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우리가 다르단 거야.
여행지를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건 날씨다. 아무리 좋은 곳도 날씨운 없으면 집안 이불보다 못하더라.
나와 남편은 더위를 매우 싫어한다. 몇 안 되는 공통점 중 하나이다. 여름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5시 이후에 본다. 그리고 지하철로 연결된 몰에서만 만난다. 햇빛이 있는 한 10분 이상 절대 걷지 않는다.
우리가 태국을 갔을 때는 건기에서 우기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더위를 싫어하기에 오히려 비가 오는 것을 좋아한다. 태국이 처음인 남편에게 짬짜면 같이 두 가지 맛의 태국을 보여줄 수 있어서 잘됐다 싶었다. 이런 여유로운 생각과는 달리, 치앙마이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더위에 압도되었다. 세상에나 40도가 넘었다. 정확히는 43도였다. 우리는 한 번도 이런 온도에 노출된 적이 없었다. 우기란 생각에 그만 온도를 둘 다 체크하지 않았던 것이다.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하면서 우버 기사님도 더워 죽겠다고 이런 더위는 첨이라고 하셨다.
일 년 중에서도 가장 더울 때 간 것이었고 그중에서도 올해의 더위는 기념적이었다.
치앙마이에 머문 5일 중 대부분은 방콕을 하다 주말에만 갈 수 있다는 참차마켓을 가기로 했다. 야외 마켓이기에 햇빛을 피하고자 열자마자 갔지만 40도에서는 왕도가 없었다. 겨우겨우 마켓을 둘러보면서 한 가지 발견을 했다. 둘 다 더위에 취약해서 비슷한 타이밍에 쉴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번갈아 가면서 쉬자고 해서 구경한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았다. 우리의 디테일은 이러했다.
남편의 경우, 땀에 민감했다. 그래서 온도가 남편에게는 중요했다. 백팩을 메고 있는 등이 땀으로 다 젖으면 남편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늘에 들어가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 땀이 마르면 이동을 했다.
반면에 나의 경우, 땀은 거의 안 났지만 햇빛에 민감했다. 햇빛이 날 때리고 찌르는 느낌에 힘들어했다. 그래서 미간이 특히 찡그려졌는데 기분이 나쁜 건 아니다. 다만 힘들 뿐인데 남편은 자꾸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봤다.
남편이 걷다 그늘에서 땀을 식히고 걸어볼라치면 햇살에 찔린 내가 행군을 저지하는 조합이 되어 속도가 나지 않았고 더 오래 더위에 노출되는 부작용이 생겼다.
이래서 우리가 비슷한지 알았는데 달랐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