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진 Jul 09. 2023

“신용카드는 마취제”...절대 쓰지 말아야 할 까닭은?

초보 공무원, 거지 탈출 5단계 - 2편

☞ 공무원으로 살아남기 시리즈 전편 편하게 보기


신용카드 쓰는 사람은

늘 과거 속에 산다.


(1편 : 초보 공무원, 거지 탈출 5단계)


월급 수령. 카드 회사에서 퍼간다. 남은 현금? 없다. 안다. 당신이 사치해봤자 얼마나 했겠는가. 생활비로 카드 쓴다. 카드 대금이 월급에 육박하면? 남는 현금 없다.


신용카드 쓰지 않고는, 생활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진다. 신용카드 써도 현금이 충분히 남는다면 괜찮다. 하지만 초보 공직자를 비롯한 보통 직장인은 그렇지 않다.


현금이 없을 때의 문제점. 불안하고, 불편하다. 일자리라도 잃게 되면, 바로 상환 불가 위험에 빠진다.


카드는 분명 과거의 내가 썼다. 근데 이달의 내가 카드값을 내고 나면 기분은? 일은 죽어라 하는데, 돈은 하나도 못 번 것 같은 불편한 기분이 된다. 이런 기분은 직장생활 업무태도에도 영향을 준다. 


신용카드의 악순환은 끝이 없다. 하다못해 어버이날에도 현금은 필요하다. 부모님께 카드를 긁을 수는 없으니까. 현금이 없으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든다. 그다음은 신용대출이다.


내게 대출부터 리볼빙까지 권하는 분이 있었다. 대출받고 리볼빙 상태까지 가야 삶을 치열하게 살게 된다는 말이다. 자영업자분들께는 맞는 맞일지도 모르겠다. 월급이 정해진 직장인에겐 적용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 이론의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미래를 계획하기 어렵다. ‘돈이 하나도 없지만, 여름에 신용카드로 해외여행 가야지.’ 같은 생각도 계획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 카드 대금이 왜 이렇게 많은지 지난 지출을 늘 살펴본다. 맞아 내가 이걸 썼었지...


즉, 항상 과거 속에 살게 된다. 추억이 아니라 쓰라린 상환의 고통에. 신용카드 사용은 신용카드로만 끝나지 않는다. 당신의 미래가 존재하지 않게 만든다.


초보 공무원, 직장인의 거지 탈출 첫걸음은 무조건 신용카드 끊기다.


신용카드 끊기, 왜 어려울까?

우리 뇌도 신용카드와 한패를 먹었다.


많이 알려진 미국 스탠퍼드대 브라이언 넛슨 교수(심리학 및 신경과학) 논문 내용이다.

이 연구 결과는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로 구매할 때 소비자들이 과소비 및 과소 저축을 하는 경향이 증가하는 것과 같은 비정상적인 행동을 이해하는 데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특히, 후불 결제와 결합된 신용의 추상적 특성은 소비자들이 결제의 고통에 대해 '마취'될 수 있습니다.

(원문) This finding has implications for understanding behavioral anomalies, such as consumers' growing tendency to overspend and undersave when purchasing with credit cards rather than cash. Specifically, the abstract nature of credit coupled with deferred payment may “anaesthetize” consumers against the pain of paying

출처 https://www.cell.com/neuron/fulltext/S0896-6273(06)00904-4
번역 DeepL 사용


즉, 구매를 카드로 할 때 뇌에서 느끼는 통증이 현금 결제보다 덜하다는 뜻이다.


인간은 합리적 존재가 아니고, 우리 뇌도 우리 편이 아니다.


신용카드 체리피커.

대기업을 이겨보겠다고요?


신용카드 혜택만 쏙 뽑아 먹겠다고? 분야는 다르지만, SNS 중독성을 경고하는 책 『8초 인류』는 이렇게 말한다.


“저커버그가 하버드에서 공부했고,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가 심리학도 전공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인스타그램의 케빈 시스트롬과 링크드인의 리드 호프먼 등 주요 소셜 네트워크의 창립자 중 다수는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당신 머릿속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당신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SNS 중독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심리전문가와 AI가 동원되고 있다는 건 널리 알려졌다. 그래도 우리는 중독을 끊지 못한다.


노비도 대감집 노비, 맛도 대기업 맛이라고 하지 않는가. 온갖 금융공학자가 동원되어 만들었을 카드 혜택에 대항하겠다는 건 순진한 생각이 아닐까?


SNS처럼 신용카드도 혜택을 통해 당신에게 카드 쓰는 습관을 중독시키려 한다.


대기업을 이길 수 있다는 당신,

과연 삶도 살릴 수 있을까?


주유 혜택 받으면 보통 한 번에 2천 원 정도. 한 달에 만 원 정도. 항공권 마일리지 카드. 매달 특정한 날 상품권을 온라인으로 싸게 사서 마일리지 쌓기.


다양하게 혜택을 누리는 방법 많다. 카드 잘 쓰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요즘은 혜택만 뽑아 쓰라고 알려주는 앱도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쓰면 결국 한 푼이라도 더 쓰게 된다. 어떻게 알았냐고? 나도 알고 싶지 않았다.

 

좋다. 당신이 정말 뛰어난 체리피커다. 문제는 따로 있다. 그걸 신경 쓰느라 삶의 시간을 내어준다. 아무리 앱으로 혜택을 알려주는 시대라 한들, 거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과연 내 인생의 시간을 내어줄 만큼 큰 혜택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바쁜 하루. 월급을 벌어보겠다고 힘들었다. 내 생각에 분명 당신의 시간은 몇천 원, 몇만 원 카드 혜택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 시간에 쉬자. 머리를 맑게 하거나,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는 게 어떨까? 장기적으로 분명 카드 혜택보다 훨씬 큰 혜택이 돌아올 것이다. 그 시간에 명상을 하면, 아파서 쓰는 병원비라도 줄지 않을까?





사진: UnsplashMohammad Amin Masoud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