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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 Apr 11. 2021

들어가는 말

글쓰기 기술보다 먼저 갖춰야 하는 것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글쓰기에 관해 널리 퍼져있는 키워드를 하나 꼽자면 ‘어려움’이 아닐까 한다. 그만큼 집필이 어렵다는 하소연이 글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 끊긴 적이 없어서이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한동안 글을 쓰며 신음하는 것이 산통과 같다고 생각했었다. 자신의 글을 세상에 내보내려고 애쓰는 글쓴이들의 고통이 필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글쓴이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산통을 겪느냐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아마 글을 구성하는 방법이나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문장력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루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기왕이면 멋들어진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기술적인 역량은 글쓰기의 어려움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들이긴 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론을 학습하고 실천하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끌어올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내가 짚으려는 어려움은 글쓰기 이론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들이다. 펜을 잡고 앉아 있어도 도통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다던가, 힘들여 쓴 글이 기대만큼 반응을 얻지 못해 마음이 무거워지는 문제들 말이다. 이런 상황을 마주하는 글쓴이들은 대부분 일시적으로라도 혼란스러운 정신건강을 경험하게 된다. 펜을 잡은 채로 한참을 마음속으로 신음한다던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면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글쓴이가 불쾌감과 모멸감의 산통을 견디지 못하고, ‘나는 글쓰기랑은 안 맞아’라는 결론으로 자신의 글을 유산시켜 버린다.  



      




이타적 이기심     


나 또한 오랜 시간 동안 자기 의문에 빠져서 펜을 들고 내려놓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렇기에 방금 설명한 고통이야말로 백번 공감할 어려움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특정한 감정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 글을 쓰는 것이 한없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그 감정은 바로 ‘이타심’이다. 가치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자에게 초점을 맞춰서 글을 써내려야 하지만, 많은 글쓴이가 의도치 않게 이 부분을 놓치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미래에 얻을 영광을 상상하는 것에 바빠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글쓴이는 독자가 아닌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 탓에 '자신이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라는 질문이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느끼는 글쓴이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을 돕고 싶은데도 글이 잘 써지지 않는데?'. 이런 상황은 특정 부분에서 ‘이기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자신만의 목적지가 없는 집필도 결국 같은 결말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라는 질문의 망각이라는 결말말이다. 심지어 이렇게 고집이 없는 글을 집필하면, 글을 한참을 부여잡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강력한 메시지를 날려 보낼 힘마저 가지지 못한다. 그렇기에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글을 창조해내고 싶다면 ‘이기적 이타심’을 발휘해야만 한다. 이기적 이타심은 당신이 글을 쓸 때, 이기적일 부분에서 이기적이고, 이타적일 부분에서 이타적일 수 있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강력한 감정적 능력이다.           






중요한 참고사항


이 책은 타인을 도와줄 수 있는 집필이 가능하도록 내면적인 지침을 안내한다. 그렇기에 글쓰기 지침서임에도 불구하고 글쓰기의 기술적인 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글쓰기 기술을 찾는 독자라면는 다른 서적을 알아볼 것을 권한다. 그러나 이 책은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글쓰기라는 근원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것이다. 정확히 의도한 대상에게 의도한 도움을 주는 글을 잉태하도록 말이다. 그렇기에 이제 막 글로써 선한 영향을 끼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이 책을 통해 분명히 강력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정체성에 대한 안내로 머리말을 마치려고 한다. 이 책은 글쓰기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 그리고 가볍게 다뤄놓긴 했지만, 애정결핍을 앓는 사람들을 위한 전용판으로 집필하였다. 애정결핍을 직접 겪다 보니 글쓰기에 대한 제대로 된 마인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애정결핍을 앓는 사람에게 있어 독립적인 비전을 세우거나, 타인을 올바르게 돕는 능력을 갖추는 여정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일반적인 사람이 도전하는 것보다 훨씬 문턱이 높은 과업이라고 느꼈다. 그럼에도 집필의 길을 걷고자 하는 애정결핍이 정말 많다. 글쓰기에는 치유의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글쓴이가 글쓰기로부터 치유를 경험하고, 계속 글쓰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자신의 치유를 위한 글쓰기에서 타인을 돕기 위한 글쓰기로 넘어가는 길목을 헤맨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애정결핍을 앓으면, 정직하고 올바른 마인드로 타인을 돕는 것이 꽤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그들이 넘을 집필의 허들을 낮춰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큰 범위에서는 글을 쓸 때 감정적인 이유로 애를 먹는 모든 독자가 적당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짧은 분량 속에 핵심적인 내용만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또한 아이디어를 직관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 이기심과 이타심이라는 단어를 재해석하였다. 글쓰기에 마음이 급한 독자들에게는 짧고 직관적인 쪽이 더 좋은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만약 글을 읽으며, 이타심과 이기심이라는 단어 사용에 부적절함을 느낀다면, 단어의 사전적인 정의가 아닌 ‘타인을 충족시키려는 것’, ‘자신을 충족시키려는 것’ 정도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책의 아이디어를 편안하게 검토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더불어 자신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질문들을 각 챕터의 끝에 수록해놓았다. 질문에 대해 오랜 시간을 고민하다 보면 그 누구도 알려줄 수 없는 귀중한 답변을 받게 될 것이다. 바로 자기 자신으로부터 말이다. 자, 그럼 창작을 위한 심연의 탐험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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