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범한 직장인 Mar 12. 2020

나는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 2

일상으로의 초대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앞에서 나보다 큰 세계를 비교해 보았으니, 이제 내 안의 세계를 비교해볼 차례입니다. 저의 길이는 앞편에서 이야기했듯이 1.8M 정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시피 사람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람 한 명의 세포는 보통 30조 개 정도라고 말합니다. 30조는 30,000,000,000,000개니까 3X10^13개가 됩니다. 우리 우주 별의 총개수를 7X10^22개로 추정한다고 하니, 대략 23억 명의 세포의 총개수는 우주의 별의 개수하고 비슷할 것 같습니다. 지구인 전체의 세포의 개수는 별의 숫자를 훨씬 넘어가겠네요.




1.8M 남짓한 몸에 이렇게 많은 세포가 있는 것에서, 세포가 매우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포는 종류에 따라 크기가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적으로 내 길이는 세포의 크기보다 180,000배 큽니다.


한참 난리가 나고 있는 바이러스는 세포보다도 훨씬 작습니다. 바이러스는 물질대사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물체의 세포 내의 효소를 이용하여 산다고 합니다. 산다는 표현도 좀 애매한데, 마치 프로그래밍된 기계처럼 세포에 붙게 되면 기능을 하는 매우 작은 존재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포는 바이러스의 평균 크기보다 1,000배 정도 크다고 합니다.




이러한 바이러스, 세포는 사실 원자로 구성이 되어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바이러스는 원자의 크기보다 100배 큽니다. 원자의 크기는 원자핵의 크기보다 만배 정도 큽니다. 원자핵 속의 양성자는 10배 정도 더 작으며, 전도 자나 쿼크의 크기는 거기서 1000배 정도 더 작습니다.  



이 세계의 최소 길이를 플랑크 길이라고 부릅니다. 양자역학에 의하면 이 세계는 아날로그 식으로 연속적이지 않으며, 컴퓨터 그래픽처럼 픽셀이 존재합니다. 그 픽셀의 크기, 크기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길이를 플랑크 길이라고 부릅니다. 쿼크는 이 플랑크 길이보다 무려 62,500,000,000,000,000배, 6경 2천5백조 배나 큽니다. 생소한 경이라는 단위를 써야 하네요. 인간보다 작은 세계도 어마어마합니다.




지금까지 쓴 숫자들은 전문 서적을 참고한 것이 아니고 인터넷을 찾아 나온 숫자이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대충의 지식을 적은 이유는 숫자의 맞고 틀림을 따지고자 함이 아니라, 나의 크기를 실감해 보기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숫자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먼저 인간은 정말 한없이 크기도, 작기도 한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은 원자에 비해 너무 크고, 별에 비해 너무 작다고 누군가가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우주를 생각하면 티끌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도 부족할 정도로 너무나도 작은 존재이지만, 작은 세계로 들어가면 우주만큼 큰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자기 자신을 마치 우주를 정복한 것처럼 한없이 거만하기도 하면서, 티끌보다도 하찮게 생각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30 조개라는 무지막지한 숫자의 세포로 구성된 나라는 존재, 그보다 더 작은 세계로 들어가면 더 무지막지한 숫자가 나올 것입니다. 이러한 나의 존재를 단지 확률적으로 우연히 발생하였다고 말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10^500개의 우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우연히 이런 형태의 우주가 만들어지고, 우연히 태양계가 만들어졌으며, 우연히 지구는 태양과 적당한 거리에 생기게 되었고, 우연히 여러 작용을 통해 지금과 같은 환경이 만들어졌고, 우연히 엄청난 입자들이 조합을 하다 보니, 우연히 생물이 탄생하여 진화를 하다 보니, 우연히 인간이라는 존재가, 우연히 이 시간에, 우연히 글을 쓰면서 있을 수 있기 위해서는 저 정도의 우주가 필요한 모양입니다.


이 모든 것이 우연과 확률이라는 것이 쉽게 납득이 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숫자의 정자를 투입하면서 희박한 확률 속에서 생명체를 얻게 됩니다. 진화론을 받아들인다면, 까마득하게 오랜 세월 동안 엄청나게 많은 우연을 통해 이렇게 진화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엄청나게 많은 별이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지구와 같은 환경을 우연히 만들기 위해 투자된 자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우주의 개수 역시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증명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크고 작은 스케일을 상상해보면 많은 상상을 하게 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새로운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이전 08화 나는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 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