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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강사의 맛있는 인생 수업

밥 한 끼의 철학: 일본식 돈가스, “한 조각의 정성, 한 끼의 균형”

by 유혜성

장인 정신이 깃든 한 끼, 일본식 돈가스 한 조각의 정성


“선생님, 여기는 찐 맛집이에요. 진짜 가보셔야 돼요. 그냥 평범한 돈가스 집이 아니라 장인 정신이 깃든 곳이거든요.”


회원의 열렬한 추천에 이끌려 찾은 작은 가게, ‘카츠온반‘.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아담하지만 정갈한 분위기가 나를 맞았다. 과연 그녀의 말대로 이곳은 그냥 돈가스 집이 아닌, 한 조각의 정성을 담아내는 곳일까?


사실 나는 돈가스를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니다. 튀김 음식이라는 편견이 있었고, 바삭한 식감보다는 부드러운 음식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돈가스 한 입을 베어 무는 순간, 그동안의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카레 히래카츠(안심 돈거스)와 로스카츠(등심 돈가스)

“선생님, 보통 안심이 더 맛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로스카츠, 등심돈가스 맛집이에요. 육즙이 터져요!”

그녀의 말이 사실이었다. 얇은 튀김옷 속에서 숙성된 고기의 풍미가 퍼져 나왔다. 이건 단순한 튀김 음식이 아니었다. 마치 최고의 고기를 튀김이라는 형식 안에 품고 있는 하나의 작품 같았다.


식사는 한 상 가득 차려졌다. 차가운 가락국수 애피타이저로 시작해, 들깨 드레싱이 곁들여진 양배추 샐러드, 따뜻한 장국, 그리고 메인 요리인 돈가스. 반찬마저도 정성이 깃들어 있었다. 유자 소스가 살짝 들어간 하얀 단무지, 직접 담근 깍두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특이했던 건 먹는 방식이 따로 안내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트러플 오일을 한두 방울 떨어뜨린 후, 히말라야 소금과 고추냉이를 살짝 얹어 드세요.”


그렇게 한 입. 육즙이 터지면서 트러플 오일의 풍미가 감돌고, 소금과 고추냉이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혀를 감싸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곳의 돈가스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는 것을.

그 후로 나는 돈가스를 먹고 싶을 때면 주저 없이 이곳을 찾았다. 혼자 조용히 음미하는 날도 있었고, 누군가를 대접하기 위해 방문한 날도 있었다. 회원들에게 추천하면, 모두가 만족해했다.

가게의 분위기는 늘 한결같았고, 음식과 함께 셰프의 철학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공간이었다.

트러플 오일의 풍미가 감돌고, 소금과 와사비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혀를 감싸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돈가스 한 조각 속에 담긴 신념과 균형의 미학


필라테스를 하며 몸을 단련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식단이다. 단순히 다이어트나 체중 조절을 위한 식사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함께 채우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은 나에게 꽤 중요하다.

단순히 다이어트나 체중 조절을 위한 식사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함께 채우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은 나에게 꽤 중요하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고, 건강한 몸은 더 나은 정신과 삶을 만들기 때문이다. 나에게 음식은 단순한 연료가 아니라, 나를 채우는 철학이 되기도 한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 집의 음식 철학과 태도다.

처음 ‘카츠온반‘을 방문했을 때는 더 조그마한 공간에서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내던 곳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큰 가게로 확장했고, 운영 방식도 변화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 집의 음식 철학과 태도였다.

나는 ‘카츠온반’의 주인이 일과 삶의 균형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건, 운영 방식에서도 드러났다. 과감하게 주말에만 운영한 적도 있었고, 평일 이틀을 쉬기도 했다. 지금은 평일 월요일은 휴무이고 화요일엔 점심만 운영한다. 그 모든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은 건, 음식의 맛 그리고 ‘쉼’에 대한 철학이었다.


그런 주인의 철학이 담긴 한 조각의 돈가스가 나에게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또 한 번의 인생 수업을 선물했다.

우리는 그 가게를 찾을 때마다 주인의 철학을 느낀다.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쉼이 필요하다


‘카츠온반‘의 주인은 그가 세운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가게를 운영했다. ‘휴무일‘과 ’ 브레이크 타임‘이라는 규칙을 고수하며, 일과 삶의 균형을 잃지 않았다.

우리는 그 가게를 찾을 때마다 주인의 철학을 느낀다. 단지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니라, 주인은 그의 신념과 장인 정신이 담긴 한 끼를 대접하는 것이다.


필라테스를 배우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좋은 필라테스 센터를 찾을 때, 우리는 원장이나 강사의 태도와 철학을 보고 선택한다. 그의 태도를 본받고 따르게 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리더십이 아닐까?

카츠 온반의 ‘안심 돈가스‘
히레카츠와 로스카츠, 평범한 돈가스가 아니다


‘카츠온반‘에서 맛본 히레카츠와 로스카츠. 한 조각을 베어 무는 순간, 육즙이 입안에서 퍼지며 고기의 깊은 풍미가 전해졌다. 로스카츠(등심 돈가스)는 씹을수록 터지는 육즙과 고소한 맛이 인상적이었고, 한 덩어리의 고기를 온전히 먹는 만족감이 컸다. 단순히 튀겨낸 음식이 아니라, 고기 자체를 맛보는 경험이었다.


반면 히레카츠(안심 돈가스)는 부드럽고 담백했다. 많은 사람들이 안심이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카츠온반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맛의 히레카츠를 제공한다. 씹을수록 퍼지는 깊은 감칠맛이 좋았고, 고기의 부드러움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을 주었다.

단순히 튀겨낸 음식이 아니라, 고기 자체를 맛보는 경험이었다.

음식과 함께하는 작은 디테일들


이곳의 돈가스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고기뿐만이 아니다. 돈가스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다양한 곁들임 음식들이 있다


양배추 샐러드-들깨 드레싱이 가미된 고소한 맛

작은 가락국수 애피타이저-입맛을 돋우는 차가운 소스

트러플 오일과 히말라야 소금-돈가스의 풍미를 배가시키는 조합

고추냉이-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며 깊은 맛을 더해줌


돈가스를 한 입 베어 물고, 히말라야 소금에 찍어 먹었을 때의 짭조름한 감칠맛, 트러플 오일의 고소함, 그리고 고추냉이의 알싸함이 어우러지는 순간, 입안에서 하모니가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씹을수록 퍼지는 깊은 감칠맛이 좋았고, 고기의 부드러움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을 주었다.

맛과 태도, 그리고 철학 – 몸을 돌보는 사람의 자세


우리는 몸을 움직이는 것만큼이나 무엇을 먹는지가 중요하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고, 건강한 몸은 강한 정신을 만든다.


‘카츠온반’에서 배운 것처럼, 음식도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철학과 태도가 담긴 결과물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의 신념이 녹아 있듯이, 우리가 몸을 가꾸는 방식도 우리의 신념과 태도가 담긴다.


필라테스를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그의 철학을 배우고, 그가 지키는 원칙을 몸으로 익히며 성장한다.

좋은 음식이 좋은 에너지를 만든다, 가르침도 그렇다


나는 음식을 먹으며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채운다.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필라테스를 하는 나의 음식 철학이다.

나는 음식을 먹으며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채운다.

그래서 단순히 필라테스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돌보며 삶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지켜온 철학과 신념이 회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 늘 고민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태도로, 어떤 마음으로 그들과 마주 하는가일 것이다.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나 역시 몸과 마음을 가꾸며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싶다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나 역시 몸과 마음을 가꾸며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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