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날동안 늘 실패하고 넘어지지만 또 일어서는
나는 새로운 시도를 좋아한다. 한스-게오르크 호이젤의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라는 책에 의하면 나는 '자극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자극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은 새로운 것에 자극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여행을 떠나는 것을 좋아하고,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자극 시스템에 의해 스스로 끊임없이 발전하려는 경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거다'하고 생각이 현실보다 앞서게 되면 생각을 현실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생각으로 끌어다 가져 놓는다.
부캐(부캐릭터)가 유행하는 이 시대에 나는 과연 어떤 컨셉으로 나의 부캐를 만들어 볼 것인가 고민하다 그래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글쓰기로 승부를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글쓰기에도 너무 많은 종류가 있다. 그 방대한 글쓰기의 지평선 앞에 나는 또 한 번 무릎을 꿇고 좌절하고 말았다. 하지만 나의 자극 시스템은 그렇게 나를 끝까지 무릎 꿇리지 않았고, 다시 한번 일어나 도전하게 하고 시도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아내가 회사를 만들 때 회사의 이름과 회사의 이미지를 담은 카피라이트를 만들어주지 않았던가? 특별한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드립백 커피를 판매하고 싶다는 아내의 의중을 받아 '리즈너스'라는 커피 드립백 회사를 만들었다. 리즈너스(Reason,us). 우리 모두는 각자 특별한 이유들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리고 아내의 드립백에 포함되는 엽서에도 '너는 그렇게, 나의 삶의 이유 이어라'라는 카피라이트를 넣으며,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그리고 선물하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특별한 선물이 되도록 문구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아주 인기 있는 드립백 커피 회사가 되었다. 물론 리즈너스가 단순히 온라인으로 드립백 커피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금의 일부를 코로나로 직장을 잃은 청각장애인 분들을 돕고 협력하는 사회적 기업으로써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기 때문에 그 의미는 더욱 배가 된다.
얼마 전에 다녀온 카페는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카페였다. 시그니쳐 메뉴도 있고, 인테리어도 있었지만 그 카페만의 특별한 카피가 없었다. 그래서 카페의 인스타그램, 그리고 사장님의 마음을 추려보니 '햇살'이라는 한 키워드가 나왔다. 때로는 복잡하고 어려운 카피보다는 짧고 강렬한, 그리고 많은 것들을 담아낼 수 있는 읽히는 카피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햇살 한 스푼, Cafe Marah'라는 카피를 만들어 보았다. 물론 요청한 것은 아니고 혼자 활동을 해보았지만, 사장님에게 선물로 카피를 보내드렸다.
이제 나는 블로그를 통해서 브랜드 네이밍과 카피라이팅에 관한 일들을 조금씩 더 도전해보려고 한다. 누구나 실수와 실패는 있다. 거기서 일어서지 못하는 것이 더 비참한 모습이다. 나는 다시 또 일어나고 도전해 본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지 않는 나만의 길을 찾아 한 걸음씩 걸어 나가면 감추였던 길이 반드시 보일 것이다. 그 길을 나는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