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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서 Feb 19. 2021

그저_글

월계수잎

_

그대 그만 우시오

당신이 그리 울면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소


그대 그만 속상해하면 안 되겠소

당신 평생의 숨 섞인 그 말들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소


평생을 같이해도 나는 당신의 마음 하나

헤아리지 못해 미안하오

나는 당신을 들여다볼 만큼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나 보오


곱게 땋은 머리칼에 이름처럼 순하게 웃는 당신이

어여뻐 너무 일찍 데려온 건 아닌지 미안하오

굽은 허리 피어볼 틈 없이 당신이 내 옆에 살아왔기에

그 긴 생의 시간을 보내올 수 있었소

이제와 내가 무엇하나 돌려줄 수 없어 또 미안하오


아 당신,

고된 그 시간이 당신의 숨 섞인 말들에 흘러들어 가

뱉을 때면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소


그저 미안하오


자식새끼들은 그래도 당신 손에 커 잘 자랐으니

당신만 건강히 내 옆에 오래 있기만을 바라오


밥상 앞에 두고 웃으며 갈 날을 얘기하는 나이가 되었으나

당신이 먼저 떠날까 나는 두려운 듯합니다.

그저 미안하오


미안하오......




월계수잎_죽어도변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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