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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나 Oct 06. 2024

글을 쓴다는 것

- 브런치스토리작가로서 100번째 글

지난 10월 3일  목요일에는 성수동에 브런치 스토리 팝업 스토어에 다녀왔다.

전날 미리 예약을 하고, 잠깐의 대기 후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고 브런치 스토리 작가증을 발급받았다.


브런치 스토리로 등단한 작가들의 작품과 소품 그리고 작가가 되어 갔던 이야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는 언제,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을까?



여러 해 독서모임을 하고 있었고, 독서에 열광적이었지만, 읽는 사람으로 나를 정의하였지,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쓰는 사람의 DNA는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2018년 연말이었는지, 2019년 초였는지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지만, 포항에 있는 달팽이책방에서

홍승은 작가님을 모시고 글쓰기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자기 이야기를 타인이 읽는 글을

자기 고백적이고 자기 노출적인 글을 처음으로 쓰기 시작했다.


처음 브런치스토리 작가로 내 공간이 생겼을 때는

말로 뱉지고 삼키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글로 썼었다.

살기 위해서,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와 당위를 나에게 하는 글들이었다.


과거를 복기하고, 과거의 나를 위로하고, 현재의 나를 인정하는 도구로 글쓰기가 존재했다.


쓰면서 조금씩 단단해졌다.


노무사 수험을 준비할 수 있었던 이유로 브런치스토리에 정기적으로 글을 썼던 경험이

구술형인 노무사 시험의 2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게 별거와 이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도

러닝을 하면서 나를 소진시키는 과정에도

노무사가 되기 위해서 공부하던 시기에도

글 쓰는 자아는 나를 지탱해 주었다.


노무사 수험을 하던 시기에 300일 정도 글을 쓰지 못하기도 했지만,

노무사가 되어서는 40대 이혼녀의 노무사 분투기에 대한 글을 썼다.


쓰면서 내가 감히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쓴 글을 다시 읽으며 스스로 부끄러운 적도 많았다.



그러나 글을 쓰는 나는, 죽기 전까지 가지고 가고 싶은 자아이다.

글을 계속 쓸 것이다.


노무사 수험이나, 개업 노무사로서의 생활을 쓰고

순간순간 몰려오는 두려움에 대한 글을 쓸 것이다.


어린 시절 방임과, 이혼,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일련의 불행을 겪으면서도

살아가는 이유와 당위를 찾아가게 되는 과정의 이야기를,

그런 이야기가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장편을 쓸 수 있는 경제력과 시간과 내면의 힘이 생기면

외할머니, 엄마, 나, 딸의 4대에 걸친 여자이야기를 보고 싶다.


이번 글을 내 브런치스토리의 100편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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