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로마_Aroma of night & 에필로그
파랗다.
하늘이 너무나 맑아서
괜스레 심술이 났다.
손을 위로 뻗어 하늘을 반으로
그어버렸다.
어둡다.
하늘이 어둠을 삼킨 듯
나의 두 눈을 삼켜버렸다.
손을 위로 뻗어 하늘에 가려진
해를 꺼냈다.
그것은
내 목줄을 뚫고 나가
심장으로 스며들어서는
폭음을 내고 떨어진다.
온몸에 핏빛이 흘러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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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위로 뻗어 하늘에 가려진
해를 꺼냈다.
그것은
내 목줄을 뚫고 나가
심장으로 스며들어서는
폭음을 내고 떨어진다.
온몸에 핏빛이 흘러넘쳤다.
손을 위로 뻗어 어둠에 가려진
달을 꺼냈다.
달빛은 내 안으로 스며들어와
스르르 잠이 든다.
온 세상에 따뜻한 빛이 흘러넘쳤다.
삭막했던 마음이 부드러워지길
버거웠던 하루가 투명해지길
차가웠던 눈빛이 따뜻해지길
밤이 되면 이야기는 바뀔 거예요.
저의 밤도 (당신에게) 위로가 될까요?
저의 밤도 위로가 될까요?
_
story
<밤의 로마>
밤을 주웠다, 오늘을 주웠다
_은궁아트웍 에세이
*직접 찍은 사진과 글로 스토리 연재합니다.
<밤의 로마 >
(아이폰, 디지털 촬영)
에필로그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이 시작되고 있었다.
얼굴에 닿는 바람결이 부드러웠다.
한줄기 뜨거운 바람결에도 휘청거렸던 마음은
다소 서늘해진 가을바람에도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_
밤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생각해본다.
때때로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면 세상 모든 것들이 버겁게 느껴진다.
낮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있으면 홀로 도태되어 외딴섬에 갇혀버린 사람처럼 어색하기만 하다.
저 빠른 움직임을 버텨내기에 아무 힘도 남아있지 않았던 나는 밤이 있어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아직 살아있고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느리고, 느리고, 느리지만 그것으로 괜찮다고.
포근한 밤의 온기가 나를 감싸주어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준다.
여름밤, 매일같이 길 위를 걸으면서 나는 나의 서리를 하나씩 흘리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마음의 계절이 뒤섞여버렸던 그때, 그 시간들이 지나고
녹은 서리 속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생각해 봅니다.
저의 밤과 당신의 밤이 만나면
서로에게 또 다른 위로를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위안이 되며 살아가는 것이지 않을까.
저의 밤도 당신에게 위로가 될까요?
저의 밤도 위로가 될까요?
살포시 이야기를 건네봅니다.
2020. 은궁
PS.
안녕하세요, 은궁입니다.
story
<밤의 로마>
_Aroma of night_
원제목 그대로 브런치북을 재발간합니다.
공감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책에 쓰인 은궁아트웍 작품들을 배경화면으로 공유하여
위로를 더합니다~
오늘 밤도 사랑하고 행복하세요♡
은궁드림
저의 밤도 위로가 될까요?
글/ 아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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