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의 아저씨>
#1 동훈과 지안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만 살아 온 45세 중년 직장인 동훈.
살인이라는 멍에를 쓰고 사채빚에 쪼들리며 병든 할머니를 부양하는 21살의 지안.
이 둘은 각자의 삶에 지쳐 '후~'하고 불면 날아가버릴 듯한 먼지같은 얼굴이었다.
인생도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내력이 쎄면 버티는 거야.
동훈이의 위로와 격려로 지안은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난 아저씨 만나서 처음으로 살아봤는데..."
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옛날일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지독히 외로웠던 동훈, 지안에게 좋은 어른이 되어가며 삶의 의미를 다시 찾게 된다.
"다 죽어가는 나 살리려고 네가 이 동네에 왔나보다."
#2 형제애
22년 다닌 회사에서 잘리고, 장사 두 번 말아먹어 신용불량자가 되고,
이혼해 달라고 악악대는 아내가 있는 49세 맏형 박상훈.
한때는 영화계의 샛별이었지만 현재는 꿈을 포기하고 형 상훈과 청소방을 하고 있는 42세 막내 박기훈.
그래도 동훈에게는 이들이 있어 든든하다.
동훈이의 외로움과 상처를 가장 가슴아파하며 함께 화내고 울어주는 형제가 있어
그는 오늘도 함께 하는 소주 한 잔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3 지안의 성장
인간은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우는가 보다.
지안이 할머니의 죽음 앞에서 오열하는 모습을 보며
무리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의 글귀가 떠올랐다.
죽음은 삶의 대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잠겨 있다.
지안 할머니 장례식을 끝까지 함께 하는 후계동 사람들.
지안은 할머니를 잃었지만 따뜻한 이웃들 덕분에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4 따뜻한 이웃
후계동 아저씨들의 아지트 정희네.
매일 저녁이면 이 곳에 모여 소주 한 잔에 울고 웃는 후계동 이웃들이 너무나 훈훈하다.
후계조기축구회 아저씨들과 정희의 노래 들으며 술 한 잔 기울이면
이 험한 세상, 별거 아닌 듯 살아갈 만할 것 같다.
#5 귀여운 사랑
배우 송새벽에게 딱 어울이는 역할이었다.
감독의 꿈은 접었지만 욱 하는 성질과 자존심만큼은 매력으로 간직한 귀여운 사나이, 기훈.
천진난만한 얼굴로 망해버린 기훈을 사랑하게 된 여배우, 최유라.
결국 헤어지지만 그 사랑의 과정이 유쾌하고 이들의 사랑이 한없이 귀엽다.
#6 슬픈 사랑
떠난 남자를 20년 넘게 가슴에 묻고 사는 여자, 정희.
자신이 자라온 동네와 함께 한 친구들, 그리고 사랑하던 여자를 두고 스님이 된 남자, 겸덕.
이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너무 슬프지만
결국 서로의 마음을 인정하고 치유해내는 그들의 마지막이 아름답다.
#7 동훈과 겸덕
함께 하지 않아도 서로를 느낄 수 있는 친구.
단 몇 마디의 말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는 관계.
중년이 두 친구의 뒷모습이 쓸쓸하지만 정답다.
#8 동료애
동훈이 묵묵히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었던 건 그를 믿고 지지하는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동훈은 이번 생애는 졌다고 했지만 끝까지 함께 하는 이런 동료들과 자신이 하고 싶을 일을 하게 된
그의 마지막은 승리자의 모습이었다.
#9 애증
지안이 죽인 악덕 사채업자의 아들, 광일.
지안을 괴롭히면서도 지안을 돌보는 동훈을 질투하고 마지막엔 지안과 동훈을 돕는다.
지안에 대한 애증이 광일이 죽지 못하고 살게 하는 힘이기도 했다.
#10 엄마... 우리의 엄마
고학력 빙신이 된 두 아들의 도시락까지 싸 주는 70대 엄마.
말없이 가족을 책임지는 둘째 동훈이가 항상 가슴 아픈 백발의 우리 엄마.
기쁜 일이 있을 때조차 나이 든 엄마의 눈엔 항상 눈물이 고여 있다.
중년이 되어서야 엄마의 뒷모습이 이렇게 아프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불완전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
삶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 줄 수 있는 건
결국 사람이다.
역시 사랑이다.
배우 이선균, 그곳에서 편안함에 이르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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