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어릴 때에도 키우기 어렵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순했다는 사람도 있다.
어린 시절 나는 키우기 수월했다는 말을 들었다. 순해서 울지도 않고 투정도 짜증도 내지 않았다고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먹는 일이 욕망의 팔 구십 프로를 차지하였기에 젖을 먹이고 배가 부르면 아무런 불만이 없었던 것 같다.
순응한다는 말은 순하게 대응을 한다는 한자어의 뜻이고 보면 나는 인생을 순응하며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순응은 순종일 수도 있고 적응을 수 도 있다
수긍이란 이해의 다른 말이기도 하고 순리를 따르거나 변화나 현실을 수용하는 일이기도 하다.
요즘의 세상에서 순하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은 아닌 것 같다.
불닭매운면이니 신라면이니 하는 매운맛들이 인기이고 보면 사람들은 파격이나 역동, 역행을 선호한다.
순응은 전근대적이고 피동적이며 주체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착한 것 순한 것은 찬밥 신세이다.
나쁜 남자가 대세이고 빌런은 영웅이 되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종속적이란 것이 치욕이고 수치스럽기까지 하며 선과 악 둘중 매력 있는 캐릭터는 나쁘고 이기적인 사람이다 그것이 더 인간적이고 솔직해 보이기까지 하다.
여자들에게 아이들에게 소수자들에게 약한 자들에게 강요되던 순응은 무겁고 힘겨운 굴레가 되었던 시절이었기에 이해가 된다.
그러나 진정한 순응은 이해를 하고 스스로 버텨내는 힘이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의미였음을 간과한다.
정치적인 글은 아니지만 얼핏 생각하면 파업을 하고 데모를 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적인 합의에 대한 존중과 순응에 대한 잣대로 보면 어거지로 떼를 쓰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이해가 되고 받아들이는 일은 주체적이고 합리적인 의사활동이다 역지사지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생각하여야 하지만 그 생각의 결에 나의 개인적인 욕심이나 욕망이 끼어있으면 안된다. 약속되어진 것들에 대해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 그런 연후에는 당연 순응하는 것이 미덕일 것이다.
세상의 이치는 성하면 쇄하게 되는 마련이다.
순둥순둥 해졌으면 좋겠다 그것이 인정을 받는 날도 이제는 곡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