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상은 Jul 30. 2020

나 혼자 자가격리 번외 - 논알콜 맥주, 한.잔.해

애주가입니다. 이 한마디로 느껴지나요? 제가 엄청난 술쟁이라는 게. 직장을 다닐 때도, 일을 할 때도, 낮밤 안 가리고 술을 참 자주, 많이, 무지막지하게 마십니다. 요즘 들어선 제법 줄어든 편이긴 하지만 습관이 무섭다고 하죠? 하루 정도 쉬면 왠지 시원섭섭하고 그럽니다. 그런 제게 2주의 자가격리 기간은 술을 마시지 못해 괴로워서 죽을 거 같더이다. 매일매일 체온을 재니까  함부로 알콜 섭취가 어려웠기 때문인데요. 아쉬운 마음을 유일하게 달래줬던 '무알콜 맥주'


소위 기분만 낼게요~ 할 때 마셨던 무알콜 맥주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네요. 한번 먹은 음식은 연속으로 잘 안 먹는다는 입 짧은 귀신인 제가 무려 3번이나 연속 마셨던 녀석들입니다. 오래간만에 논알콜 맥주 추천, 시작해볼게요!




에딩거 프라이(☆☆★★★)

가격이 제법 나갔던 에딩거 프라이는 배송이 오자마자 바로 까서 마셨던 맥주라서 인상 깊었습니다. 1주일 만에 마신 맥주여서 그런지 반가운 마음에 한숨도 안 쉬고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알콜 맥주도 이런 맛이 나나? 싶을 정도로 물처럼 가볍고, 청량감이 높았던 맥주입니다. 약간 끝 맛이 밍밍하긴 했지만 대낮에 파스타와 함께 마시면 콧노래가 절로 나는 그런 맥주입니다. 병을 처음 열면 향긋한 과일향이 물씬 풍겨서 맥주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즐겨 볼만 합니다.



클라우스탈러 레몬 (☆★★★★)

& 텍사스 셀렉트 (☆☆★★★)


왜 두 가지를 합쳐놨냐고 물어본다면.. 극과 극을 달리는 맛이었기 때문이라고 아뢰옵지요. 그만큼 상당한 차이가 느껴졌는데요. 클라우스탈러 레몬맛과 텍사스 셀렉트는 무알콜 맥주가 무슨 맛인지 모르겠어!라고 느끼는 분들이라면 실험 삼아 비교 체험이 가능합니다.


우선 클라우스탈러 레몬은 말 그대로 레몬주스를 마시는 기분처럼 상큼했습니다. 이거 건강 음료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빈속에 먹어도 괜찮을 정도였어요. 클라우스탈러는 무알콜 맥주만 만든다고 알려진 회사인데요. 그만큼 맥주의 맛도 잘 살렸고, 그 맛이 아주 일품이라 호평을 받기도 한다고 합니다. 술이 약하신 분들이라면 기분 내기 용으로 구매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다음은 텍사스 셀렉트! 이 녀석은 제가 오래전부터 술집에서 봐왔던 녀석인데요. 궁금하긴 했지만 선뜻 사 먹진 못했던 녀석입니다. (그럴 만도 한 게 무알콜이었으니까..) 이름이 너무 강력해서 잊을 수 없었던 녀석인데 드디어 격리 기간에 만났습니다. 이유 모를 와일드함이 느껴질 거라는 예상과 달리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부드러웠던 맥주입니다. 잉? 얘 뭐야?라는 말을 저도 모르게 읊조릴 정도였죠. 시원한 보릿차를 한잔 마시고 싶은 분들이라면 추천합니다. 그리고 맥주는 안 좋아하지만 소주 마니아들이 함께 소맥으로 말아먹기 좋은 아이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트버거 (☆☆☆★★)

짠 음식으로 도배를 한 날, 맥주가 간절했습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남은 맥주는 딱 4병. 무엇을 먹을까? 하고 고민에 빠졌을 때 손에 잡힌 녀석입니다. 사실 이 녀석은 호불호가 엄청나게 갈릴 것이라는 후기가 있어서 구매 전에도 많이 망설였는데요.


그래서였을까요. 망설인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짠 음식을 왕창 먹은 덕에 비트버거가 소화를 도왔지만, 다음번에 구매할 때는 고민하게 되겠더라고요. 일반적인 싱거움이 아니라 완벽하게 싱거웠기 때문이죠. 탄산력도 약한 편이라서 물에 옥수수차를 살짝 가미한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독일 마이젤 바이스 (☆★★★★)

바이스 비어 중에서는 유명한 마이젤 바이스! 패키지부터 너무 예뻐서 이건 보관해야겠다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버렸어요.. 머쓱-) 마이셀 와이즈도 오직 바이스 맥주만 만든다고 알려진 회사인데요. 마시는 그 순간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구수할 수가! 색상은 호박색에 구수한 맛이 훅 하고 치고 올라오는데 제대로 반했습니다. 단향과 살짝 시큼한 향의 조화가 끝내주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신맛과 탄맛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마이젤 바이스는 딱이었습니다. 안주로는 반건조 오징어나 먹태와 함께 즐긴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걸 어찌 아냐고요? 제가 그렇게 마셨거든요.



클라우스탈러 오리지널 (☆★★★★)

& 크롬바커 필스 (☆★★★★)

별 5개를 줘도 모자란 이 녀석들. 하지만 왜 4개를 줬냐고 물어본다면... 왜 한 병만 샀지! 아쉽게!라는 생각을 들게 했기 때문입니다. 두 녀석들은 첫 느낌이 굉장히 비슷한 맥주인데요. 앞서 말한 클라우스탈러는 이미 레몬맛에서 제 마음을 사로잡았기에 오리지널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청량감은 물론 칭다오 맥주처럼 톡톡 튀는 맛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크롬바커는 무알콜은 맛없을 거라는 모든 편견을 버리게 만든 녀석입니다. 진짜 맥주 같은 맛을 내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마시고 이대로 취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약간의 단맛도 허용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달가운 녀석은 아니겠지만, 맥주를 많이 닮은 녀석이 궁금하다면 주문해도 좋을 거 같습니다!



대낮에 맥주 한잔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몸이 되었지만 가끔은 무알콜을 사서 마시고 있습니다. 맥주와 닮은 듯 닮지 않은 녀석들과 함께면 취하지 않아도 하루를 느긋하게 보낼 수 있음을 알게 되거든요. 올여름의 끝에 무알콜 맥주로 하루를 마감해보는 경험! 모두가 누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전 11화 11. 하라는 취업은 안 하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