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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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없는 밤이
잠이 들지 않는 밤이
이어졌다.
오래 겪은 불면증은
나에게 불안보단
'사람인데 언젠가 잠이 들겠지'
인간의 한계를 가르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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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이 생임을 알지만
밤이 되면 늘 조용히 되뇐다.
'잘 살고 싶어요.
근데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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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할머니는 내게 그저
'사는라 욕본다 우리 오물자, 잘 살아라'
말씀하신다.
이 생을 열심히 살아온 당신이 내게 한 말에
나는 답할 수 없었다.
...
지금 그 어떤 말도 적지 못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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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의 유한함을 알게 됐을 때
'잘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굳이 끝을 바라지 않더라도
끝이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하지?'
고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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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오지 않고
새어오는 창밖의 가로등 불빛만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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