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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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 맥주 한 잔 할 사람이 없어서 울었다
하루 울고 열흘을 웃고
하루 울고 한 달을 웃고
하루 울고 일 년을 웃고
그렇게 누구도 모르는 숨 참은 울음은
이어져갔다
누군들 안 그랬을까
누군들 울었던 날이 없을까
그렇게 다독이면서
진정시키기 바빴던 지난밤이다
참 나빴지
참 나쁘다
참 교만해서
세상을 미워할 틈 없이 그냥 울어
그다지 밝고 예쁜 사람이 아닌데
다들 그 모습만 좋아해서 들킬까 봐 겁나
들켜도 되는 사람이 누군데
와닿는 사람은 누군데
진짜 이 정도면 잘해왔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누군데
슬픔을
슬픔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
다들 각자의 이유로 슬프니까
누군가의 슬픔 따위에 관심이 없다고
그렇게 혼자 울어
거절이 너무 무서워서 이런 날 혼자란 걸 알아서
너무 알아서
말도 못 꺼내는 지금이 너무 불쌍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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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 맥주 한 잔 할 사람이 없어서 그냥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