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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lluda Oct 29. 2020

Starbucks Ioco Rd. Port Moody

I know, Ruda


우연히 만나는 사람이 유난히 많았던 뉴포트 스타벅스


Vancouver에 온 지 4개월째.
매일 아침마다 들르는 곳에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스타벅스 톨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 Do you need a room?라는 직원의 물음이 없기에
- Room for me, please.라고 했더니  
- l know. Ruda.라고 직원이 대답한다


"I know, Ruda"


낯선 곳에서 내 이름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는 아침은
분명 어제의 아침과는 다른 느낌이다
늘 투명인간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투명 망토가 벗겨졌다
적당한 존재감은 삶의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내일 아침 그녀를 보면 당신 덕분에 어제 하루 종일 기분 좋았다고 말해줘야겠다

편리하다는 것은 나태와 안일의 필요조건이다.
도전을 두려워하게 되고 설렘이란 단어와 멀어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삶이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이제 만 4개월을 지내면서 내가 느낀 이곳 삶에서의 편리함은 무엇일까?
누구나 가장 크게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언어일 것이다
때문에 불편한 것을 못 참는 사람들이 처음으로 선택하는 편리함.
그것이 바로 한인 사회가 아닐까?
불편한 영어 대신 한국어를 사용해도 되는 곳.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해질 수밖에 없는, 하나이자 전부인 이것이 밴쿠버 라이프의 흑과 백이 아닌가 싶다
편리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안이 없을 때 사람은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다.
그것이 생존과 직결될 때는 더욱 그렇다.
이제 만 4개월.
그동안은 아웃 사이드 밴쿠버 라이프에 적응했던 거라면 이제 인 사이드 밴쿠버 라이프에 적응할 차례다
밖이 아닌 나 자신에게 집중하자
가끔 이곳에서 만나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 속에 언뜻언뜻 내가 비칠 때가 있다
그때가 바로 내가 나를 알지만 모른척하고 싶을 때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바로 이것이 글쓰기의 출발점일 테니ᆢ

                                                          

                                                                       Decem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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