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한국 귀화 성씨 및 역사적 인물 활용의 의의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2009년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주관하여 「국가DB사업」으로 구축한 인물데이터)의 외국에서 귀화한 성씨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고대부터 다양한 민족의 유입과 귀화가 활발했던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 성씨의 약 46%가 귀화 성씨이며, 이는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한다. 고조선 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중국, 몽골, 여진, 위구르, 아랍, 베트남, 일본 등 다양한 출신의 인물들이 한국으로 귀화하여 한국 사회에 정착하고 기여해왔다. 이지란(여진계 청해 이씨), 김충선(일본계 우록 김씨), 설장수(위구르계 경주 설씨), 이용상(베트남계 화산 이씨) 등은 대표적인 귀화 인물들이다[26]. 이들의 역사는 한국 사회가 본질적으로 단일민족이 아닌 다양한 뿌리를 가진 사회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다. (물론 기자조선과 같은 기자동래설에 대한 역사적 견해는 과거와 현재의 학계의 견해는 차이가 있으나,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 귀화한 성씨들의 존재와 한국 사회에 정착하고 기여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본 보고서는 역사적 견해가 아닌 귀화 성씨들의 존재와 의의라는 관점에서 다루고자 함을 밝히는 바이다.)
귀화 성씨와 역사적 인물에 대한 교육은 다문화 청소년이 자신의 혈통적, 문화적 배경이 한국 역사와 무관하지 않음을 인식하게 하여 소속감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그들이 이방인이 아닌 한국 역사의 일부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자긍심을 고취하고[24], 다름이 틀림이 아닌 다양성이자 잠재적 역량임을 깨닫게 할 수 있다[2]. 특히, 부모의 출신 국가와 관련된 역사적 귀화 인물을 찾아보는 활동은 가족의 역사와 한국 역사를 연결하는 강력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24]. 다음 표는 한국 역사에 기여한 주요 귀화 성씨 유형과 대표 인물들을 보여준다.
귀화 성씨와 인물에 대한 교육은 다문화 청소년에게 한국 사회에 대한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한다. 이는 그들이 단순히 최근에 유입된 이민자의 후손이 아니라, 수천 년에 걸쳐 한국 사회를 구성하고 발전시켜 온 다양한 뿌리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역사적 연결고리는 다문화 청소년이 자신의 이중문화 정체성을 결핍이 아닌 풍요로움으로 인식하게 하며,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부모의 문화라는 정체성을 통합하여 긍정적인 이중문화 정체성(positive bicultural identity)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24]. 또한, 이러한 교육은 비다문화 학생들에게도 한국 역사의 다양성을 이해시키고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여, 사회 전반의 포용적 분위기 조성에 필수적이다[7]. 따라서 함께 쓰는 역사 프로젝트는 귀화 역사를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다문화 청소년의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고 긍정적 자기 서사를 구축하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