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19 상황이 계속 변화하고 있다. 여전히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들이 있다. 비대면과 대면이 공존하는 시기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중, 고등학교 시절 대치동에서 모범적인 학생으로 살았다. 부모님은 대학교에만 들어가면 하고 싶은 것은 다하라고 하셨다. 억압적으로 공부를 시키신 것은 아니었지만, 대치동 8 학군이라는 지역 분위기와 어느 정도의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당연한 청소년 시기를 보냈다. 공부도 열심히 했다. 대학교에만 가면 많은 것이 달라질 줄 알았다. 대학교에만 가면 삶이 달라질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중, 고등학교 시절을 버텼는데 대학교 생활이 핑크 빛만은 아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청소년 시기에 하지 않았다. 대학교에 다닐 때도 사회에 대한 고민만 했지,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을 하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취업을 하는 데 어려웠다. 대학생 때 사회과학을 공부하였지만, 현실은 돈 한 푼 못 버는 졸업생이었다.
대학 생활 동안 읽었던 사회과학 책의 내용대로 삶을 실천할 수는 없었다. 현실에서 필요한 건 학점과 토익점수였다. 공부를 하여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을 다니며 직장을 이직하고, 몸값을 올리면서 직장 생활을 유지했다. 그즈음에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집을 이사 다니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반 지하 월세까지 살게 되었다. 이제 청소년기에 꿈꾸었던 꿈과 대학시절에 원했던 정의로운 세상과는 거리가 멀어졌고, 당장 돈을 벌어야 되는 처지로 전락했다. 돈을 벌어야 했기에 치열하게 일을 하고 공부를 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와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아서 답답한 상태로 20대와 30대가 지나갔다.
다르게 살고 싶다고 생각을 하였다. 일과 육아만 하지 않고, 나의 가치를 찾고 싶었다. 다른 방식의 삶을 살아가는데 방향을 알려 주는 것은 책이었다. 여러 번 다짐을 해도 저절로 삶이 바로 바뀌지는 않았다. 다른 방식으로 살기 위해서는 다른 생각을 가져야 했다. 책을 혼자 읽기만 했을 때는 삶이 머물러 있었다. 책을 읽고 글을 썼더니 나도 내 생각을 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만나고, 나도 아이들이나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삶이 달라지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였을 때, 결혼을 하고 나서 첫째 아이를 키울 때까지만 해도 열심히만 살면 삶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거라 기대했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정체성이 흔들렸다. 인생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열심히만 살면 되는 거 아니었던가? 일이 어렵게만 느껴졌고, 배울 것이 너무 많아서 숨이 막혔다. 답답함을 느끼던 시기에 삶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지금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인생으로 살고 있다. 독서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는 책으로 느끼는 기쁨을 주고 있고,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19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생활 방식이 바뀌었을 뿐 삶의 가치는 바뀌지 않았음을 느낀다. 여전히 책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있고, 책을 통해 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가 변화하고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자신을 표현을 해야 되는 세상이다.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생각과 성찰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한 도구가 바로 책이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다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