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일기, #1 성장 - 나를 더 알아간다.
보이지 않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꽤나 어렵다. 관계 속에서는 믿음 혹은 신뢰, 자신에게는 성장이 그렇다. 근데 난 사람을 잘 믿는 만큼 스스로에게도 '넌 성장하고 있어.'라며 세뇌를 잘 시킨다. 사람을 잘 믿는 것이 바보짓일 수도 있지만 내 속 편한 것이 더 지혜롭고 살 맛 나는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성장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 나를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기 어렵다. 그래도 무언가 착실히 잘하고 있거나 주위 평판이 좋으면 스스로 과대평가하기 마련이다. 때로는 이렇게 성장을 간접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퇴사를 하니 정해진 9to6의 근무 시간도 없고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일도 없다. 때문에 스스로 어떤 성취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다소 무료한 일상을 보내기도 한다.
그래도 매일 묻는다. 지금 나는 성장하고 있을까? 정해진 업무나 일상이 없어 충분히 나를 방목하고 있지만 쉼은 쉼대로 계획적인 일상은 일상 나름대로 나의 성장을 위한 길이라고 믿는다. 차곡차곡 쌓이는 작은 습관들이 자연스러워질 때 즈음,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 나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 이직을 하게 되면 내 커리어 외에 내가 되고자 하는 여러 모습을 위해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지금도 보이지 않는 성장이리라. 그랬으면 좋겠다. 그림을 그리고, 여행을 기록하고 에세이를 쓰는 등 나의 작은 노력들이 당장의 결과물로 보이진 않는다. 그래도 나의 목표를 위한 방향성을 가지고 길을 걸어가고 있는 지금의 일상이 일종의 소확행이다. 지금 이런 여유를 누리는 것도 조바심 내지 않고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나이길 바란다.
정해진 길은 재미없다. 내가 가는 길이 one way라면 그것에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왠지 지루하다. 내가 어디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끊임없이 자문자답하면 정해진 길을 선택하지 않아도 나만의 길이 나오겠지. 매일 성장하고 있는지 불확실한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속 편하게 믿어버리는 것을 택한다. 나는 오늘도 성장하고 있다. 적어도 게으르고 나태하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