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과 편협

week 4. 230225

by 옥돌

오랜만에 요가 선생님의 가이드와 함께 수업을 들었다.


지도자 과정을 시작한 후로 줄곧 개인 수련을 하다가, 외부 수업을 들으니 정말이지 너무 좋았다. ‘요가는 혼자 하는 수련’이라고 생각했다가 또 함께 나누는 에너지의 힘을 다시금 깨달은 시간이었다. 요가를 어떻게 정의하냐는 내 마음이지만, 혼자만의 세계에 매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요가란 자고로 조용하고, 잔잔하고, 편안해야 한다고 은연중에 단정 짓고 있었던 것 같다.


이나 선생님의 스타일은 잔잔하기보다, 밝은 에너지로 즐거운 요가의 세계로 안내하는, 초봄의 햇살 같은 모습이었다. 옆 사람과 짝을 지어 서로의 온기를 느끼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 수련하는 재미도 알려주셨다. 통통 튀는 가이드에서 고요한 사바아사나로 가는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심지어 맥주와 함께하는 '비어요가'였다. 맥주를 마시면서 요가를 한다기에 손사래 치며 '어떻게 신성한 요가를 술과 함께할 수 있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요가를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완의 길로 다가서는 모습을 보고 편협한 사고가 또 한 번 부서졌다.


편안한 수업을 듣고 온 후, 이완된 상태로 호흡을 지속할 수 있었다.


일상생활에서도 심호흡을 하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는 나를 발견하고 있다. 덕분에 눈코뜰 새 없이 바쁜 회사 일 속에서도 나를 잘 지켜가고 있는 것 같다. 지도자과정을 하며 한 주 한 주 다른 배움과 깨달음을 얻고 있어 스스로 놀랍다. 이 과정의 끝에는 어떤 내가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요가 선생님과 수업 전후로 가볍게 요가와 삶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심적으로 부쩍 가까워져서, 인스타 맞팔에 다음 수업 방문까지 약속했다. 선생님께서도 회사를 다니면서 지도자과정을 했었다며,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지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며 응원해 주셨다.


요가를 하러 맹그로브에 모여 옆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순간. 난생처음 본 사람과 피부에서 마음으로 온기가 통하는 순간. 너무나도 아름다운 순간에 머물렀고, 머무르고 있다.


한국에도 요가 수업이 참 많지만, 스타일이 다양하지는 않은 것 같다.


발리에서 여러 수업을 들어보면서 내가 아는 요가의 세계가 정말 좁았음을 피부로 느꼈는데, 그중 가장 큰 차이점이 한국에서는 함께하는 수련자 간 교류와 연결이 적다는 것이었다. 발리에서는 옆 사람과 함께 아사나를 수련하거나(서로를 잡아주고 북돋아주면서) 모두가 둘러앉아 포옹을 나누고, 안부를 묻는 따뜻한 인사말이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을 오랜만에 또 만났다. 한국에서.


그녀가 요가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아직 요가의 길에 있어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지만, 오늘의 수업은 두말할 것 없이 최고였고, 내일의 수업도 기다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