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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서 Nov 09. 2021

그저_글

개맨드라미

_

사랑하며 살기를 소망하다가도

가끔은 놓아버리고 싶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일에

기어이 손을 들겠다 한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이라

가끔은 놓아버리고 싶다


긴 숨 끝에 애써 잡는 무언가는

어째서 내게 와 의미가 되려 하는가


사랑하는 마음은 결국

사랑하길 포기하는 마음과의

소리 없는 싸움이라

한동안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


기어이 손을 들어 알아주지 않는 길을

가는구나

조용한 그 자리를 지키는구나


용기가 없어 더 사랑하지 못하는 줄 알았건만

어쩌면 용기와 상관없이 사랑은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인내면 전해지는 건 아닐까


티 나지 않는 사랑이라 서로에게 티 날 수 있기까지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그런 힘이 아닐까


그러다 또 사랑하며 살기를 소망하고

그 힘으로 오늘이 채워지기를 바라며

누군가를 지킬 수 있기를 다시 소망한다





개맨드라미_시들지않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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