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been there.
내 직장생활 목표는 ‘조기 은퇴’다.
회사 스트레스로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일까?
퇴직만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직장 생활의 목표가 직장을 떠나는 것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아픈 시기를 극복해냈기 때문일까?
힘들어하는 동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조용히 다가가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에는,
내가 비슷한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할머니가 손자 이마에 손을 올려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직 열이 있네. 저녁 약 먹자.”
손자는 커다란 눈을 끔뻑거리며 대꾸했다.
“네, 그럴게요. 그런데 할머니. 할머니는 내가 아픈 걸 어떻게 그리 잘 알아요?”
(중략)
할머니는 손자의 헝클어진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했다.
“그게 말이지.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상처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 상처의 깊이와 넓이의 끔찍함을.
- 언어의 온도 (이기주 저) -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알아채는 것.
마음속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믿음을 주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
내가 어려움을 극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모두 중요한 일이다.
항상 밝게 지내는 내가 들려주는 극복 이야기.
비슷한 어려움을 헤쳐 나온 이야기는
동료들에게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끝이 있는 터널이다.’
‘나도 해쳐나갈 수 있다.’
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 준다.
그 길을 걸어가 본 사람만이 이야기해 줄 수 있다.
조금만 더 가면, 이 터널의 끝이 있다고.
나의 어려움 극복 경험은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나를 힘들게 한 어려운 시기도,
지나고 나면 소중한 경험이 되어 있었다.
단지 내가 먼저 걸어가 보았을 뿐이다.
이제는 어려움을 마주해도,
또 다른 경험을 한다고 생각한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보면 주인공이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친구에게 영어를 가르치는데, 슬픔에 잠긴 사람을 위로할 때 쓸 수 있는 표현이라며 알려주는 대목이 나온다.
“I’ve been there.”
이게. 어째서 위로가 되는 문장이냐며 묻는다. 그러자 주인공은 답한다.
“깊은 슬픔은 때때로 특별한 장소가 되기도 해요. 시간이라는 지도상의 한 좌표처럼요. 그 슬픔의 숲에 서 있노라면 도저히 그곳을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죠. 그럴 때 누군가가 자기도 거기 가봤고 이제는 빠져나왔다고 말해주면 희망이 생기는 법이에요.”
- 당신을 믿어요 (김윤나 저) -
나는 달라졌다.
어려운 일은 극복해 간다.
나의 경험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등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