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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영 Apr 06. 2024

성장을 보는 기쁨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오오 오~~~~ !!!


S가 백점을 맞았다. 이 반에서 유일한 백점이다. 원래 에이스인 K나 D가 백점 맞은 것보다 훨씬!! 좋다.

동네방네 소문내며 자랑했다. S는 그래도 된다.


S는 진득하니 엉덩이를 붙이고 공부하는 아이다. 수업 태도도 좋다. 바로바로 대답을 못해 속상해도 하지만 끈질기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늘 마음이 쓰이던 학생이다. 그런 S가, 드디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이 반에서 유일하게 다 맞은 아이다. 교육 방침에도 맞지 않아 아이들 개인 결과를 공개하진 않는데 S의 백점은 알리고 싶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되기도 했다.


"이번 과제 다 맞은 사람이 딱 한 명 있었어."

"와~~ 누구예요?"

"S.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드디어!!"

"와~~ 어얼~~~"


아이들은 환호했고 S는 씩 웃는다. 그런데 Y의 얼굴에 실망이 가득하다. 역시 별로 좋은 일을 한 건 아닌가 보다.


Y는 우리말을 집어치워야겠단다. 조용한 목소리로  타일렀다.


"틀려도 되고 잘 못해도 되는데 집어치우는 건 안 돼. 내가 굳이 S가 다 맞았다고 말한 건 열심히 한 것을 칭찬한 거야. Y야, 집어치우는 건 안 돼. 성장할 생각을 해야지, 포기할 생각을 하면 어떡하니. 너무 극단적이잖아."

"죄송합니다."


수업 시간 내내 Y가 적극적으로 대답한다. 그것도 옳은 답으로. 친구들이 Y를 보는데 오~ 다시 보는 표정이다.


수업이 끝나고 나가려는 내게 Y가 와서 자기가 반성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고 한다. 정말 잘했다고 해 줬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교사의 말을 알아듣고 바로 반영하는 Y도, 실력을 쌓였음을 보여준 S도 기특하다.


학생은 교사의 기대를 저 버리지 않는다. 덕분에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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