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lluda Nov 01. 2020

엄마라는 말은 괜찮아. 걱정 마의 다른 말이다


글쟁이의 소지품 - 펜과 노트와 노트북 그리고 커피

엄마,

엄마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

글쟁이 배고프다고 말리는 엄마 덕분에 다른 길을 가다가 조금 늦게 글쟁이가 됐지만 그 다른 길이 글쟁이의 양식이 된 것 같아.

엄마, 난 글쟁이라는 말이 좋아.

글쓴이, 작가 등등 다른 이름도 많지만 글쟁이가 내겐 딱 어울리는 옷인 것 같아.

평생 듣고 말하고 읽고 쓰면서 가르치다 보니
내가 가진 기술(-쟁이)이라곤 이것밖에 없더라고.

글 쓰는 기술.

참 멋지지 않아?

기술이 마술이 되는 요즘 세상에 제대로 된 기술도 없이 발을 내딛는 것이 살짝 두렵기도 하지만 걱정은 안 해.

난 24시간 보호를 받고 있는 안드로메다 공주잖아.


엄마,

다른 훌륭한 기술자도 많을 텐데 아직 서툰 새내기 기술자에게 엄마 이야기 선뜻 맡겨 줘서 고마워.

글쟁이답게 마술이 아닌 기술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런 글 쓰도록 노력할게.

엄마와 함께 한 엄마의 인생 여행.

엄마 눈에 고인 눈물 보며 쉬었다 가기도 하고

가끔은 엄마 이야기 듣다가 몇 번씩이나 가슴이 먹먹해져서 괜히,

그다음에는?

그래서?

하면서 퉁명스러운 말투로 여행 걸음걸이를 재촉하기도 했지만,

내겐 지금까지 다녀온 그 어떤 여행보다 값진 여행이었어.


엄마,

나 엄마에게 부탁이 있어.

엄마의 지금까지 여행이 엄마 인생의 세 여자를 위한 여행이었다면, 앞으로 남은 여행은 엄마를 위한 여행이었으면 좋겠어.

내가 동행해 줄게.


엄마, 사랑해요.


엄마 = 이제 괜찮아. 걱정 마


엄마라는 말은
세상 모든 딸들에게
'괜찮아. 걱정 마'의
다른 말이다.



이전 13화 내 딸이 우리 엄마를 닮았어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