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날씨는 예전보다 기온은 낮지는 않지만 을씨년스럽다. 마음의 온도는 수은주가 빙점의 맨 끝에 절대온도에 다다른 듯 바닥을 가리키고 있다.
온 나라가 어지럽고 흉흉한 가운데 수능추위를 대신하여 계엄추위가 찾아와서 머물고 있다.
안 그래도 점점 우리 경제는 나락으로 가기 시작했고 우리가 몰랐던 아니 외면했던 문제점들과 갈등이 드러나고 혼란한 와중에 정치적 문제가 짚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집회에 나온 많은 사람들을 보고 흐뭇하고 기꺼워하다가도 우리가 누려왔던 경제적 자산이 고갈이 되어간다면 자신의 정치적 이념적 소신을 저렇게 마음껏 펴보지도 못할지도 못하리라는 두려움도 올라왔다.
절대적 빈곤으로 국민대다수가 떨어진다면 집회며 시위며 할 마음의 여력과 기운이 남아있을까 싶었다. 집회에 나오는 세대와 성별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20,30대의 젊은 여성들의 힘이 없었더라면 과연 계엄을 막아내고 지켜낼 수 있을까 고맙고 대견하기만 하다. 반면 같은 또래의 남자들은 왜 이리 무관심하고 소극적이며 비비 꼬인 친구들도 다수 많이 보여서 안타깝다. 청년들이 일본처럼 점점 자신만의 세계에 안주하고 식물세대가 되어 버린 이유라고 하기도 한다. 아마도 불안한 현실에서 성공에 대한 집착과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극심한 경쟁사회에 열패감이 자리 잡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또 일부이긴 하지만 노년층은 용돈벌이로 반대집회에 참여하고 특정종교인들은 맹목적인 종교지도자의 말을 비판 없이 따라다니고 지지한다.
사람이란 게 고매하고 뛰어난 종으로 스스로 추켜올리고 만물의 영장이며 영적인 존재라 자부하지만 결국은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 야수와 다를 봐 없다.
정치가 해야 될 기본 중의 기본으로 의식주를 안정적으로 지켜내고 경제에 대한 법리적이고 도덕적, 효율적 규정과 규범을 만들고 집행해 내는 일이 우선일 텐데 이러한 일에는 한쪽에 치우치거나 공평성에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반감을 사고 의심이 커져가기 시작한다.
각각의 이권과 주장을 편향되게 지지하고 도와주게 되면 반대급부에 있는 사람들의 반발은 당연한 일이다. 국민 대다수가 불만을 가지고 정치와 정부를 의심하는 일은 특정의 계층, 권력과 권세에 힘을 가진 이들만이 이익이 되도록 편법과 불법을 교묘하고 때로는 대놓고 조장하고 만들었기 때문이다.
없어지지 않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불변의 법칙이 자연스럽게 자행되고 지켜지리라 믿었던 사회적인 공정성과 룰들은 깨져나가기 시작한다. 물론 예전보다 더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사회전반적인 의식이 성숙된 면도 적지 않으나 끝끝내 깨지지 않는 사회악들이 만연하다 보니 사람들은 어느새 그런 분위기에 만연되어 그저 세상은 그런가 보다 포기하고 무기력해지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나 또한 그렇게 하여야 손해보지 않고 뒤처지지 않으리라 조바심이 생긴다.
불평등하고 부조리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지만 자세한 내막과 내용을 곰곰이 찾고 알아보려 하지 않는다. 뉴스나 미디어에 호사가들의 입담에 그런가 보다 하고 머릿속에 집어넣는다. 그것이 특정목적의 악의적 위선과 기만이어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본주의라는 것에 우리는 모든 걸 용인해 버린다. 또 종교적인 신념과 맹목에 매몰되기도 한다. 그것보다 더 아픈 것은 나의 이익과 편익의 편에 서는 것이 지혜라고 생각한다.
젊거나 늙거나 우리는 너무 많이 배우고 보고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욕망과 욕심은 커져만 간다.
역사를 배우고 알수록 젊은 사람들은 강자만이 살아남았고 선악보다는 생존에 정의와 선의보다는 권모술수와 후흑이 성공하고 살아가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이런 모든 것은 사회의 규정과 룰, 인간성과 인류애 같은 이타심보다 이기심이 중요하고 사회적인 풍토와 학습으로 자의든 타이든 만들어진 자신만의 보위와 개인적인 성향을 가지게 된 영향이 클 것이다.
애초에 교육에서부터 나의 자식들에게 강조한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반성을 하여야 할 것 같다.
모두가 될 수 없는 공부가 1등이 아니어도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행복이고 사회의 정의와 같이 살아가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종교든 무엇이든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하는 규범과 룰 안에서 편중되는 것이 없고 공정성이 더 우선이라는 확신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잘 제도화된 규범과 틀이 있어도 일탈에 대한 징벌이 없거나 가벼우면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니 법은 좀 더 엄중하고 공정해야 할 것이다.
거짓과 선동 사기 등 보이지 않는 사회의 악에도 징벌적 배상과 법적용을 제대로 하여야 한다.
공직이라는 것과 정치라는 곳에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일부에 펴에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범죄시하고 수치라는 것을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아직도 혼미한 정치와 계엄의 망령과 이제 바로 앞에 다가온 경제적 환난이 두렵고 무서운 연말이다.
우리는 교육을 놓쳤고 정치에 무관심했고 정의에 대하여 소홀하게 처신한 값을 이제 받고 있다.
세상사에 하나하나 따로 떨어진 것 없이 모두 유기적인 관계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 민족의 특성은 나는 반골이라 생각한다.
내가 낸데 하는 자의식 충만한 자존감 넘치는 정신이 다 있다. 누구의 노예로 종으로 살 사람들이 아니다. 그 힘으로 국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버티어 왔다. 그러나 자디잘은 산들이 수백만 개가 있는 땅에서 혼자 우뚝하고 왕이 되고 잘나려고만 하는 못된 기질도 있다. 합치고 하나로 모으기 너무 힘든 일이다.
그래도 하나하나 오뚝한 잘남과 다양성이 우리를 키우고 발전하기도 한다.
어려운 시기에 불의와 폭정, 야비함과 이기적인 마음을 이겨내고 경험해 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정의와 뜻을 중요시 여기는 마음을 다시 되찾고 부정을 깨뜨린 사람답다는 말의 진정성이 통하는 시대가 오도록 다시 힘을 합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