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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 Jul 05. 2024

every day 신앙일기

믿음을 쓰다/19

양은 그의 음성을 듣나니 그가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 양들이 그의 음성을 아는 고로 따라오되(요 10:3~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나는 양의 문이라 내가 문이니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들어가면 구원을 받고 또는 들어가며 나오며 꼴을 얻으리라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 10:7~10)


어느새 20편 가까이 신앙 일기를 쓰고 있다. 언제까지 하지? 라며 스스로 묻지만 믿음 생활이라는 것은 매일 매 순간 이루어지는 것이고 매일 주님을 생각하며 동행하는 일인데 언제까지라는 것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사실 평일 매일 글을 쓰는 것이 쉽지는 않다. 


50편? 100편?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지만 이 연재를 언제까지 할지는 나도 모른다. 당장 여름휴가 때만 해도 연재를 못할 거 같은데 어쩌지?라는 생각이 든다. 


반복되는 일상처럼 신앙 역시 반복되는 것이다. 그 반복이라는 것이 우리의 습관이자 행위일 테지만 사람인지라 안일함을 느끼고 루즈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내는 것이 큰 힘이라는 것은 매일의 일상을 지켜낸 사람은 알 것이다. 


나 역시 매일 오전 시간 성경을 읽고 책을 읽고 연재를 위한 글쓰기를 3주째 하고 있다. 머릿속으로 인식은 하지만 행위까지 가기에는 일상을 지켜내려는 애씀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나 지루함을 잘 느끼는 내 성격에 반복되고 지속되는 행위가 쉽지만은 않다. 


오늘 말씀을 읽으며 양들을 불러 인도하시는 주님을 기억해 본다. 요즘 중2병인 아들이 시험기간임에도 뇌가 집 나간듯한 행동을 하는 꼴에 내 마음의 수평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아예 보지도 않으면 편하련만, 가족 중심적인 그 아이는 떡 하니 거실 소파에 앉아 자신에 존재감을 너무도 드러낸다. 그 존재감에 눌리지 않기 위해 찬양을 틀어놓고 집안일을 하며 내 마음을 달래 본다. 


어느새 아들이 찬양 멜로디를 휘파람으로 부르기도 하는 것을 보며 묘한 안도감을 느껴본다. 엄마가 가라고 하니깐 가고 엄마가 안 가면 뭐라고 하니 교회를 가는 아들이다. 성경을 읽으며 도대체 믿을 수가 없어서 성경을 못 읽겠다고 하는 아들이기도 하다. 항상 엄마가 먼저 교회로 출근을 하니 아들은 가끔 늦잠을 자느라 교회를 빠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크게 뭐라 하진 않는다. 다만 내 표정이 좋진 않음을 아들은 느낄 것이다. 


주일날 교회를 가는 것 역시 매주 반복되는 일상이고 습관이다. 주님이 양을 불러 모으는 시간이기도 하고 주님의 부르심에 반응하여 교회로 이끌리는 것이 자녀의 모습일 것이다. 어느새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것에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지켜내는 것이 믿음을 유지하는 것이고 그 믿음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교회만 왔다 갔다 하면 뭐 해?라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장소의 개념으로서 그리고 일상이라는 개념으로서 오고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아무런 생각 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견디어내진 않는다. 그 일상이 곧 나이자 곧 내가 할 일이니 말이다. 


다만 한 번씩 주님의 음성에 세심하게 귀 기울이고 그 음성에 세밀하게 응답을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교회에서 부르던 어떤 찬양이 될 수도 있고 설교 말씀 중 유난히 마음에 꽂히는 어떤 말이 될 수도 있다. 공동체 내에서 어떤 이에게 가는 마음이 될 수도 있고 맛있는 교회밥을 먹으며 문득 떠오르는 감사일 수도 있다. 


그렇게 일상 곳곳에서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주님의 음성과 주님의 흔적을 기억하고 그 기억에 의지해 일상을 또 꾸려내면 되는 것이다. 믿음은 대단하게 어려운 것도 이루지 못할 것도 아닌 그저 일상 안에 함께 거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의 흔적을 알아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듣고 찾는 자의 일상은 다를 수밖에 없고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주님을 닮은 향기를 피워낼 것이다. 믿음은 곧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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