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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서 Dec 06. 2020

그저_글

시스투스

_

술이 없는 밤이

잠이 들지 않는 밤이

이어졌다.


오래 겪은 불면증은

나에게 불안보단

'사람인데 언젠가 잠이 들겠지'

인간의 한계를 가르쳐 줬다.


_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이 생임을 알지만

밤이 되면 늘 조용히 되뇐다.

'잘 살고 싶어요. 

근데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요?'


_

나를 사랑하는 할머니는 내게 그저

'사는라 욕본다 우리 오물자, 잘 살아라'

말씀하신다.


이 생을 열심히 살아온 당신이 내게 한 말에

나는 답할 수 없었다.

...


지금 그 어떤 말도 적지 못하는 것처럼.....


_

우리의 생의 유한함을 알게 됐을 때

'잘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굳이 끝을 바라지 않더라도

끝이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하지?'

고민하게 됐다.

_

잠은 오지 않고

새어오는 창밖의 가로등 불빛만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밤이다.


시스투스_언젠가 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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