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법인 대표, 조찬 모임 의장
20년 가까이를 전업주부의 삶을 살았다.
전업주부로 살면서도 방송대 영문학과를 편입해서 우수장학생으로 졸업했고, 아이들을 엄마표 학습으로 키웠고, 집밥에 열심인 나름 현모양처의 삶을 살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열심히 살지만 부드러운 사람으로 착각하고 살았다.
노무법인의 대표로 법인을 운영하고, 사업주와 근로자 상담을 하면서
부드러운 사람은 아님을 인지한다.
더욱이 요즘 조찬모임의 의장을 하면서 45명 대표가 소속된 모임의 장으로서
크고 작은 일들을 결정하면서 새로운 나의 모습에 당혹스럽기도 하고 자책이 들기도 한다.
나는 질서를 지키지 않고, 실질에 기반하지 않은 허세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한다.
다시 말해서, 속이 좁다.
각종 모임의 의장과 총무를 하면서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모임이 형성되지 않는 경험을 하면서
협력하지 않고, 대답하지 않고, 제출하지 않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최근 조찬 모임에서 한 대표와 불편한 사이가 되었다.
그 전까지 잘 지내던 사이였다.
개인으로는 넘어갈 수 있었던 상황이, 의장으로서 넘어갈 수 없었다.
단호하게 반응했고, 여파가 있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요즘의 나를 보면, 이런 자아로
억지에 가까운 시부모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가스라이팅으로 나의 자존감을 깎아 내던 전남편과 살 수 있었을까? 의아하다.
그래서 나는 결혼 생활이 힘들었나.
지금까지 내 생에 힘들지 않은 기간은 없었지만
주도적으로 살고 있는 요즘의 나는
힘들지만
그 어느 때보다 나를 인정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