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장난도 가끔은 아프게 다가오는 나에게
나는 장난을 잘 받아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농담이 오가고, 웃음이 넘치는 자리에 있을 때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엄마의 농담 반, 진담 반 말투에 나는 자주 상처를 받았다.
그건 늘 가벼운 말처럼 흘러갔지만 내 마음엔 조용히, 깊게 박혔다.
다들 웃으며 넘어가는 일도 나는 며칠이고 마음속에서 되새김질했다.
그리고, 아팠다.
그게 성격이라는 걸 안다.
유난스럽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이 내 안에 오래된 감각이다.
그래서 아이와의 하루도 조금은 불편하다.
아이에게는 너무 자연스러운 장난들—
엄마에게 침을 묻히고, 가슴을 만지겠다며 다가오는 농담 섞인 장난들—
그 순간마다 나는 당황하고, 정색하게 된다.
머리는 “이건 장난이다”를 알지만
몸은 딱딱하게 굳는다.
표정은 얼어붙고, 말끝은 뾰족해진다.
아이는 그게 왜 문제인지 잘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걸 설명할 말도, 풀어낼 여유도 아직 없다.
아이와의 ‘티키타카’는 늘 서툴다.
대사가 맞지 않고, 타이밍도 어긋난다.
나 혼자 어색하고,
나 혼자 지친다.
그래서 나는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남편이 돌아오는 순간이다.
그 시간이 되면 나는 아이와의 긴장을 살짝 내려놓는다.
‘함께’가 되는 기분보다는 ‘견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나는 아이와 있는 시간이 어렵다.
그리고 동시에, 그게 나라는 사람에게 오는 자책이기도 하다.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를 때 나는 가만히 앉아 아이를 지켜본다.
차라리 아무 말 없이 있는 시간이 덜 불편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이렇게만 있어도 괜찮은 걸까"라는 불안이 든다.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마음과 그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부딪힌다.
이건 그냥, 내 이야기다.
위로받고 싶어서도 아니고, 누구를 탓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그냥, 나는 이런 나를 조금 더 인정해 보기로 했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일이 누군가에겐 하루를 흔들 만큼 크다는 걸, 이제는 나도 인정해보려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조금씩 나와 아이 사이의 새로운 리듬을 찾아갈 수 있기를, 조용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