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공모전 응모
"2025년 9월 30일까지 접수"
지인의 SNS에서 알게 된 <복음과 상황> 공모전. 태어나서 한 번도 공모전이라는 걸 도전해 본 적이 없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혼자 맘껏 흠뻑 쓰면 되지, 뭘 공모를 해. 내가 아무리 관종이어도 그 정도는 아니야.' 공모전에 응모하는 분들이 '관종'이라는 말은 아니다. 그저 내 좁디좁은 시야가 담아낸 생각의 흐름이 그랬다는 말이다.
상금이 탐난 것도 아니었다. 당선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으니. 공고를 보자마자 3초 만에 '저건 해야 해'라고 결심했던 그 동력이 무언지 여전히 알 길이 없다. 그저, '우주의 기운'이 나를 떠밀었다고 할 밖에는.
늘 그렇듯 그 무렵에도 나는 매우 바빴다. 끼니를 대충 때우고, 할 일이 쓰나미처럼 몰려와도 잠을 줄이지 않으려 눈을 질끈 감고, 그러면서도 빨래 바구니에 쌓아둔 옷들로 에베레스트를 만들지 않으려 고군분투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저건 해야 해'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나에게 찾아온 초대장인지도 모른다는 음성이 종일 내 심장을 마구 두드렸다.
9월 30일 새벽 2시 47분.
이메일로 원고를 제출했다. 어질어질한 머리와 띵한 뒷골을 문지르며 잠을 청했다. 피곤함이 그 임계치를 넘어 '곯아떨어짐'에서 '곪아 떨어짐'으로 옮겨갔다. 자고 싶지만 잠들지 못하는 몸을 다독이며 눈을 감았다. 그렇게 우주의 절벽 아래로 나를 내던졌다. 앞으로 펼쳐질 일은 알지 못한 채.
'드디어 해냈어'와 '결국 저질렀어' 사이에서 가을밤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지난가을 홀린 듯 나를 휘몰아친 그 힘은 무엇이었을까. 소위 말하는 우주의 기운이 내 등을 떠밀었다 하기에는 내가 간절히 원해서 저지른 일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 우주는 어쩌면 내 안에만 머물던 세상은 아니었을까. 견뎌내고 버텨내기 위해 홀로 미친 듯이 토설하던 시간들. 누구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는 않을까 안전한 곳을 찾아 글로 쏟아낸 시간들. 그리고 조심스레 이 공간에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내던 마음.
그때부터 이미, 내 안의 우주는 팽창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먼지 같은 존재로 혼돈 가득한 공간을 떠돌던 시간. 그 시간에 짓눌려 빨려 들어간 블랙홀보다 어두웠던 그 시간들을 타고, 지구별에 안착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여기서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이 별에도 나 같은 이들이 있음을 안다고.
그렇게, 오래전부터 예비된 충동이 나를 떠밀었다. 그리고 나는, 어떠한 저항도 없이 기꺼이 나를 내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