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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lluda Oct 29. 2020

이런 우연은 필연이라 믿고 싶다


우린 이미 닮아 있었다

스타벅스.
우린 같은 70년 대에 태어 났
우린 이름의 이니셜이 같다
우연의 일치지만 이런 우연은 필연이라 믿고 싶어 진다

스타벅스 매장은 같은 스타벅스지만 그 어느 한 곳도 같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같기 때문에 친근하고 익숙해서
다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아서
이것이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가 아닐까?
똑같은 컵에, 똑같은 음식, 똑같은 냅킨, 똑같은 에이프런을 맨 직원들이 똑같은 맛의 커피를 파는데도 말이다
나는 스타벅스 매장에 갔을 때 그곳만이 내게 주는 첫 느낌이 좋다
설렘과 기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 얼마 전의 그 느낌.
캐나다에 와서 내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건 어쩌면 스타벅스 덕분인지도 모른다
평생을 말로 먹고살던 내가 말이 안 통해 '그냥 웃지요'로 하루하루 지내다 우연히 들어간 스타벅스.
레인 쿠버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한 계절 내내 내리던 비 탓이었을까?
그날 마신 커피는 내게 위로였다

어디서든 마실 수 있는 커피지만 어디서나 글이 써지는 건 아니었기에 찾아다니기 시작했던 스타벅스 매장.
다행히 캐나다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많았다
이 말은 내가 설렐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커피 값이 많이 들기야 하겠지만 한 잔 커피 가격으로 새로운 공간을 내 맘대로 스케치할 수 있음은 분명 가성비로 따질 수 없는 일이다

새로운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그곳의 첫 느낌을 사진으로 찍고 글로 적어 나처럼 스타벅스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을 하나 내고 싶다
커피와 글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사람을 유혹해서 거기에 빠지게 한다는 공통점 때문이 아닐까?

비 내리는 밴쿠버.
매일 입이 아닌 손으로, 시나몬 가루 톡톡 두 번 넣은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
그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이곳에 와야만 글이 써지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젠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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