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한달 아껴서 잘 살기
12월이 되었다.
한해가 저물어 이제 한달 삼십일일이 남았다.
바뀐 달의 첫 하루라 새롭다는 마음보다 한해가 한달 남았다는 생각이 마음을 조급하게 한다.
매년 젖어들던 감상도 무던해지고 예전보다 세밑이나 연말이라는 흥청거림이나 들뜬 마음이 이제는 별로 없어진듯하다.
무엇하나 계획대로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낸 것은 없다.
몸이 마음이 따로 놀고 하는 것 없이 바쁜데 실속은 없이 그리 지나고 말았다.
억지로 도모해도 안되는 것은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 일인지 아닌가 싶다.
자신 앞가림도 못하고 사는 중생이 오지랍일지 모르지만 사람의 악이나 본성을 생각하게 끔 계길 만들어 준 한해였다.
올 한해 성군을 만나 나라도 참 태평세대고 세대며 지역이며 남녀며 층층이 나누어 구분하여 줄세워진 개개인들이 모두 화목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는 한해였다.
년년세세 내려오며 옛 성현들도 해결하지 못한 정치요 경제요 인류의 문제들이 수긍이 되었다.
그래도 한해를 지나오며 올 한해의 개인적인 소회는 좋은 것은 좋은 것만 누리고 가져보면 알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자유를 가져본자는 더이상 굴종하고 억압하지 아니한다 하듯 좋은 시절이라는 것도 지내본 이들이 있으니 아주 희망이 없지는 않을거라 생각하고 위안을 가진다.
사람의 본성이라는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며 매일 조심하고 윤을 내고 닦으며 살아내지 않으면 마음에는 숭한것들이 끝없이 자라난다는 것을 알았다.
스스로 게으르고 부끄럽게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반성을 하고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
매일 하루에 한번씩 글을 쓰는 일은 수행이고 다짐이다.
성실한 근기를 쌓아가는 일이다.
무엇이든 생각이 일어나고 생각을 하고 사는게 사람이니 글이란것을 끄집어 내는 것에 부끄러워하거나 게으름피우지 말아야 겠다.
오늘부터 일주일, 그리고 더 가서 한달을 꼭 채워서 무엇이라도 끄적거리겠다고 다짐을 남겨본다.
새해부터 잘하기보다는 남은 한해를 이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