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고속도로에서 만난 예술 휴게소
우리 가족은 이탈리아 지역인 돌로미테에서 본 알프스가 아쉬워서 다음 목적지로 가는 길에 전날 들렸던 곳을 다시 한번 차로 둘러보았다.
사실 돌로미테 지역에는 찾아볼 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우리 가족은 발길 닿는 대로 이동하기로 하였기에 만족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우리는 이탈리아로 올 때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고속도로를 거부하고 산길을 택했지만, 다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로 이동시에는 빠른 길인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오스트리아로 가는 길에 주유소를 들렸다.
이곳은 또 다른 용어를 쓰기에 휘발유가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각 나라마다. 휘발유를 불리는 용어가 다르기에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휘발유는 가솔린이라고 하지만 벤진 이라고도 한다. 또는 Super라고 되어 있기도 한다. 체코에서는 Natual 95라는 연료를 사용한다.
또한, 주유를 하는 결제 방식은 우리나라 주유소처럼 주유기에서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그동안, 오스트리아와 체코에서는 주유하고 나서 가계에서 결제하는 방식과 다르기에 확인이 필요하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브렌네르 고개( Brenner Pass : Alps 동부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국경) 휴게소에 들렀다. 처음 보기에는 디자인이 잘된 우리나라 덕평 휴게소처럼 보여 들어갔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휴게소는 우리와 달리 음식이 다양하지는 않다.
다만, 커피와 간단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 중앙에는 전시실이 있는데 작가 전시가 있다.
평범한 휴게소가 아닌 이곳은 플래시 박물관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겸 예술공간으로 이탈리아에서는 첫 번째 사례라고 한다.
Plessi 박물관은 면적이 약 13,000 평방미터, 길이가 55 미터, 폭이 30 미터 인 곳으로 건축물과 풍경을 연결하는 커다란 덮개로 덮인 구조이다.
파브리지오 플래시 (Fabrizio Plessi) 이름을 딴 박물관으로 파브리지오 플래시 1940 년 레지오 에밀리아에서 태어났으며 마치 우리나라의 고 백남준 선생처럼 비디오를 예술적 재료로 사용하면서 그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기존의 휴게소와 달리 컨벤션 센터, 다과 공간을 겸하고 있었다.
우리가 본 전시회의 제목은 “만일 지평선은 경계가 아니라면? (And if the horizon were not a border?)”이란 사진전인데, 현재 유럽 상황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유럽으로 난민 보트를 타고 오는 사람들 , 흐르는 물 등을 형상화한 작품이 있다. 사진작가, 예술가, 기획자 니콜 디글로기스(Nicolo de giorgis)의 작품으로 이탈리아 브레너 패스 고속도로 박물관에서 주체하였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브래너 고속도로 전무이사인 월터 Pardatscher, CEO는 “이곳 박물관은 철학에 들어섰습니다. 고속도로를 근본적인 문화적, 미학적 경험을 위한 기회로 만들지 못하게 하지만 이곳 브레너 고속도로는 항상 유럽, 강한 상징적 가치, 역사성과 정체성을 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러한 이유로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Fabrizio Plessi 작품으로 박물관을 배치한 것은 진정한 실현이었습니다. ”라고 이야기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예술공간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비효율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고속도로 휴게소라는 공간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한 작가와 관계자들의 생각을 생각해보면 멋지다고 생각이 든다.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로 가는 고속도로는 우리와 유사했고, 좀 더 단순한 규칙이 적용되는 듯하다. 우리 역시 1차로는 앞지르기 차선이고, 뒤차가 바짝 붙으면 2차로로 잠시 이동하고 앞차를 앞지르고자 할 때 1차로로 달리면 된다.
플래시 박물관으로 이름을 붙인 것을 보면 휴게소 기능보다는 예술 전시 공간으로 가치가 더욱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휴게소 공간은 전시공간보다 작고 기능만으로 보면 한국 휴게소보다는 못 미친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가 공간에 대하여 효율을 중시하는 것도 좋지만, 텅 비고 예술이 가득한 공간으로 가치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술이 중심에 있는 휴게소 왠지 멋지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