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목석 Sep 19. 2022

필통 편지의 위력

양지영 작가 "쓰기의 쓸모"를 읽고

말보다 글이 편한 엄마다.

말은 무뚝뚝하다 못해 감정이 없다. 가끔 딸아이가 소시오패스 같다고 말할 정도니 할 말 다했다.(하지만 이 말은 친정엄마에게도 자주 들었으니 아이가 틀린 말을 한 것이 아니기에 혼낼 수도 없다;;)


양지영 작가의 "쓰기의 쓸모"라는 책에서 자녀와 통하는 "필통 편지"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보고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지난주 목요일 처음으로 필통 편지를 시도해보았다. 나름 집에 있는 편지지 중 가장 예뻐 보이는 노란색으로 골랐다. 무슨 말을 쓸지 몰라 인터넷에서 "어린이 명언"을 검색해 찾아 적었다.(왠지 고리타분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이게 최선)


하교 후 필통 편지에 대한 별말이 없었지만 금요일에도 작은 쪽지에 나의 마음을 급히 적어 넣었다. 첫날 너무 화려한 편지지였던 것 같아 민무늬 흰 종이에 짧게 썼다.

아이가 자고 난 후 글을 쓰고 필통에 넣어야 하기에 3분여의 짧은 그 시간이 조금은 귀찮을 수도 있지만 소중했다.


내내 필통 편지의 답장은커녕 소감이 없길래 주말에 슬쩍 물어보았다.


"엄마가 필통에 편지 넣어놓은 거 어땠어?"

"응, 좋았어. 수업시간에 집중이 잘되더라고."


무심한 듯 이야기했지만 분명 좋다는 표현이었다.


월요일 전날 밤 나는 책상에 앉아 더욱 정성스레 필통 편지를 써 내려갔다. 아이가 학교를 다니는 내내 웬만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써야겠다 다짐하면서.



  

 


이전 09화 너의 모든 말을 다 듣고 싶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