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의 초대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음원 사재기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논란이 있다 보면, 추격 끝에 어느 정도 진실이 밝혀지고, 한참 진흙탕 싸움이 되다가 잠잠해지기 마련인데, 음원 조작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사건의 특성이 진실을 밝히기 힘들 뿐만 아니라, 진실을 밝힌다고 해도 법적인 처벌이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음원 사재기 논란은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예측하지만 아직 확실한 물증이 잡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복잡한 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다른 매체에서 설명을 하고 있고, 저 역시 모든 사실관계를 알지 못하므로 판단의 한계가 있지만, 음원 조작을 하는 방식을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정 액수의 금액을 내면 음원 순위를 올려주고, 그에 따라 해당 음원은 여기저기서 틀어주게 되며, 이를 통해 인지도뿐만 아니라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쉽게 구조를 생각해보면, 해당 업자는 일정 금액을 받고 가수에게 그보다 더 많은 금액을 보장해주는 일종의 수익 상품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돈을 지불한 가수들이 많은 수익을 얻었으며 법적으로 처벌을 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꽤나 괜찮은 수익 상품 같습니다. 이런 좋은 상품이 있다면 가수의 입장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제 생각에 법적으로 따지기는 좀 애매한 측면이 많아 보입니다. 어찌 보면 대형 음원 사이트에 허점을 파고들어 음원 순위를 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음원 사이트는 일반 기업이기 때문에 꼭 공정한 순위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없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황은 많지만 아직도 확실히 존재한다고 증명이 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사회에서 많이 일어나는 "불공정"의 페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 이런 결과주의는 많습니다. 투표 부정이 의심되어도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을 하기도 하고, 부정한 방식으로 돈을 축적한 대기업에게 국가 경제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작은 도둑은 감옥에 가지만 큰 도둑은 존경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단순히 부정을 저지른 사람만 잘살게 되는 것이라면 어느 정도 눈감아 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런 케이스는 주위에 막대한 피해를 주게 됩니다. 실력이 더 뛰어난 사람이 밀려나게 되고, 부정을 저지르더라도 이기기만 한다면 문제없는 사회가 되어버립니다. 결국 모두가 서로 부정을 저지르며 가책을 가지며 살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사회가 죄를 조장하는 격입니다. 그렇다고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뒤쳐져 패배자로 낙오하게 됩니다. 부자는 부자대로, 낙오자는 낙오자대로 누구도 떳떳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가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항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좋은 노래가 많습니다. 홍보의 부족, 시기가 안 맞음으로 인하여 수많은 실력 있는 가수들이 낙오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부정해 보이는 방식으로 대중의 선택을 받은 가수들을 보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보게 되는 불공정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서 조금 씁쓸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직 음원 사재기를 의심받는 가수들은 모두 혐의가 증명되지는 않았습니다. 의심받는 가수 중에 일부는 실제로 음원 사재기를 했고, 일부는 하지 않았다고 하면, 하지 않은 가수들은 엄청나게 억울한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차트에 오르는 모든 가수들에게 한 번씩 의심의 시선이 가게 될 것입니다.
정치가나 기업가 역시 일부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음으로 인해 모두가 상당한 비난을 받게 됩니다. 사실 뛰어난 정치가나 기업가는 존경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불신에 비난을 하게 됩니다. 그런 부정한 사람들로 인해 억울하게 비난받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이는 사회 전체로도 손해가 될 것입니다.
그런 일은 없겠지만 만약에 제 글이 브런치에서 인기가 폭발하여 수백만 조회수가 나오며 출간이 되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누군가가 이건 말도 안 된다고 하며 조회수 전문 업체가 돈을 받고 조회수를 조작했으며 그로 인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주장한다면 어떨까요? 저 같으면 정말 온 힘을 다해서 그런 일이 없었음을 증명하려고 애를 쓸 것입니다. 그런 일이 없었는데 그런 루머가 돈다면 정말 억울할 것이고, 나의 결백을 주장하는데 온 힘을 다할 것 같습니다. 지금 의심을 받는 대부분의 가수들이 "강력 대응"을 시사하는 말을 하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대응이 미온적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 가수들은 저는 다른 대인배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무언가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 음원 사재기에 대한 증거가 발견되어 법적 공방을 하더라도 특별법이 생기지 않는 이상 무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법률의 빈틈을 이용한 불공정한 행위는 처벌을 떠나서라도 지탄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이런 대중의 눈이 집중되는 사례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에 불공정은 어디든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고, 이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최소한의 부끄러움을 가지는 사회 분위기가 되는 것이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