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서 잘하고 싶은데, 그게 늘 어렵다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매일 나를 잃어버리는 아침

by 유진오

조용한 아침이다.

아니, 조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가까운 표현이다.

현실의 아침은 늘 분주하고, 어딘가 정신이 없다.

아이보다 늦게 일어난다는 것, 그 자체로 이미 하루가 엇나가기 시작했다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아이의 손길에 눈을 뜬다.

“엄마, 일어나.”

“엄마, 놀자.”

“엄마, 이거 해줘.”

나는 아직 꿈의 끝자락에 있고,

눈꺼풀은 여전히 무겁다.

머리는 이불 속에 남겨둔 채 몸만 끌려 일어나는 기분이다.

그 짧은 순간 사이에도 마음은 벌써 계산기를 두드린다.

유치원 준비물 챙겨야 하고,

아침밥 차려야 하고,

옷 입히고 양치시키고,

오늘 일정까지 머릿속을 휘젓는다.

그런데 아이는 그런 엄마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어제보다도 더 큰 목소리로 징징거리기 시작한다.

“엄마, 이거 해줘!”

“나 이거 싫어!”

“안 해! 안 해!”

나는 침착하려 애쓴다.

“지금은 안 돼.”

“조금만 기다려.”

“엄마가 밥 먼저 하고, 그 다음에—”

하지만 아이는 듣지 않는다.

아니, 아이는 자기 세계에 집중하느라 엄마가 지금 얼마나 아슬아슬한 줄 모른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쉰다.

그래 맞다. 이제는 조금 느낀다.

이 상황에서 내가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걸.

오늘 아침은 부드럽게 시작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어젯밤, 아이가 잠든 얼굴을 보며 마음속으로 약속했다.

내일 아침에는 소리 지르지 말자고, 좀 더 상냥하게 시작하자고.

하지만 그 다짐은 너무도 쉽게 무너진다.

“지금 그만 좀 해!”

“엄마가 몇 번을 말했어!”

내가 그렇게 외치고 있다는 걸 스스로도 인지하기 전에 이미 말은 튀어나가 있다.

감정은 먼저 반응하고, 그 다음에야 죄책감이 뒤따라온다.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고, 나는 입술을 깨문다.

나는 또 실패했다.

오늘 아침도 어제와 다르지 않았다.

‘엄마’라는 이름을 달고 살아가는 하루는 늘 이렇다.

다정하고 싶고,

상냥하고 싶고,

아이에게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나는 너무 쉽게 흔들린다.

왜 이렇게 안 되는 걸까.

책도 보고, 강의도 듣고,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방법을 수도 없이 접했는데 정작 내 안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기 위해 밤마다 연습도 하고, 마음 다스리는 명상도 해봤는데

아침만 되면 그 모든 마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아이에게 미안하고, 그 모든 감정이 뒤엉켜 나는 하루의 첫 시간부터 무너진다.

나는 아이가 징징거릴 때마다 왜 이렇게 괴로운 걸까.

그 소리는 마치 내 안의 무언가를 긁는 것처럼 날카롭다.

‘아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이성도 알고 있지만 감정은 그렇게 쉽게 수긍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이게 매일 반복된다는 것이다.

오늘도 무너졌고,

어제도 무너졌고,

내일은... 조금 다를 수 있을까.

그런 희망을 품는 것조차

가끔은 허무하게 느껴진다.

나는 정말 엄마로서 잘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게 진심이다.

하지만 그 마음이 진심이라는 걸 내 아이는 과연 느낄 수 있을까.

내 감정에 상처받은 아이가 내 진심을 알아줄 수 있을까.

그게 너무 두렵다.

그래도 나는, 매일 밤 다시 다짐한다.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지겠다고.

한 번만 더 참아보자고.

오늘보다 덜 무너지는 사람이 되겠다고.

오늘보다 한 번이라도 더 다정한 엄마가 되겠다고.

그 다짐들이 언젠가는 내 하루를 바꿔줄 수 있기를.

그렇게 또 아침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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