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도 우울증의 증상 중 하나일까
요즘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조금 많이 우울하고 기운 없는데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그냥 어디 영혼 빠진 사람 같다. 누구한테 말도 못 하고 이게 무슨 고생이야. 진짜 친한 사람들한테만 말했는데 여기 사는 사람 아니면 잘 모르는 내용이고 나도 이런 것은 또 처음 겪어서 참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무슨 일인지 공개할 수 없지만 아무튼 나 힘들다고 글로 표현하고 싶다.
뭐 이렇게 마음 쓴다고 당장 해결되는 일이 아니니까 운동하고 밥 잘 챙겨 먹고 오히려 아무 일 없을 때 보다 더 잘 지내보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계속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다.
내가 과하게 유난 떨고 오버하는 건가 싶기도 한데 아닌 건 아닌 거잖아? 설마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일이고 그 일이 생겼을 때 이미 책임을 져야 하는 범위를 넘어서 정말 내가 큰 일을 당하면 어떡하지? 근데 그렇게 되도록 가만 놔두지는 않겠지?
아니 정말 어떻게 인생은 매 번 퀘스트일까
하나 해결하면 문제 하나 터지고 또 해결하면 또 문제 생기고 해결하고 무한반복이다.
이 삶의 하나하나 모든 것이 쉽지 않다.
생각도 못한 일이 생기고 그걸 유연하게 대처하고 당황하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헤쳐나가는 경험이 쌓는 것이 인생일까?
난 이렇게 될 거라 상상도 못 했고 또 이럴 줄 알았다면 여기 오는 선택을 하지도 않았을 거야.
우리의 인생은 왜 늘 겪지 않아도 유쾌한 일을 겪어야 하는 상황들이 생기는 걸까. 늘 감당 가능한 마땅한 고통만 준다고 하는데 감당이 어려운데요? 제정신으로 살기에 너무 고달픈 시련을 주는 것 아닌지요?
때로는 내가 선택한 일로 인해 생기는 불합리한 일이 생기는데 내 잘못이 아닌데 내가 그 일로 생기는 손해를 부담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그냥 이 세상에서 조용히 내 흔적을 지워버리고 사라지고 싶다.
중요한 것은 이런들 저런들 나는 여기에 오는 것을 선택함에 후회가 없고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선택에는 변함이 없었을 것이다. 이런 일이 생길 거라 예상은 못했지만 이런 일도 겪어내야 하는 용기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크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금 두렵고 불안하고 거슬리고 일상생활이 조금 힘들다. 그저 시간이 지나야 해결되는 문제는 정말 돈을 주고 시간을 건너뛸 수 있다면 미래로 가고 싶다.
누구의 잘못도 탓하기 싫고 상황이 이렇다는데 어쩌겠어. 현실이 그렇다면 받아들이고 계속 해결책을 찾아서 대응하는 것이 인생인가 보다.
누군가라서 좋은 일만 누군가라서 나쁜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누구라서가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도 충분히 겪을 수 있고 어쩌다 보니 경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들이 있다. 그건 세상을 살다 보면 그럴 수 있는 일들이고 그런 일들의 원인이 나를 탓하지 않으면 된다. 나로 인해 결정된 일이고 나로 인해 만들어진 결과들이지만 모든 것은 오로지 나만 존재하지 않고 온갖 연결고리가 다 엮여있으니까.
나는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할까 나는 왜 운이 없을까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 이런 생각으로 나를 깎아내리지 말자. 지금 생기는 일을 과거까지 거슬러가서 나의 선택을 비하하지 말자. 과거의 선택은 선택이고 지금 생긴 일은 그저 지금 상황에서 집중하자.
아직 시간은 있고 그때까지 해결 안 되면 퇴사하기로 결정해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라서 겪어볼 수 있고 나라서 극복할 수 있고 나의 잘못이 아니라 그저 있을 수 있는 일이 생긴 것이다.
어떤 불이익으로 인한 손해를 감당하고 그로 인한 피해은 오로지 내가 감당하기 때문에 나를 지키는 것은 나 자신이다. 누구도 나를 챙겨주지 않는다. 이 세상은 험난한 삶 속에서 나를 지켜내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나부터 나를 믿고 나를 지켜내야 하니까 나는 무너지면 안 된다.
모든 사람이 의도해서 나쁜 일을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의도해서 나쁜 일을 만들었다면 그건 그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곳에 줬어야 하는 나쁨이 잘못 날아온 거라 생각할래. 그저 그게 진심이기를 바란다.
최악의 상황은 늘 생각하고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대비하는 것은 맞지만 과하게 걱정하고 기운 빼지 말자. 별 일이 없을 것이고 또 그럴 것이다. 나는 늘 최악의 결말을 생각하고 끝없이 고통스러워하고 불안해한다. 그 일을 내가 겪을지 아닐지 모르면서 내가 겪게 될 일이라 생각하며 불안정한 감정을 쥐고 있다.
신경 안 쓴다고 없어지는 일도 아니고 해결될 때까지 계속 신경 쓰이겠지만 그저 잘 풀릴 거라고 좋게 생각하는 것과 그렇게 되는 날을 기다리는 것이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에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자.
이렇게 사는 것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