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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Feb 04. 2024

"잘 잤니, 아들아"

아들에게 아빠가... 노래 "Still Figting It"

2020년 이맘 때 두 아들과 <이태원 클라쓰>라는 드라마를 함께 봤다. 꽤 오래 전에 큰아들의 권유로 웹툰을 봤고 그 내용과 주인공 박새로이 캐릭터가 좋았던 터라 드라마가 시작하는 첫 날부터 본방 사수를 했다. 두 아들과 내가 드라마 주인공 박새로이 역할을 하는 박서준을 좋아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는데 배경 음악으로 나오는 노래가 너무 좋았다. 우리 둘째아들이 오디션 프로그램 <수퍼밴드>에서 나온 "Still Figting It"라는 노래라고 했다. 드라마가 끝나고 아들이 그 영상을 보여 주는데 노래를 듣는 내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가사를 음미하며 노래를 듣다보면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나고, 두 아들의 아빠인 남편이 보였다. 나중에 아빠가 될 아들들은 이 노래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했었다.  


오늘 아침, 둘째아들이 처음으로 쿠팡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나갔다. 평소 아침 잠을 못 이기는 아이였는데 새벽 5시 30분도 되기 전에 일어나 준비하고 동이 트기도 전에 집을 나섰다. 어제 재수생 아들의 정시 발표가 한 군데 있었다. 수업하고 있는데 아들이 보낸 "엄마 **대는 떨어진 듯"이라는 톡이 왔다. 수업하는 중이라 바로 답문을 못하고 있다가 쉬는 시간에 "괜차나 괜차나"라고 쓰인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모티콘을 골라 보냈다. 8시간의 수업을 끝내고 퇴근하는 길, 아직 한 군데 발표가 났을 뿐이지만 나는 서둘러 모두가 안됐을 때를 준비했다. 아들의 합격 소식을 간절히 바라지만 나의 간절함이 아들에게 상처나 부담이 되어서는 안되니까. 6일이면 모든 결과가 나온다. 수업이 없는 날이니 나는 그날 아들 곁에서 든든하게 함께하기로 다짐한다. 남편은 7일과 8일에 휴가를 냈단다. 아들의 입시 결과가 어떻든 아들과 함께하고픈 아빠의 마음이다. 그래서인지 오늘 새벽에 문득 "Still Figting It" 이 노래가 생각났다. 


https://youtu.be/TIlssB0IJvU


Good morning, son
잘 잤니 아들아
I am a bird 
아빠는 한 마리 새란다
Wearing a brown polyester shirt
 갈색 셔츠를 입은 새
You want a Coke? Maybe some fries?
콜라 사줄까? 감자튀김 먹을래?
The roast beef combo's only nine ninety five
소고기 콤보가 9.95달러밖에 안 하네
It's okay 
걱정하지 마
You don't have to pay
넌 돈 낼 필요 없으니까
I've got all the change
아빠한테 돈 있단다
Everybody knows 
다들 알고 있지
It hurts to grow up
어른이 되기 위해 아파야 한다는 걸
And everybody does
그래도 다들 잘 견뎌
It's so weird to be back here
다시 여기로 돌아오니 기분이 묘하구나
Let me tell you what
해줄 말이 있어
The years go on and
세월이 흘러도
We're still fighting it
계속 힘겹다는 걸
 We're still fighting it
계속 싸워야만 한다는 걸
And you're so much like me
넌 나를 참 많이 닮았구나
I'm sorry
그래서 미안해
Good morning, son
잘 잤니, 아들아
Twenty years from now
20년쯤 지나서
Maybe we'll both sit down and have a few beers 
너와 함께 앉아 맥주 한잔 하게 되면
And I can tell You 'bout today 
오늘에 대해 말해줄게
And how I picked you up
너를 내 품에 안는 순간 
 And everything changed
모든 것이 변했다고
It was pain 
힘들었다고
Sunny days and rain 
맑은 날도 있었고 궂은 날도 있었다고
I knew you'd feel the same things
언젠가 너도 같은 감정을 느끼겠지
Everybody knows
다들 알고 있지
It sucks to grow up
어른이 된다는 건 고통이란 걸
And everybody does
그래도 다들 잘 견뎌
It's so weird to be back here
다시 여기로 돌아오니 기분이 묘하구나
Let me tell you what
해줄 말이 있어
The years go on and
세월이 흘러도
We're still fighting it
계속 힘겹다는 걸
We're still fighting it
계속 싸워야만 한다는 걸
You'll try and try 
그렇게 계속 노력하다보면
And one day you'll fly away from me
언젠가 내게서 멀리 날아가게 될 거야
Good morning, son
잘 잤니 아들아
Good morning, son
잘 잤니 아들
I am a bird 
아빠는 한 마리 새란다
Good morning, son
잘 잤니 아들아
Good morning, son
잘 잤니 아들
I am a bird 
아빠는 한 마리 새란다
Everybody knows 
다들 알고 있지
It hurts to grow up
어른이 되기 위해 아파야 한다는 걸
And everybody does
그래도 다들 잘 견뎌
It's so weird to be back here
다시 여기로 돌아오니 기분이 묘하구나
Let me tell you what
해줄 말이 있어
The years go on and
세월이 흘러도
We're still fighting it
계속 힘겹다는 걸
 We're still fighting it
계속 싸워야만 한다는 걸
We're still fighting it
계속 힘겹다는 걸
We're still fighting it
계속 싸워야만 한다는 걸
And you're so much like me
넌 나를 참 많이 닮았구나
I'm sorry
그래서 미안해


오늘 새벽 씻으려고 욕실로 들어가는 아들에게 평소처럼 "잘 잤어, 아들!" 하고 아침 인사를 건넸다. 노래의 가사처럼 참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말이다. 아들이 보낸 밤이 편안했기를, 오늘의 시작이 상쾌하기를, 아들이 보내는 오늘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어제는 아들이 대학 불합격 소식을 들은 날인데 바로 오늘 힘든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새벽부터 일어나니 잘 잤냐고 묻는 내 목소리가 평소보다 애틋하다. 집에서 무거운 거 한 번 안 들어본 아이인데 그렇잖아도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힘든 일을 하겠다고 나서니 마음이 쓰인다. 어른이 되어가는 아들이 대견하면서도 안쓰럽다. 지금 우리 아들은 이 노랫말처럼 '어른이 되기 위해 아파야 한다는 걸, 세월이 흘러도 계속 힘겹다는 걸, 계속 싸워야만 한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일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말, <이태원 클라쓰> OST "Still Figting It" 

다시 들어도 눈물 나는 노래와 가사다. 자신을 많이 닮은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빠의 마음이 가슴으로 전해진다. "아들, 다치지 않게 조심해. 저녁에 보자."하며 현관에서 아들을 배웅하고 이 영상을 보며 노래를 듣다가 또다시 울컥, 눈물을 쏟았다. 돈 많은 부자 부모를 만났다면 우리 아들 좀 편안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에 가슴이 찌르르 아파왔다. 부모를 닮은 삶을 살게 만들었다는 게 오늘은 좀 미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들 잘 견뎌내주길, 우리 가족 모두 "파이팅!" 힘을 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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