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소통이 어려운 이유
1챕터. 텍스트로만은 전달하기 어려운 세상
특별한 실험 당신의 선택은
“혼자 있게 해주세요. 코로나에 혼자 쇼핑 서비스
물품구매를 위해 매장을 방문하자마자 다가오는 직원이 부담스러운 경험이 있다. 손님 응대라는 것을 알지만 조용히 혼자 쇼핑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혼쇼(혼자쇼핑)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L백화점에서 선보인다고 한다. ‘혼쇼’스티커나 가방고리를 부착하면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와 같이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소비하는 언택트 서비스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016년 Y사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서 2016년 2가지 종류의 장바구니를 배치하였다. 하나는 ‘혼자 볼게요’ 다른 하나는 ‘도움이 필요해요’라는 글로 구분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볼 수 있는 서비스 중 하나이다.
코로나 시대 이전부터 언택트 소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사회적 문화의 변화는 소통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는 S사에서 근무하던 당시 한 가지 의문점이 있었다. 매일 아침조회를 진행하였는데 시작 전 ‘메일에 보낸 공지사항 확인했지’라고 말하는 것이다. 서비스 현장을 점검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매번 컴퓨터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아직 메일을 확인 못했습니다’라고 말하면 ‘공지사항 확인해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구두로 설명하지 않고 메일로 내용을 전달하였다. ‘굳이 옆에 있는데 말로 전달하게 더 편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대면 소통보다 비대면 소통을 선호하는 이유는 편리성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불편함을 최소화시킨다. 결국 업무의 효율성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조직에서도 사내 메신저 및 메일을 자주 이용한다.
그럼 정말로 비대면이 대면보다 효과가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특별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2017년 미국 웨스턴대학교 마흐디 코넬 대학교의 바네사 본스는 이메일(비대면) 요청과 대면 요청이 획득하는 효과 즉, 상대에게 ‘yes(동의)’를 어느 쪽이 더 많이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측정하였다.
Q : 설문조사에 응답해 줘.
A 그룹 : 직접 찾아가서 내용을 전달하고 회신을 기다린다.
B 그룹 : 이메일로 내용을 전달하고 회신을 기다린다.
<표 1>을 살펴보면 피실험자에게 결과에 대한 예측을 받아본 결과 대면과 이메일 모두 10명 중 절반인 5명에게 회신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이와 달랐다. 실험 결과는 대면 요청에 응답한 사람이 10명 중 7명인 반면에 이메일로 응답을 한 사람은 1명이 채 되지도 않았다. 이메일 요청자들보다 대면 요청자들을 더 신뢰하고 더 공감(empathy)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에 가면 컨시어지 서비스(concierge service) 가 있다.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가이드’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으며, 편하게 고객상담실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한 연구논문에서 고객상담실이 소비자의 신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하였다. 검증결과 고객상담실 이용이 많은 소비자의 집단의 경우 기업 고객 상담실의 불만대응시스템에 대한 만족이 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에도 미치는 정적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통이란 정보전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비언어적 요소인 태도를 통해 신뢰와 공감이 쌓기 때문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누나는 동생에게 왜 화가 났을까?
누나와 동생의 카카오톡 대화를 한 번 확인해보자.
누나 : 오늘 일찍 들어와
동생 : ㅇㅋ
누나 : 이쁘게 대답해라
동생 : ㅇㅇ
누가 : 이쁘게 대답하라고
동생 : 응
위 대화를 보고 둘 중 누구의 잘못이 더 크다고 느껴지는가. 누구의 입장이 더 이해가 되는가. 이처럼 카카오톡 같은 텍스트의 대화는 정확한 해석이 어렵다. 즉 ‘해석의 왜곡이 일어난다’ 대표적인 해석의 왜곡으로 1. 일방적 소통 2. 추측 3. 오해로 설명 가능하다. 우선 텍스트 대화는 일방적이다. 누군가 준비가 되어있던 말던 자기가 편할 때 소통을 시작한다. 그리고 빠른 회신이 오지 않으면 ‘바쁘지도 않으면서 왜 답장을 안보내지’ 라고 추측하게 된다. 그리고 계속된 오해의 기다림 속에서 짜증이 쌓여가고 연락이 오게 되면 ‘넌 왜 이제야 연락해’ 라며 짜증섞인 말투로 대화가 시작된다.
동생은 성의없이 대답했던 것일까. 아니다. 요즘 시대의 소통방식은 8:2 수준으로 주로 문자로 소통한다. 즉, 대답을 점점 더 짧아지는 단답형, 축약형 소통을 선호한다. 요즘 소통방식을 잘 알지 못한다면 위와 같은 상황이 언제 어디서든 벌어질 수 있다. 텍스트 대화의 문제점은 글로는 완벽하게 소통이 힘들다는 점이다.
관심없는 사람 vs 관심있는 사람
나와 상대방의 애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어플이 있다. 카카오톡의 대화를 어플에 입력하면 나와 상대방의 애정도를 평가해 준다. 분석 결과 관심없는 사람과 관심있는 사람의 기준을 정할 수 있는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아래 대화 내용을 보고 참고해보자.
[관심없는 사람에게]
A : 영화 볼래?
B : 좋아! ㅋㅋ
[관심있는 사람에게]
A : 영화 볼래?
B : (이모티콘) 좋아!
SNS는 텍스트 소통이 주를 이루고 자신의 감정상태를 표현하는 것이 상당히 한정적이다. 이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모티콘’이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모바일 메신저 이용 시 공유하는 콘텐츠 유형’은 사진, 이미지가 91.2%로 가장 많았다. 또 ‘이모티콘의 사용 비중이 어떻게 되는가’의 질문에 47.2%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고 답하였다.
디지털시대의 커뮤니케이션 학술지 논문에서 디지털과 스마트 환경 속에서 자기만의 감정에 충실하고자 하며 청소년들은 ‘이모티콘으로 감정 표현을 한다’라고 설명하였다. 5) 최승원 덕성여대 교수도 ‘비언어적인 의사소통 부족이라는 한계점을 이모티콘이 보충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하였다.
한국말이 가장 어려운 이유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괜찮다라는 단어는 상황에 따라 자주 사용되는데 그 의미를 해석하기가 여간 까다롭다. 서로가 잘 통하려면 상대갈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모티콘을 사용해보는 것이다. 위 <그림1>과 같이 괜찮에 뒤에 이모티콘을 붙이니 무슨 감정이고 어떤 의미로 이야기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다양한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해 본다면 원할한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