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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다 Jan 18. 2024

당신은 출근해서 진짜 노동을 하고 있나요?

“넌 유럽에 살아서 부럽다”
“넌 유럽에 사니까 여행 많이 가서 부럽다”


사람들은 나에게 부럽다고 말한다. 그런데 내가 세상에 공개하지 않은 부분들도 알게 되면 그 부분도 부러울까?


사실 유럽에 살고 있지만 느린 행정처리, 친구가 없는 외로운 삶,


우리는 사람들의 보이는 부분만 보고 부러워한다. 사실 그 사람은 입체적이라 이런 부분도 있고 저런 부분도 있어서 어떤 한 가지의 모습만 갖고 살지는 않는다. 물론 보이는 모습을 보면 부러울 수 있다. 모두는 자신의 좋은 부분만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한다. 안 좋은 모습들은 숨기려 한다.


어쩌면 좋아 보이는 순간조차 공개할 수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정말 남들에게 보여줄 행복의 조각 하나조차 없는 걸까


과연 보이는 모습이 행복하다고
그 사람의 삶 자체가 행복하기만 할까


이제는 나의 어떤 순간들을 세상에 공개하는 것이 피로하다. 나 역시 타인의 삶의 일상의 한 부분을 보는 것이 피곤한 일이다. 어쩌다 우리는 우리의 삶의 일부분을 세상에 공개하기 시작했을까

문제는 이 피로한 일을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


다행인 건 모든 사람이 세상에 자신들의 일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자신의 모습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일이 유쾌한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요즘은 연예인이 아니라도 일반인들의 일상은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그 콘텐츠는 돈을 벌어들이는 수단이 되기도 하다. 그래서 보이는 모습을 사람들이 열광하도록 꾸며내기도 하고 일부러 그런 모습을 만들어 내려고 기획을 돕는 회사도 존재하기 시작했다.


그런 일반인의 일상은 사람들의 관심을 얻어 하나의 커뮤니티로 형성되기도 한다. 그럼 그 사람의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은 그 핫한 사람이 먹는 음식, 입는 옷, 들고 다니는 가방을 따라 산다. 하찮은 것들도 인기템이 돼서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된 제품들을 품절시키는 인플루언서들은 장사꾼이 되어버린다.


상상이나 했을까 인터넷 속에서만 아는 사람 덕분에 사람들이 돈을 쓴다. 그저 인기몰이를 하게 되면 돈방석에 앉는 일은 시간문제가 되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가방을 손에 들고 핫한 연애 프로그램에 나왔던 사람이 인스타그램에 사진 몇 장을 올리면 그 가치가 몇 천만 원이 된다고 하더라. 정말 돈을 쉽게 버는 세상이다.


요즘 사회에서 진짜 노동이란 무엇인지 많은 생각이 든다. 노동의 가치가 크다면 그건 가치 있는 노동일까. 내 노동의 가치가 적다면 내 노동은 의미가 없는 걸까? 돈을 버는 방법이 너무 다양해서 회사로 출근하는 일은 이제 너무 옛날의 돈 버는 방식같이 느껴진다.


나는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그저 부럽지는 않다. 물론 부럽기는 하다. 하지만 그들이 받는 돈이 내 돈도 아니며 그들이 세상에 공개하는 일상이 하나의 자본으로 취급돼서 상품화되는 현상이 그렇게 좋은 것으로 보고 싶지 않다. 그들의 고충은 무엇일까 그건 궁금하다.



낯선 이의 일상을 알게 되는 피로함도 있지만 어쩐지 자꾸 그 일상을 계속 보고 싶은 나도 이미 도파민에 노예가 되었다.


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이제는 누구를 부러워할 힘도 없다.


서른이 되어도 끝없이 진로 고민을 하고 있다.

돈을 버는 방법이 달라진 세상에서 여전히 나는 밥벌이를 고민하고 있다. 몇 살이 되면 밥벌이 걱정이 없을까.


당신은 진짜 노동을 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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