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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서 Jul 29. 2021

그저_글

검은 포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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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나에게 우리가 서로라서

참으로 다행인 매일을 보내고 있어요


아마도 영원하진 않을 거예요


당신이 내게 남긴 것만큼

떠나간 자리는 좋은 향이 남겨지겠죠


살아가다 보면 가끔은 비겁해지고 싶을 때가 있어요


내게 주어진 것들을 손에 쥐고 보이고 싶지 않아 지는

그런 때


하염없이 주는 사람은 비워져도 채워낼 수 있는

알 수 없는 용기가 있는 사람일 테죠


나는 그런 용기가 없어요

가끔은 비겁하게 모든 마음을 주지 못할 수도 있겠죠

서로가 서로에게 부족한 게 많아 어떤 날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날도 있겠죠


아팠고 아프고 아플걸 알면서도

그런데도 참

서로가 서로여서 다행이에요


언젠가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끝나는 순간이 오면

좋은 향을 남길 수 있기를 바라요

이미 부족한 걸 알아서

서로에게 마음을 주기 위해 용기를 낸

그 마음만 남겨지길 바라요


당신이어서

당신의 당신이 또 나라서

 다행이에요




검은 포플러_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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