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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Jun 12. 2022

417 특수 상대성 이론의 모순을 찾아봅시다

특수 상대성 이론의 역설

https://brunch.co.kr/@gjchaos0709/267

전 편에서 특수 상대성 이론의 수식을 유도해보았습니다.

이 식을 뜯어보면, 속도가 빨라질수록 t앞의 숫자는 작아질 것이기 때문에 t0도 작아지게 됩니다. 속도는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v는 기준이 되는 지점에 대한 상대 속도일 것입니다. 기준이 되는 지점에서 느끼는 시간 t에 대비하여, v의 속도로 운동하는 지점의 시간인 t0는 더 작습니다. 즉, 어떤 지점에 대비 속도를 가지게 되면 고유의 시간이 달라집니다.




과학이 신뢰를 얻는 이유는 누구라도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모든 과학자들에게 물어 뜯겨야 하고, 이는 유명한 이론일수록 더욱 심해집니다. 상대성 이론 역시 많은 과학자들이 감명을 받고 증명되기도 전에 인정을 하기도 했지만, 수많은 과학자들은 또한 이 이론에 대한 반례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100년이 넘게 도전을 받으며 아직까지 이 이론이 깨지게 되는 일은 없었으니 현재까지는 가장 진리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르키메데스는 "나에게 긴 지렛대와 지렛목만 주면 지구라도 들어 올려 보이겠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론적으로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힘으로 지구를 들 정도 길이의 지렛대를 계산해보면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를 아득히 넘어갈 것입니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를 빛이 이동하려면 대략 8분이 넘게 걸리게 됩니다. 때문에 아르키메데스가 지구를 들려고 힘을 가해도 지렛대의 반대쪽은 즉각 움직이지 않습니다. 최소 8분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에 지구는 움직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힘을 주면 모든 반응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시소에 내가 내려가면 상대 쪽은 즉각 올라가겠죠. 하지만 이 힘이 전달되는 속도는 절대 빛의 속도를 넘을 수가 없습니다. 빛의 속도는 전 우주의 한계이자 기준이 되는 속도인 셈이죠. 빛의 속도는 너무 빨라서 일상생활에서 이 차이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지만, 전 우주의 크기를 생각하면 한계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구는 태양 중력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아 공전을 하고 있지만, 태양이 갑자기 사라져도 8분간은 태양이 있는 것처럼 궤도를 그대로 돌게 됩니다. 상대성 이론이 발표되고 100년 후에는 지구에 유성생식을 하는 다세포 생물이 살고 있었던 시기에 발생한 13억 년 전 블랙홀 충돌 이벤트에 의해 발생한 중력파가 검측되기도 했었죠. 즉각 전달된다고 생각한 힘도 빛의 속도를 넘지는 못합니다.

407 펜대 굴리는 자들의 폭주 (brunch.co.kr)




헐크보다 좋은 힘을 가지고 퀵실버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사람이 길이 5m의 코끼리를 길이 1m짜리 냉장고에 넣는 과학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앞뒤로 여닫을 수 있는 문이 있는 특수한 냉장고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코끼리를 들고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다 냉장고에 들어가는 순간에 양쪽 문을 닫으면 길이 수축이 일어난 코끼리는 딱 맞게 냉장고 안에 들어갈 것입니다. 물론 코끼리는 속도가 바뀌면 달라지기 때문에 문을 닫자마자 열어야겠지만 분명 찰나의 순간 양쪽 문을 닫을 수 있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합니다.


이런 일이 진짜로 일어날 수 있을까요? 당연히 현실에 있을 수는 없겠지만 이론적으로라도 말입니다. 일단 빠른 속도로 달리는 코끼리와 냉장고를 밖에서 관측하는 사람은 이 현상을 실제로 목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코끼리는 1m로 줄어들어 달려가고 있을 것이고, 순간적으로 냉장고에 딱 맞게 들어가는 코끼리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양쪽 문이 닫기는 것도 목격할 수 있겠죠.


하지만 코끼리를 들고 뛰어가는 사람이 보는 세상은 다릅니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관찰하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뒤로 가고 있을 뿐, 자신이 들고 있는 코끼리의 길이는 여전히 5m일 것입니다. 달린다는 의식만 없다면 빠른 속도로 앞으로 가는 것과 배경이 빠른 속도로 뒤로 가는 것은 완전히 같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동시에 양쪽 문을 닫은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뛰어가는 사람에게 문은 동시에 닫히지 않습니다.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가서 뒤에 문에 닿을 때쯤에 뒤의 문이 닫혔다 열리고, 코끼리가 냉장고를 나오려고 할 때쯤 앞의 문이 닫혔다 열릴 것입니다. 관측자의 입장에서의 동시가 뛰어가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동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상대성 이론 교양서에는 이러한 모순들에 대해 해설을 담는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터넷을 뒤져보며 이 수준까지 이해하는 것은 노력을 들이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런 설명은 결국 상대성 이론의 수식을 적용하면 이상한 설명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뿐 상대성 이론이 맞다는 증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 앞서 특수 상대성 이론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조금 아리송합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여러 교양서적을 보며 특수 상대성 이론 정도는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었지만, 유명한 쌍둥이 역설을 접하고 기존에 완전히 이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상대성 이론 편에서는 쌍둥이 역설을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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