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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Jul 30. 2022

418 아무도 달을 보지 않으면 달이 존재하지 않는다

솔베이 전쟁


일반 상대성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장방정식 하나로 모든 것이 설명이 되고, 이는 현재까지 유효합니다. 그야말로 아인슈타인 혼자서 시작부터 끝까지 다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양자 역학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복잡한 과정에 의해 발전이 되었고, 수식 역시 복잡합니다. 그래도 양자 역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위의 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입니다.




요새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고등학교 물리 2에서도 배운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성인들은 이 식이 익숙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나마 식이 상당히 단순합니다. h위에 이상한 줄이 그어져 있는데 그냥 상수라고 이해해도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삼각형 두 개는 사실 미적분을 배웠다면 알 수 있을 텐데, 변화량을 뜻합니다. 식을 그대로 해석해보자면 'x의 변화량과 p의 변화량의 곱은 특정 숫자보다 크다'라는 뜻이 됩니다. 저 h위에 줄있는 상수는 실제로 10의 마이너스 34승 정도의 숫자를 가지는 어마어마하게 작은 크기이기에, 저 뜻은 '두 개의 곱이 0은 아니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곱이 0이 아니려면 두 숫자 모두 0보다는 아주 약간이라도 큰 숫자가 되어야겠죠.


이제 x와 p만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다. x는 위치, p는 운동량을 뜻합니다. 즉 위치의 변화량과 운동량의 변화량은 항상 0보다 크다를 의미합니다. 이걸 흔히 이렇게 설명을 하죠. "우리가 어떤 물체의 위치를 측정할 하기 위해서는 빛을 쏘게 되는데, 빛 에너지에 의해 위치는 변동되어 있다. 때문에 우리가 물체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체를 보기 위해 눈에서 나간 광자가 반사되어 돌아오면서 물체를 인식하는데, 당구공이 충돌하듯이 물체와 광자가 충돌한 상태이기에 우리가 보는 물체를 우리가 봤다고 인식할 때에는 이미 변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물체의 위치를 확정할 수 없구요.




하지만 위와 같은 설명은 정확하지가 않습니다. 물론 양자역학 초창기에 위와 비슷하게 설명을 했었고, 이에 양자역학 반대파의 거두인 아인슈타인은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물체의 위치를 측정하면 광자가 물체와 충돌하여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그 물체의 정확한 상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입니다. 사실 아인슈타인이 제기한 의문은 상당히 상식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측정 전에 그 상태를 확정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황당한 아인슈타인은 "아무도 저 달을 보기 전에는 저 달이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반문합니다.




예전에 쓴 글에서 아인슈타인이 반드시 꼰대가 되어서 양자역학을 반대한 것은 아닌 거 같다고 했었습니다. 실제로 솔베이 전쟁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상식적으로 아인슈타인의 논리가 훨씬 맞다고 느껴집니다. 아인슈타인은 우주가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요상한 현상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며, 그 생각은 우리의 상식에 훨씬 부합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인슈타인이 틀렸다는 것을 아는 상황에서 이런 내용을 접하기에 그런가 보다 하지만, 사실 달을 보기 전에는 달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논리는 너무나도 이상합니다. 양자역학은 괴이하기만 할 뿐만 아니라 복잡하기까지 합니다. 전 우주에 작용하는 중력을 단 한 줄의 식으로 설명한 아인슈타인 입장에서 이는 아마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론이었을 것입니다.




솔베이 전쟁을 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에 대해 조금 더 이해가 필요합니다. 다음에는 이를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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