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진 Jul 24. 2023

“빚 갚고 싶으신가요?” ... 그럼 명절은 잊으세요.

초보 공무원, 거지 탈출 5단계 - 3편

☞ 공무원으로 살아남기 시리즈 전편 편하게 보기


지난달 카드값은,

어쩌지?     


신용카드. 쓰면 안 된다는 건 알았다. 그래, 자르자.


그런데, 지난달 카드값은 어쩐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자. 당신 통장에 월급이 들어왔다. 160만 원. 바로 카드값으로 전액 빠져나간다.     


그럼 이달 생활은 어쩐다? 다시 신용카드를 쓰면 된다. 만약 이달에도 딱 160만 원만 소비하면 문제가 없다. 다음 달에 월급 160만 원을 받아 갚으면 된다.     


현실에선? 그럴 리 없다. 카드값은 무조건 늘어난다. 카드값이 늘지 않았다면, 월급에 육박하는 카드값을 청구받는 일도 없다.     


이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건 뭘까. 바로, 카드값이 160만 원을 넘는 것. 이달에 신용카드로 170만 원을 쓴다면, 다음 달에 10만 원을 빚져야 한다.     


마이너스 통장을 쓰거나, 리볼빙 해야 한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 일부를 다음 달에 갚는 제도다. 이름만 다르지 모두 대출이다.     


리볼빙은 이자가 최대 19%다. 160만 원 중 100만 원을 다음 달에 갚겠다고 하면, 19만 원의 이자까지 더 내야 한다.     


카드값도 빚이다. 신용으로 빌린 돈. 우리를 빚지게 하기 위한 금융 시스템은 치밀하고 꼼꼼하다. 갚아버리자. 빚지지 말자.     


물론, 한순간에 모든 사람이 빚을 갚는다면, 자본주의가 멈출지도 모른다. 하지만 160만 원 버는 당신이 자본주의의 수호자가 될 필요는 없다.     


카드값 털기,

현상 유지부터.     


그럼 카드값을 어떻게 털어야 할까.      

1단계. 카드값 현상 유지.     


첫 단계는 현상 유지다. 카드값이 더는 늘지 않게 막는 거다. 카드 명세서를 열고, 불필요한 지출을 찾아야 한다. 카드회사 홈페이지에서 엑셀로 내려받아 살펴보면 된다.     


야속하겠지만, 커피값부터 찾아보자. 또, 술을 포함한 불필요한 저녁 외식. 이런 몇 건만 줄여도 카드값을 현상 유지하거나, 조금 줄일 수 있다.     


월급 160만 원 ~ 200만 원. 당신이 사치해야 얼마나 했을까. 필수적인 지출이 많을 것이다. 카드값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근데 현상 유지만 하면 대체 카드값은 언제 갚을 수 있을까?     


당신에게

이제 명절은 없다.     


2단계. 수당과 성과금은 잊어라.     


1단계를 잘 유지했다면, 카드값 청산할 기회는 온다. 바로 1월, 9월이다. 민족의 명절, 설과 추석. 명절 수당이 나온다.


수당이 나오니 들뜨는가? 참았던 소비를 하고 싶은가? 민족이 모두 들뜬다고, 나까지 들뜰 필욘 없다.


카드값 갚기는 물론, 앞으로 건전한 경제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은 당신. 이제 이 수당들은 없는 돈이라 생각해라.     


1월 정근수당, 명절 수당
3월 성과금
7월 정근수당
9월 명절 수당     


이런 수당이 없는 달에도, 우린 분명 월급으로 생활하고 있다. 수당을 보너스라 생각하지 말자.


카드빚과 대출을 상환하는 데 모두 써야 한다.     


부모님 용돈도 두둑하게 드리고, 여행도 보내드리고 싶다고?


성인이 되어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빚 없이 사는 게 더 큰 효도다. 빚을 다 갚기 전까지 양해를 구하자.     


정근 수당은 근속에 대한 기여를 보상해주는 것이라, 초보 공직자는 의미 없는 금액이 나온다.


성과금도 성과 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으면 0원일 수 있다.     


공무원도 기관 상황과 호봉이 다양해 단정할 수 없지만, 신규 공직자가 1년에 평소 월급 이외의 금액으로 받는 금액은 200~400만 원 정도 될 것이다.


이 돈을 활용해 카드빚을 청산해야 한다.     


3월 연말정산 환급과 12월에 연가(휴가) 미사용 보상금도 있다.     


다만, 연말정산 환급은 낸 세금을 돌려받는 것이다. 그래서 급여가 적으면 미미할 수 있고, 연가 보상비도 요즘은 휴가를 장려하려고 안 주는 경우가 많다.


빚이 없는 것이,

언제든 출발점.     


이 수당들은 연차가 쌓일수록 오른다. 7급 정도 되면 다 합쳐 천만 원 정도 되기도 한다.


그럼 돈이 풍족할 것 같지만, 그럴리가 있나. 그땐 또 주택 관련 대출이 분명 있다.      


1년에 천만 원을 추가로 상환하게 되면 빚 갚는 속도가 빨라진다. 부부 공직자거나 맞벌이라면 이 금액은 최소 2배는 된다.


월급 생활자가 1년에 2천만 원을 상환하거나 저축할 수 있다면 꽤 큰 금액이다. 2천만원이 혹시 별거 아닌 거 같은가?


모두 억 단위 돈을 쉽게 말한다.  모두 부자인 것 같다. 환상이다. 며칠 전 통계청 발표와 관련해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이다.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 가운데 첫 일자리에 취업할 당시 임금이 200만 원 미만인 비율은 64.4%였다.’(이코노미스트, 2023. 7. 18.)     


또 요즘은 다들 10억씩은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10억 이상 금융자산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될까?      


케이비(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2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은 지난해 42만4천 명으로 국내 인구의 0.82%에 불과하다.


공무원이 월급 받아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부자가 되든 못 되든, 일단 빚이 없어야 뭐든 시도라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일단 빚이 없으면 마음은 편해진다. 마음이 편해야, 일도 삶도 잘 풀린다.




사진: UnsplashKostiantyn Li

이전 09화 “신용카드는 마취제”...절대 쓰지 말아야 할 까닭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