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이음 Oct 24. 2021

경청의 이유

-당신의 하루에 음악을 더하세요.


 어떤 음악을 왜 좋아하느냐에 대해 일관된 설명을 하는 것은 어렵다. 그것을 왜 좋아하는 것에 관한 문제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사람마다 취향과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 음악이 왜 좋냐는 질문에 좋으니까 좋지. 이유 없이 좋아. 이런 식의 답을 해도 사람들은 대부분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무엇을 좋아하는 일은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감성의 문제이며 감성은 말이나 글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우리들은 암암리에 합의를 한 것이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클래식 음악’이라면 위의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당신이 만약 나는 바흐 음악이 좋아. 또는 나는 바이올린 음악이 좋아.라고 이야기하면 다수의 사람은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왜?라는 질문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클래식 음악을 도. 대. 체. 왜 좋아하는지 설명을 듣고 싶어 할 것이다. 그 이유는 클래식 음악이라는 장르 자체가 대중들에겐 낯선 장르이며 지겹다. 재미없다. 어렵다. 등의 그릇된 편견이 사람들의 뇌리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자신의 생활에서 익숙한 것들을 좋아하고 원한다. 이것은 당연하다. 자주 듣는 음악이 익숙해지고 좋아지고 그것을 원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가끔 내가 클래식 음악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일인가 하는 자문 하곤 한다.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지만 사실, 나조차도 클래식 음악을 일부러 찾아 듣기 시작한 건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클래식 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한 건 사람들에게 악기를 가르치기 시작한 이후부터이다. 학생들이 아는 음악을 가르치는 것과 모르는 음악을 가르치는 것은 근본적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달랐다. 교재에 무수히 많은 클래식 곡이 나오는데 사람들은 정말 소수의 클래식 곡만 알고 있었고 그조차 싫어했다. 이들은 왜 이렇게 클래식 음악을 싫어할까. 그 궁금증이 클래식 음악을 일부러 찾아 듣기 시작한 동기가 되었다.     


 클래식 음악을 일부러 찾아 듣기 시작한 후로 나는 메모하는 버릇이 생겼다. 작곡가와 곡명은 기본이고 그 곡이 어째서 좋은지 간단한 감상도 적는다. 이후 나는 내 머릿속의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유도 모르고 소중히 간직했던 작은 퍼즐 조각이 큰 그림 안에 들어가는 듯하다고나 할까. 사실 모든 것이 그렇다. 무엇인가를 감성만으로 느꼈을 때와 내가 이것을 왜 좋아할까를 고민해보고 알아보고 그 이유를 알고 느꼈을 때의 감동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다.     


 클래식 음악은 과거의 음악이고 현시대에서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다. 이런 점은 이미 많은 클래식 음악전공자들도 알고 있고 대중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노력을 불편해하기도 한다. 미국의 작곡가 코플랜드는 자신의 저서에서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며 입으로 떠드는 사람들이 경멸스럽다고 했다. 코플랜드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계에 일명 톱클래스 연주가 중 일부는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라는 것 자체에 회의적이며 클래식 음악은 그 자체로 가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세계적으로 이름이 난 유명 연주자도 아니고 코플랜드처럼 이 영역에서 한 줄의 이력을 남길만한 작품을 남길 자신도 없다. 단순히 클래식 음악이 좋고 그 음악 안에서 위로를 받으며 이 음악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과 클래식 음악 안에서 받은 감정들을 공유하고 싶을 뿐이다. 커다란 사회 안에서 개인으로서의 나는 매우 작은 존재이며, 미세한 존재인 나로서는 끊임없이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것은 사회 속에 속하기 위한 노력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보는 세계, 내가 듣는 음악, 그리고 그 안에서 느낀 것들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음악을 경청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별 볼 것 없는 작은 글이지만 내가 쓰는 글들로 인해 누군가가 ‘이 음악 한번 들어볼까?’ 정도의 생각을 해준다면 나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겠다.    



The Sunday mornin' gospel goes good with the soul    

 

There's blues, folk, and country, and rock like a rollin' stone     


The world could come together as one   

  

If everybody under the sun  

   

Add some music to your day     


                                      <<Add some music to your day-The beach boys>>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