시 올릴 수 있는 층수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서울시는 압구정, 잠실, 이촌, 서빙고 등과 같은 6층 이상 고밀지구 135곳의 아파트 용적률을 230%로 제한해 버렸다. 심지어 앞으로 더 강화될 수도 있다. 물론 기부채납을 올리고 임대비율을 올리면 용적률을 300%대로 높일 수도 있지만, 한강 수변부에 해당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한강 스카이라인 15층의 제한에도 걸린다. 반면, 서울 아파트는 상업지구다, 주상복합 용적률 600%로 재건축을 할 수 있는데 이게 바로 두 아파트의 가격 차이를 돌이킬 수 없게 벌여 놓은 주요 원인이다.


이제 서울 아파트 뒤 공작아파트로 가기 전에 조금 멀리 떨어져 있지만 초원 아파트를 먼저 보고 오도록 하자, 와서 보면 알겠지만 초원아파트 옆은 국회의사당과 그 유명한 순복음교회다, 1동짜리 낡고 오래된 이 20평대 아파트의 가격을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상업용지 위에 지어졌다. 다시 돌아가서 공작아파트로 가보자, 여기도 마찬가지로 상업용지고, 한동안 공사 때문에 시끄럽고 먼지도 났지만 여의도 파크원이 완공되면 가장 수혜를 볼 아파트다. 여기서 배가 약간 출출하다면 인근 희정 식당에서 부대찌개를 먹어보도록 하자. 서울에서 꽤 유명한 부대찌개 맛집이다.


목화 아파트로 와서 뒤에 있는 삼부아파트로 가보자. 삼부아파트는 총 10개 동 866세대로, 아래에서 살펴볼 시범아파트 (24개 동 1,790세대) 다음으로 큰 여의도 대단지 아파트다, 특히, 삼부는 2동, 3동과 5동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 땅이 바로 상업용지이다. 마찬가지로 뒤 수정아파트도 상업용지 인데, 특히 수정아파트의 재건축 추진 속도는 여의도 일대 아파트 중에서 빠른 편이라는 점과 재건축 시 조합원들은 100% 한강 조망 가능한 20층 이상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메리트가 있다.


학군을 살펴보면 이 앞에는 여의도 초등학교, 여의도 중학교, 여의도 고등학교, 여의도 여자고등학교가 다 몰려 있다, 앞에 보이는 한양과 대교아파트도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매우 좋은 아파트인데 사실 여기는 1970년대부터 유명한 초/중/고품아 아파트였던 셈이다. 물론, 대낮인데도 주차난은 이중삼중 주차는 기본이라는 단점도 있으나, 여의도에 있는 재건축 추진 대상 아파트는 어쩔 수 없다.


자동차가 흔치 않았던 1970년대 지어진 아파트를 설계할 당시 대한민국이 1가구 2 자동차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상대적으로 서울 아파트와 화랑아파트는 주차난이 좀 덜한데, 그 이유는 서울 아파트는 다 대형 평수라 지정주차제를 이용하고, 화랑아파트는 160세대로 세대수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렇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지금 1,790세대인데 재건축되면 3,000세대는 이상의 초고급 아파트로 변신할 것이다. 또한 저기 시범아파트 뒤의 삼익 아파트/ 은하(맨션) 아파트/ 진주 아파트는 의외로 올림픽대로에 인접해 있어서 일부 동은 소음이 약간 있지만 요즘 신축 아파트는 방음이 잘 돼서 향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고 오히려 샛강이나 한강이 잘 보여서 인기가 좋을 것이다. 저기 보이는 아까 잠시 이야기 한 여의도 자이와 롯데캐슬 엠파이어 주상복합빌딩이 바로 이 낡은 여의도 아파트들의 미래인 셈이다. 길고 긴 인고의 세월을 거쳤고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이제 여의도 역 쪽으로 가면서 오늘의 임장 첫 날을 마무리하자. 여기 여의도역 바로 앞에 위치한 미성 아파트는 말 그대로 여의도역 초역세권이고 방금 지나온 여의도자이 지하에 있는 이마트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길 건너편에 보이는 광장 아파트는 재건축 추진 시 가장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협상하기가 까다로운 상가가 없어서 재건축 추진 진행 시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재건축 아파트를 볼 때 중요한 포인트는 반드시 상가의 규모와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상가가 없는 게 재건축 아파트의 큰 메리트라는 것을 의외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상가가 없어서 그동안 살기에는 불편했겠지만 재건축 결정에는 상가가 없다는 것이 그동안의 불편함을 상쇄해 주기 때문이다. 아파트 조합원들이야 재건축이 진행되면 잠시 다른 데 가서 살다 오면 되지만, 상가 주인들은 자신들의 생계가 달려있어서 쉽게 협의가 될 수 없다. 재건축 진행되는 기간 동안 먹고사는 문제가 달려 있으니까.   





브런치 독자분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자네는 딱 노력하는 만큼 받을 팔자야] 브런치 북이, 2022년 브런치북 프로젝트 특별상을 받아서, 글라이더 출판사에서 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구석구석 발품 팔아 누볐던 서울 아파트 상세정보와, 부동산 재테크와 관련한 핵심 정보들을 추가하였습니다.  


자네는 딱 노력한 만큼 받을 팔자야 | 문학소년 - 교보문고 (kyobobook.co.kr)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8494351


▞ 책 속으로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20대와 막 결혼한 30대 신혼부부가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정이 있는 무주택자라면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집 하나 가지고 있지만 남들 오를 때 같이 오르지 않아서 속상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똘똘한 1주택으로 갈아타고, 성공적인 부동산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지금은 지방에 살지만 언젠가는 서울 핵심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 6쪽     


강남은 지하철과 버스노선이 구석구석 거미줄처럼 연결된 차 없이 다니기 좋은 교통의 요지다. 강남구 임장을 할 때는 강남의 주요 동 들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자녀 교육 때문에 강남을 선택한 학부모들에게 아이가 안전하고 빠르게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혹은 학원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는지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아래쪽에 위치한 개포동을 기준으로 위로는 도곡동과 대치동이, 그 위로 역삼동과 삼성동, 그 위로 논현동과 신사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강에 맞닿아 있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이 있다. 촘촘한 지하철과 왼쪽 경부고속도로, 오른쪽에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개발 예정인 영동대로 라인까지 사방팔방 빈틈없이 교통망과 개발 호재로 채워져 있는 곳, 이곳이 바로 강남이다.

- 12쪽     


점쟁이의 말에 와이프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침착하게 다시 물어봤다.

“아까 하나가 부족하다 하셨는데 그게 뭔가요?”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도와줄 팔자야.”

“그런데 누구나 다 노력해야 잘 사는 거 아닌가요?”

“부모 복이 없다고. 심지어 형제자매 복도 없어. 부모가 날개를 달아줬으면 날아올랐는데 날개를 안 달아줬어. 그리고 자네도 마찬가지야.”

“저도요?”

“어. 자네도 아무도 안 도와줘.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해.”

와이프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럼 이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래도 노력하면 돼. 남편은 딱 노력하는 것만큼 받을 팔자야.”

“무슨 팔자가 이런가요? 딱 노력하는 것만큼만 받을 수 있다니요.” 와이프는 한숨을 쉬었다.

“무슨 팔자가 이러냐니! 세상에 노력을 죽도록 해도 뜻대로 안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 33쪽     


(기초 2) 재테크와 부동산 공부는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이 주춤한 지금, 우리는 더 우울해졌다. 지금 살고 있는 집 가격은 떨어졌고, 가고 싶은 아파트는 천정부지로 올라버렸고, 심지어 아직 전세나 월세로 사시는 분들도 부지기수다. 보유 중인 자산으로는 ‘영끌’을 해도 강남은 커녕 서울 주요 신축 아파트는 꿈도 못 꾸는데 시간 내서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이는 ‘지금 돈이 없는데 재테크 공부를 당장 할 필요가 없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지금 돈이 없다고 공부를 하지 않고, 돈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는 게 맞을까?

재테크 공부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 하는 공부지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공부가 아니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부동산 공부는 좋은 부동산을 사기 위해서 하는 공부다. 좋지 않은 부동산을 어쩌다 매입 후 그때서야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는 건 쓸모없는 짓이다.

- 256쪽     


(1)2023년 하반기 청약 트렌드와 전망

왜 규제를 다시 풀어주는 걸까? 정부는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분양 주택의 증가로 인한 건설회사의 줄도산도 원하지 않는다. 말로는 시장원리에 따른다고 하지만, 정작 대형 건설사가 미분양으로 인해서 도산의 위기에 처한다면 정부는 그 건설사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미분양 주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주택자가 아닌,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이 지갑을 열어서 미분양 아파트를 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에 재미를 봤던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은 미분양 아파트도 잘만 고르면 시간이 흘러 알짜배기가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무주택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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