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 사용 설명서

에필로그-창작자는 멈추는 법을 모른다

by 유혜성

에필로그-창작자는 멈추는 법을 모른다


쓰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결국, 오늘도 또 해버리고 말았다.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안 하기로 했는데.

그냥 좀 쉬자고, 가만히 있으려고 했는데.


그런데 손은 어느새 뭔가를 만들고 있었고,

머리는 이미 다음 장면을 그리고 있었다.

나는 또 뭔가를 쓰고, 찍고, 그리고 있었다.


이건 계획된 노력이 아니라, 그냥 나의 존재 방식이다.

창작자는 멈출 수 없는 사람이다.

멈춘다는 건 숨을 멈추는 일이고, 조금 과장하자면 존재를 멈추는 일이다.


한 번은 병원에 입원해 수액을 맞으며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나는 메모장을 열어 글을 썼다.

아팠던 그 순간도 결국 콘텐츠가 되었고,

눈물 흘렸던 밤은 어느새 문장이 되었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창작한다.

그건 사명도 욕망도 아니다.

우리 안에 각인된 리듬 같은 것.


심장이 뛰듯 문장이 떠오르고,

숨을 쉬듯 아이디어가 흐른다.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그렇게까지 해야 해? 좀 쉬지 그래.”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우리도 쉰다.

다만,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산책하다 문장이 떠오르고,

커피를 마시다 영상 콘셉트를 잡고,

친구와 수다를 떨다 다음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우리에게 쉼이란,

창작과 창작 사이의 숨 고르기일 뿐이다.

그마저도 결국 ‘다음’을 위한 예열이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나를 다시 낳는 일이다.


자신을 갈고, 깎고, 재조립하는 일.

때로는 영혼을 갈아 넣어야 하고,

마음을 해체하고 다시 세워야 한다.


그렇게 쓴 한 줄 한 줄이

결국 나를 다시 만든다.


글을 쓰는 시간은,

나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이다.


‘쓴다’는 건 끝이 아니다.

언제나 다음을 부르는 시작이다.


창작자의 마음은 순환 구조다.

끝은 곧 시작이고,

시작은 또 다른 끝이다.


이미 시작한 순간, 다음 끝을 예감하고,

끝났다고 믿는 순간에도,

어딘가에서는 이미 새로운 것이 자라고 있다.


창작자의 자문자답은 그래서 늘 비슷하다.


“이걸 왜 또 하고 있지?”

“근데 이걸 안 하면, 내가 나일 수 있을까?”


그리고 결국, 이렇게 중얼거린다.


“또 해버렸네.”

“그렇지, 나는 창작자니까.”


창작자는 멈추는 법을 모른다.

그게 때로는 두렵지만, 그래서 더 단단해진다.


사람들은 가끔 창작자가 무섭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펜이라는 무기를 들고 있으니까.

한 문장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고,

한 장면으로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으니까.


우리는 다듬어지고, 깎이고, 단련되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눈빛은 깊어지고,

내면은 더 단단해진다.

그래서 창작자의 눈은 언제나 반짝인다.


그 눈은 조용히 묻는다.


“이건 끝났지만… 다음은 뭘까?”


그리고 결국, 다시 시작한다.

아니 어쩌면,

이미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는

쓰는 사람으로,

만드는 사람으로,

창작자로 살아가기로 했으니까.


그러니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내일도

또 쓰고, 또 찍고, 또 만들 것이다.


영원히.

아주 기쁘게.

그리고 나답게.


보너스 페이지 – 창작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족, 친구, 연인…

당신이 이해해 주면, 창작자는 더 자유로워집니다.


1. 창작자는 갑자기 사라질 수 있어요.

생각이 시작되면, 몸이 먼저 반응해 버려요.

연락이 뜸해지거나 조용해졌다면, 지금 창작의 파도 속에 잠긴 걸지도 몰라요.


2. 이상한 타이밍에 기뻐하거나 우울해해요.

그건 창작의 파도에 올라탄 순간이에요.

감정이 롤러코스터처럼 출렁여도 그 순간이 창작 에너지의 불꽃이니 너무 걱정 말아요.


3. 쉰다고 해놓고 뭔가 하고 있다면, 그냥 내버려 두세요.

그게 그 사람만의 휴식이에요.

표면상 ‘휴식’ 같지 않아 보여도, 그 속에서 영혼은 재충전 중일 수 있습니다.


4. “그렇게까지 해야 돼?”보단 “너답다” 한 마디가 더 위로돼요.

무심한 한마디가 창작자의 큰 힘이 됩니다. 진심 어린 인정은 때론 마법과도 같죠.


5. 이해 못 해도 괜찮아요. 다만, 존중해 주세요.

그게 창작자에겐 가장 큰 응원입니다.

창작자의 세계는 때론 미지의 영역이지만, 존중받을 때 비로소 마음의 문이 열립니다.


6. 창작자의 말은 때로 엉뚱하지만, 의미가 있어요.

‘엉뚱한 말’ 뒤에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보세요. 그게 그들의 언어예요.


7. 창작은 고독한 여행이지만, 함께하는 당신이 필요해요.

혼자 떠나도 결국 돌아올 곳이 있다는 믿음이 창작자의 힘이 됩니다.


8. 아이디어는 갑자기 불쑥 찾아와요.

아무리 바빠도, 그 순간만큼은 귀 기울여 주세요. 당신이 그 순간의 ‘보호자’가 되어줄 수 있어요.


이 짧은 안내서가

창작자를 사랑하는 당신에게

작은 다리 역할을 해주길 바랍니다.


그들의 빛나는 순간들을

함께 기뻐하고,

어려운 파도 위에 있을 땐

따뜻하게 곁에 있어 주세요.


그렇게 당신의 사랑과 이해가

창작자를 더 자유롭고 빛나게 만듭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부치는 편지


“그래, 나도 창작자였네.”


처음 이 연재를 시작했을 때,

사람들이 “창작자를 사용설명서로 설명한다고?”

하고 고개를 갸웃했던 걸 기억해요.


하지만 어느새,

당신은 그 문장들 사이에서 웃고,

고개를 끄덕이고,

가끔은 울컥하며 눈물을 훔쳤을지도 몰라요.


“나는 창작자가 아니에요” 하던 사람도,

“어? 나도 그랬는데…” 하며

조용히 무릎을 쳤고,

끝내 이렇게 말했죠.


“맞아, 나도 창작자였구나.”


그 말 한마디면 충분했어요.


그동안 <창작자 사용설명서>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긴 사용설명서를 끝까지 함께한 당신은,

분명 ‘쓰는 사람’, ‘만드는 사람’,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이에요.


지금 이 순간,

일요일, 모두가 쉬는 날인데도

당신은 뭔가를 고민하고,

기획하고,

기록하고 있겠죠.

창작자란 그런 사람이잖아요.


외로움을 이야기하고,

슬픔을 언어로 바꾸고,

구독의 숫자에 눌리지 않으면서도

한 줄, 한 문장 더 나아가려 애쓰는 사람들.


그 모든 마음을,

나는 알고 있어요.


그 마음들이 만든 이 연재도

오늘로써 마지막입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창작자는

‘끝’을 ‘시작’으로 바꾸는 법을 아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다음 연재에서

우리는 ‘글쓰기의 코어를 단련하는 법‘으로 다시 만날 거예요.

<글쓰기 코어 트레이닝>,

당신의 문장과 마음에 근육을 붙여줄, 조금 더 깊은 이야기.


우리의 창작은 멈추지 않을 테니까요.


다음에도 함께 걸어주세요.

기쁘게,

그리고 당신답게.


감사했습니다.

다시, 곧 만나요.


-당신과 같은 창작자, 유혜성 Dream.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omet_you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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