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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서 Sep 26. 2023

치킨에 맥주 한 잔 할 사람이 없어 울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_

치킨에 맥주 한 잔 할 사람이 없어서 울었다

하루 울고 열흘을 웃고

하루 울고 한 달을 웃고

하루 울고 일 년을 웃고

그렇게 누구도 모르는 숨 참은 울음은

이어져갔다


누군들 안 그랬을까

누군들 울었던 날이 없을까

그렇게 다독이면서

진정시키기 바빴던 지난밤이다


참 나빴지

참 나쁘다

참 교만해서

세상을 미워할  없이 그냥 울어



그다지 밝고 예쁜 사람이 아닌데

다들 그 모습만 좋아해서 들킬까 봐 겁나

들켜도 되는 사람이 누군데

와닿는 사람은 누군데

진짜 이 정도면 잘해왔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누군데


슬픔을 

슬픔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

다들 각자의 이유로 슬프니까

누군가의 슬픔 따위에 관심이 없다고

그렇게 혼자 울어

거절이 너무 무서워서 이런 날 혼자란 걸 알아서

너무 알아서

말도  꺼내는 지금이 너무 불쌍하잖아

_

치킨에 맥주    사람이 없어서 그냥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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