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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카바나 해변에서 다 함께 춤을

루나 세계여행

by 루나 최영숙

남미 여행 30/브라질


리우(히우) 데 자네이로 Rio de Janeîro(3)에서

마지막 여행 일정을 마치다.



리우의 코파카바나 해변(브라질)


많은 이들이 아름답다고 하는 리우 해안.

코파카바나 해변 Copacabana Beach으로 향한다.

버스를 타고 지나는 거리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온갖 몸치장을 한 사람들로 떠들썩한 거리.

몸을 거의 드러낸 시원한 차림이다.

날씨가 너무 더우니 하나 덜 입으면 덜 덥겠지.

현지인과 관광객이 섞여 한껏 들뜬 표정들.

길거리 축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축제 인파로 북적이는 리우.
리우 데 자네이로 시내


점점 가까워지는 쿵쾅거리는 음악 소리.

밀려드는 인파 속으로 그저 밀려 들어갔다.

백사장으로 한번 밀리니 거리로 올라설 수 없다.

아니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타났는지.


많은 사람들에게 어깨를 부딪히며 긴장하여

카메라는 꺼낼 엄두를 못 내고

주머니 속 핸드폰을 넣었다 꺼냈다를 반복한다.

소란한 가운데 정신없이 이동하는데 누가 툭툭 친다.

옆에 현지인이 핸드폰 조심하라고 사인을 보낸다.

갑자기 긴장이 되어 주위를 두리번거려도

소매치기할 것 같은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조심해야지. 보이지 않아도.


축제 거리
거리를 가득 메운 축제 인파 속에서


커다란 트럭 행렬이 카퍼레이드를 벌이는데

음악이 어찌나 크게 울리는지 가슴이 울렁인다.

그래도 시간이 좀 지나니 모두 익숙해져 익숙해져

리듬을 타며 몸을 들썩이고 노래하며 한 바탕 축제를 이어간다.



카퍼레이드 차량과 백사장에서 축제


북적이는 인파에서 좀 떨어져 나오니

일행 중 예쁜 두 여인이 바로 앞에서

어깨와 엉덩이 살랑살랑 귀엽게 노는 중이다. ㅎ



리우의 아름다운 해변으로 알려진 코파카바나.

그저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 들뜬 기분이다.

양쪽으로 길게 이어진 구부러진 해안은

모래 해변을 중심으로 호텔과 식당이 즐비하다.


어머나, 덩치가 거대한 이도 전혀 개의치 않고

겨우 끈으로 몸을 가리고 햇살을 즐긴다.

나이에 관계없이 수영복은 비키니이다.

아래위가 떨어져 배꼽 보이는 비키니를

내 평생 한 번도 입어 본 적이 없다.

죽기 전에 나도 비키니 한번 입어 볼까나.

아이고, 불가능한 일이다.

나의 사전에 비키니는 없다.


거의 몸을 드러내고 골목을 누비고 버스도 탄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당당한 그들이 부럽다.


비키니 차림의 멋진 그대(일행 사진 제공)


코파카바나 해변 Copacabana Beach


브라질의 열정과 자부심.

신나는 화려한 의상과 거리 행렬.

2월이면 열리는 가장 규모가 큰 리우 카니발.

여행 마지막을 코파카바나 해변 축제로 장식한다.


정성을 다해 멋지게 치장한 그들.

열정도 환한 웃음도 매력이 넘친다.

브라질이 겪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축제를 계속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시민들의 열정적인 축제에 가려 전혀 느낄 수 없다.


유럽에서 건너온 포르투갈 백인이 시작했는지,

그들에 의해 끌려온 흑인에 의해 시작되었는지,

그 과정은 잘 모르겠으나 이것이 브라질 모습.


그들은 축제로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브라질만의 독특하고 화려한 축제.

삼바학교의 재주를 선보이는 삼바 댄서들의 행진은

삼바드로모(카니발 전용 스타디움, Sambodromo)에서 구경할 수 있다.

좌석은 미리 예매해야 하고 자리 위치에 따라

입장료가 무척 비싸다.(약 20만 원~80만 원)

코파카바나 해변 축제


해변에서 만난 예쁜 소녀들.

사진 찍자 하니 환한 얼굴로 포즈를 취한다.

사진을 보여 달라 하길래

열어주니 하하호호 웃음보 터진다.

그리고 또 찍고, 또 보고.


그대들이 있기에 코파 카바가 아름다운 것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지게 분장한 그대는 그걸 아는지.

그들의 웃음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머문다.




해변을 슬슬 걷다 보니 이것이 비치발리볼인가.

배구 네트를 가운데 두고 땀 흘리며 볼을 넘긴다.

리우의 모래사장 위에서 즐기는 비치발리볼.

2016년 하계 올림픽 비치발리볼 경기가 여기서 열렸다고 한다.


해변의 비치발리볼



구름 아래 있어도 뜨거워 더운 날이다.

아이스 박스를 어깨에 짊어진 이들이 자주 보인다.

그들은 땀을 흘리며 인파를 헤집고 다니면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다.


비치의 모래사장을 한참이나 쭉 걸었다.

촌사람이 오늘 하루 사람 구경 실컷 했다.


Copacabana Beach


요란한 축제는 계속 이어졌지만

이제 일행과 시내로 출발해야 하는 시간.


버스를 타고 지나는데

아르코스 다 라파 Arcos da Lapa(아치형 2층 다리)가 보인다.

로마 수도교처럼 생긴 다리 위로 트램이 지나간다.

브레이크 고장으로 5명이 사망하여 멈추었다(2011) 했는데

다시 운행을 재개하였나 보다.

라파와 산타 테레사를 잇는 다리이다.



아르코스 다 라파(Arcos da Lapa)


근처에서 독특한 형태의 성당이 있다고 하여

성당 앞에 내렸는데 문이 잠겨있다.


일반적인 성당 모습이 아니다.

외관은 각진 거대한 콘크리트 색 건물인데

4면 벽의 스태인드 글라스가 아름답다는 성당.

수많은 창의 자연조명으로 성스러운 분위기라고.

리우 최대 성당(25,000명 수용)이다.

아쉽지만 내부를 보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떴다.


멀리 보이는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 de Sao Sebastiao)


대성당 옆에 십자가를 올린 탑이 있다.

훤히 보이는 층계가 신기하다.


대성당 탑


축제 참석하고 집으로 가는 길목.

가벼운 발걸음이 렌즈에 잡혔다.

덩달아 가볍게 마지막 일정을 마쳤다.


브라질 리우의 그들은 어찌 되었든

소문보다 친절하고 활기 넘치며

남을 의식하지 않고 시간을 즐기는 듯하다.

때때로 일상에서 느끼지만

어느 곳이든 건전한 사람이 더 많다.

복잡한 행렬 속에서 그 친절함이라니.

해변에서 머무는 동안 몇 번이나... 고마웠다.


리우에 대한 나의 편견이 사라졌다.

열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브라질을 방문하고 싶다.


축제 참가하고 귀가하는 시민들
늘 당당한 걸음들


이제 여행은 끝났다.

상파울루 도착해서 런던행 비행기를 탔다.

2017. 2월 한 달 여행을 마무리한다.


만년설 덮인 안데스 산지.

잉카인의 유적지와 구시가지.

푸른 빙하와 티티카카 호수 유람.

우유니 소금 사막의 반영과 노을.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트레킹.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



잊지 못할 여행이다.

이제는 다시 출발하기도 불가능한.



다양한 자연을 눈으로 보고 느끼며

청정 공기를 가슴 가득 맘껏 마시며

남아메리카의 땅 안데스를 밟았다.

사진을 고르고 글을 쓸 때마다 행복한 느낌도 반복되었다.



귀국 길(2017. 2월)


들어올 때는 인천 - 로스앤젤레스 - 리마

나갈 때는 상파울루-런던-인천 공항

왕복 노선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

되돌아볼 때마다 뿌듯한 50대 후반 여행길.

지금까지 그러그러한 나의 인생.

남은 후반전은 더 멋진 길을 찾아 헤매고 싶다.





(귀국길에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마지막 에피소드)


환승을 위해 영국 히드로 공항에 내렸다.

탑승할 때까지 시간을 어찌 보낼까 고민 중인데

'까똑'하더니 사진이 한 장 날아왔다.

짐이 밖으로 나와 있다는 런던 잔류 일행의 연락.

인천공항으로 바로 가는 일행은 나까지 3명인데

(남미 출발은 20명이 넘었으나 중간에 빠져나간 일행이 많고 일부는 런던 잔류)


이걸 어쩐다.

짐이 어디서 잘 못되었는지 가방만 밖으로.

상파울루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탑승 절차를 거쳤는데 이런 일이.


공항 직원을 찾아가 어쩌고 저쩌고....

짧은 영어로 소통을 하니 답답했다.

가라는 방향으로 가니 길이 막히고 또 가다 막히고.

에라, 그냥 버리고 갈까? 별것도 없는데.

아니야, 지금까지 아무 일 없었는데 잘 찾아보지.


어디나 줄은 길고 시간은 자꾸 흐르고.

다른 직원에게 또 이야기하니

'네가 내린 터미널이 여기냐'라고

허허, 똑똑한 직원을 만났다.


비행기 내린 터미널로 다시 버스로 이동하고

우여곡절 끝에 가방을 찾는 순간 어찌나 반갑던지.

셋이서 가방 끌고 부리나케 다시 돌아와 환승 성공.

(터미널이 10개가 넘는 복잡한 히드로 공항은 가능하면 피해 다니시길)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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