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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Jul 02. 2020

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압구정 아파트를 남겨 주셨어요.

강남의 원탑이 될, 대한민국 부촌 1번지 압구정동 아파트 임장기

얼마 전 친한 지인이 갑작스럽게 부친상을 당해서 문상을 다녀왔다.


시간이 조금 흘러 그분과 저녁에 술 한잔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중에서 지인의 아버님이 물려주신 재산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압구정 아파트를 남겨 주셨어요.


속물인 문학소년은 눈이 갑자기 번쩍 띄었다.


압구정 어디, 몇 평이요?  


압구정 아파트를 물려받았다는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평수를 물어보게 되었다. 당시 문학소년은 압구정 아파트를 기웃거리다가 입맛만 다시고 돌아온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압구정 현대 1차 50평 대요.


아... 나도 모르게 내 머리는 네이버 부동산을 검색하고 있었다. 당시 압구정 1차의 50평대 시세는 30억을 훌쩍 넘긴 상황이었다. 


2024년 현재 가격이 궁금하시면 네이버 부동산을 검색해 보시라! 왜 대대손손 잘 사는 부자들이 알짜 부동산을 함부로 팔지 않는지 알 수 있다. (혹시나 판다면 그 돈으로 더 좋은 걸 산다.)


나이가 들면 서울 아파트 팔고 지방간다는 말은, 서울 핵심 부동산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말로 있는 집안은 좋은 부동산은 무조건 !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거라 생각한다. 직접 증여하지 않아도 세금 피해가면서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은행 PB 들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사람들이다. 당신 주변에 상속이나 증여를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면, 다들 부자가 아닌 것이다.


앞으로 서울 핵심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될지는 이 글을 끝까지 읽고 잠시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미리 말하지만 문학소년은 십원도 물려받은 게 없는 진정한 흙수저, 아니 무수저다.


흥분한 문학소년은 나도 모르게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대박!




아, 죄송합니다. 아버님 돌아가신 지도 얼마 안 되셨는데 제가 큰 실수를 했습니다. 나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사과를 했다.


괜찮아요, 어렸을 적에 거기서 초중고를 다녔는데 파셨는 줄 알았는데 아직 안 파셨더라고요.


그렇군요. 그나저나, 그 정도면 상속세가 좀 나올 텐데, 그 집 파실 예정이세요?


아니요, 와이프랑 이야기해서 그 집은 나중에 아들에게 주기로 했어요. 저는 압구정 재건축을 못 들어가겠지만, 우리 아들은 압구정 새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아.. 네...


참고로 이 분은 이미 강남의 50 평대 새 아파트에 살고 계시는 분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날 그동안 소문으로만 듣던 몇 가지 사실을 직접 확인하게 되었다.


1) 압구정 아파트는 예전부터 강남의 부자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는 것


2) 강남에 사는 사람들도 압구정 아파트의 위치와 향후 전망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는 것


3) 압구정 아파트는 재건축이 안되면 파는 게 아니라 자식에게 물려주는 거라 생각한다는 것


오늘은 문학소년이 와이프 손을 붙잡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입맛만 다시고 돌아온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 임장기이다.




이곳 압구정은 강남의 여러 구들 중에서 가장 한강 이용이 편리하고 압구정로를 중심으로 밑의 유흥가와 아파트 단지가 완벽하게 차단된 그들만의 삶의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아래 지도를 보면 한강과 압구정 아파트 단지 사이에는 그 흔한 강남의 유흥가가 보이지 않는다.  이 곳 압구정 아파트 대부분은 1970년과 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이기 때문에  주차난과 약한 수압 등으로 불편하지만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압구정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압구정역 (3호선) 6번 출구로 나오면 유명한 현대 백화점 압구정점이 보인다. 바로 현대고등학교 > 신사중학교를 지나 약 10분 정도 걸어오면 라이프 미성 2차와 1차가 보인다. 이곳은 1차(153%)와 2차(233%) 간 지분 차이가 크다.


예상컨대 두 아파트의 통합 재건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와보면 볼 수 있겠지만 주차장도 확실하게 구분해서 해서 운영 중이다. 세대당 주차는 둘 다 모두 1.19로 19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에 비해서 확실히 넓다, 신사공원을 지나 이어지는 압구정 신현대 (현대 9,11,12차)는 초중고 모두 도보로 이용이 가능한 교육 아파트이나 대로변 인근이기 때문에 일부 동은 소음이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집값으로 커버된다.


여기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압구정 현대 14차는 나무가 매우 많으며 가을과 눈이 오는 겨울에는 운치가 제법 있고 무엇보다 압구정 아파트 30평대 중 유일한 계단식으로 인기가 있다. 여기서 3분 거리에 있는 로스팅 하우스 커피트리에서 커피 한잔을 테이크 아웃하고 움직이자.


가장 한강변에 위치한 압구정 현대 1차, 2차, 3차는 전철역에서 거리가 있으나  말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 한강변 아파트다. 압구정 초등학교 쪽으로 이동하면 여기를 품고 용적률 124%를 자랑하는 초품아 아파트인 압구정 현대 4차가 나올 것이다.


여기서 2분 정도 걸어가서 269C㎡ 이상의 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대림 아크로빌(현대 65동)을 볼 수 있는데 이 곳 압구정의 재건축 단지들이 모두 이러한 대림 아크로빌과 같이 변모할 날을 많은 압구정 주민들이 기다리는 중이다. 아크로빌을 지나면 압구정 현대 8차와 압구정 한양 6차가 나오는데 이곳은 압구정 대형평을 제외하고 주차가 그나마 수월한 단지로 꼽힌다.


약 5분 정도 걸어서 갤러리아 백화점 쪽으로 오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압구정 한양 3차를 지나서 압구정 한양 1차 방향으로 움직여 보자. 이곳 압구정 한양 1차는 1977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연식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관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바로 옆의 압구정 한양 2차 역시 1978년에 입주한 대형 평형 위주의 아파트고 갤러리아 백화점 바로 뒤에 있는 압구정 한양 5차는 갤러리아 백화점 바로 뒤라서 편리하다는 장점과 백화점의 혼잡한 단점을 동시에 갖춘 단지이다. 그러나 사실 이 곳 갤러리아는 롯데나 현대백화점처럼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인근 거주가 나쁘지 않다.


3분 정도 걸어가면 208㎡ 이상 대형 평형 위주의 아파트 압구정 한양 8차와 114A㎡ 이상 단지인 압구정 한양 7차를 지나면 청담 고등학교와 갤러리아 명품관을 지나서 압구정 로데오역 (9호선, 분당선)에 도착하고 이로서 압구정 아파트를 한 바퀴 둘러보게 된다.  




사실 압구정은 계유정난을 통해서 단종에게 왕위를 빼앗아 수양대군을 왕으로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한명회의 호인 친할압(押) / 갈매기구(鷗)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벼슬을 버리고 강가에 압구정이라는 정자를 지어 살면서 갈매기와 친하게 지낸다는 의미였기에 지금의 의미와는 완전히 다른 압구정의 유래라 볼 수 있다.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이미 한명회를 만나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시 한명회가 이 곳 압구정에 정자를 지은 이유는 바로 '한강뷰' 때문이었다. 오죽했으면 명나라 사신들도 한강변의 풍경을 잘 볼 수 있는 한명회의 압구정 정자에 와서 한번 보고 가고 싶어 할 정도였을까.


당신이 보고 온 그 압구정 아파트들은 재건축 이야기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지만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마치 '재건축이 되건 말건 나의 길을 갈 테다'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나저나 그 먼 옛날 한명회도 자신의 정자가 있던 이 곳 압구정의 가치를 알고 있었겠지?  아래 겸재 정선의 압구정도를 보면 한명회의 압구정 정자는 지금 압구정 현대 1-2차 자리일 것이고, 한강 건너 1483년 만들어진 살곶이 다리와 중랑천이 보이는 걸 보면 건너편은 성동구 금호동과 서울숲이 있는 성수동이 아닐까라고 추측해본다.

겸재 정선 - 압구정도, 간송미술관 소장


여보, 오늘은 오래간만에 집에서 걸어서 동호대교 건너 압구정에 한 번 가볼까? 압구정 현대 1차 뒤에 있는 로스팅 하우스 커피트리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마치 압구정 주민인 양 한 바퀴 걸어보는 거지,


혹시 알아? 좋은 일이 생길지.


아, 그리고 오는 길에 당신이 좋아하는 도수향 떡집에 들려서 인절미나 사 와서 먹는 거 어떨까?


사실.. 내가 이미 인절미 한 박스 예약해놨어.



브런치 독자분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자네는 딱 노력하는 만큼 받을 팔자야] 브런치 북이, 2022년 브런치북 프로젝트 특별상을 받아서, 글라이더 출판사에서 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구석구석 발품 팔아 누볐던 서울 아파트 상세정보와, 부동산 재테크와 관련한 핵심 정보들을 추가하였습니다.  


자네는 딱 노력한 만큼 받을 팔자야 | 문학소년 - 교보문고 (kyobobook.co.kr)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8494351


▞ 책 속으로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20대와 막 결혼한 30대 신혼부부가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정이 있는 무주택자라면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집 하나 가지고 있지만 남들 오를 때 같이 오르지 않아서 속상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똘똘한 1주택으로 갈아타고, 성공적인 부동산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지금은 지방에 살지만 언젠가는 서울 핵심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 6쪽     


강남은 지하철과 버스노선이 구석구석 거미줄처럼 연결된 차 없이 다니기 좋은 교통의 요지다. 강남구 임장을 할 때는 강남의 주요 동 들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자녀 교육 때문에 강남을 선택한 학부모들에게 아이가 안전하고 빠르게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혹은 학원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는지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아래쪽에 위치한 개포동을 기준으로 위로는 도곡동과 대치동이, 그 위로 역삼동과 삼성동, 그 위로 논현동과 신사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강에 맞닿아 있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이 있다. 촘촘한 지하철과 왼쪽 경부고속도로, 오른쪽에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개발 예정인 영동대로 라인까지 사방팔방 빈틈없이 교통망과 개발 호재로 채워져 있는 곳, 이곳이 바로 강남이다.

- 12쪽     


점쟁이의 말에 와이프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침착하게 다시 물어봤다.

“아까 하나가 부족하다 하셨는데 그게 뭔가요?”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도와줄 팔자야.”

“그런데 누구나 다 노력해야 잘 사는 거 아닌가요?”

“부모 복이 없다고. 심지어 형제자매 복도 없어. 부모가 날개를 달아줬으면 날아올랐는데 날개를 안 달아줬어. 그리고 자네도 마찬가지야.”

“저도요?”

“어. 자네도 아무도 안 도와줘.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해.”

와이프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럼 이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래도 노력하면 돼. 남편은 딱 노력하는 것만큼 받을 팔자야.”

“무슨 팔자가 이런가요? 딱 노력하는 것만큼만 받을 수 있다니요.” 와이프는 한숨을 쉬었다.

“무슨 팔자가 이러냐니! 세상에 노력을 죽도록 해도 뜻대로 안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 33쪽     


(기초 2) 재테크와 부동산 공부는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이 주춤한 지금, 우리는 더 우울해졌다. 지금 살고 있는 집 가격은 떨어졌고, 가고 싶은 아파트는 천정부지로 올라버렸고, 심지어 아직 전세나 월세로 사시는 분들도 부지기수다. 보유 중인 자산으로는 ‘영끌’을 해도 강남은 커녕 서울 주요 신축 아파트는 꿈도 못 꾸는데 시간 내서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이는 ‘지금 돈이 없는데 재테크 공부를 당장 할 필요가 없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지금 돈이 없다고 공부를 하지 않고, 돈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는 게 맞을까?

재테크 공부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 하는 공부지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공부가 아니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부동산 공부는 좋은 부동산을 사기 위해서 하는 공부다. 좋지 않은 부동산을 어쩌다 매입 후 그때서야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는 건 쓸모없는 짓이다.

- 256쪽     


(1)2023년 하반기 청약 트렌드와 전망

왜 규제를 다시 풀어주는 걸까? 정부는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분양 주택의 증가로 인한 건설회사의 줄도산도 원하지 않는다. 말로는 시장원리에 따른다고 하지만, 정작 대형 건설사가 미분양으로 인해서 도산의 위기에 처한다면 정부는 그 건설사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미분양 주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주택자가 아닌,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이 지갑을 열어서 미분양 아파트를 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에 재미를 봤던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은 미분양 아파트도 잘만 고르면 시간이 흘러 알짜배기가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무주택자뿐이다.

- 264~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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