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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환 Dec 02. 2024

낙엽

우중충한 날에 비질을 하다 나부끼는 낙엽들이 아버지를 생각나게...



쓸쓸한 바람이 부는 날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면

11월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닮았다.


24색 크레파스를 꺼내보아도

찾을 수 없는 아버지의 색이

바래지고 벗겨진 문지방 같은

알 수 없는 색으로

길 위에 낙엽으로 번진다.


자신의 색을 거두고

어린잎이 나오라고

미련 없이 자리를 내주고

그러고도

낙엽으로

차마 떠나지 못하고

나무 곁을 맴도는 인생.


바람이 차고

어디선가 담뱃내 쩐

굵은 목소리가 들린다.


아버지가

나를

부른다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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