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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May 29. 2023

도전과 실패를 장려하는 쿠팡

쿠팡은 어떻게 최고의 기업이 되었나?

 쿠팡을 떠나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겪은 일입니다.

회사에 이슈가 생겨서 제가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하기 전에 이미 결론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즉, 보고를 하기 위한 서류만 만들면 되는 상황이었고, 반대로 해석하자면 정해진 결론에 맞추어 서류만 작성하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이미 정해진 결론은 '이러이러한 제약사항으로 인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고서라기보다는, 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지를 상사에게 설명하는 보고서였습니다.


 쿠팡은 다릅니다.

쿠팡은 치열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라는 말을 하기에 앞서, 말 그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입니다. 정말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Aim High and Find a Way]
 우리는 절충안 대신 근본적 해결책을 찾아내고, 고객의 기대를 100배 이상 뛰어넘을 때 진정한 고객감동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오직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목표만이 믿기지 않는 결과를 만든다. 합리적 목표는 변화를 겁내는 마음에서 태어나며, 우리의 잠재력을 갉아먹고 세상을 바꿀 기회를 빼앗는다. 진정한 리더는 변화와 혁신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급진적이고 높은 목표를 제시해 고객을 위한 믿기지 않는 결과를 이뤄낸다.
쿠팡 채용 홈페이지 내용 중 -




 일반적인 회사들에서는 목표한 것을 100% 달성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해석해 보자면 달성가능한 목표만을 세운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쿠팡은 다릅니다. 높은 목표를 세우고, 도전합니다. 높은 목표를 세우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쿠팡에서는 높은 목표에 도전하느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이를 책망하지 않습니다. 되려 해당 목표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업무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며 함께 도전합니다. 쿠팡은 도전을 장려합니다. 혹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그 속에서 교훈을 찾습니다. 그것이 쿠팡이 가진 진정한 경쟁력입니다. 

 한 사람이 실패 사례를 선샤이닝하면, 모두가 승자가 된다. 사람들은 그 사람이 자기의 실수를 솔직하게 말하면서 그 행동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며 신뢰하게 되므로 그 사람 역시 승자가 된다. 그의 팀도 실패로 귀결된 프로젝트의 결과에서 분명 무언가를 배웠을 테니 역시 승자가 된다. 무엇보다 실패한 베팅은 혁신적 성공의 수레바퀴의 본래적 일부라는 사실을 모두가 똑똑히 볼 수 있기 때문에 회사도 승자가 된다.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실패를 적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 그리고 실수를 더 많이 선샤이닝하라!
- 넥플릭스, 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의 비밀. 규칙 없음. _ 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마이어 지음 _ RHK 출판사 - 


 추가적으로 쿠팡에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 중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계획을 수정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선 기존의 계획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기존 계획에 따라 이미 투자된 시설, 장비들의 감가상각이 끝나기 전에 새로운 시설, 장비로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기존의 계획이 성과를 내기 전까지, 새로운 계획을 시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일단 기존 계획의 성과를 보여주어야, 이를 승인한 사람들도 공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더 좋은 방법을 찾더라도 일단 기존 계획대로 일을 추진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더라도 '왜 처음부터 이렇게 추진하지 않았냐?'는 책망과 '당신이 책임질 거냐?'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입니다.

 쿠팡은 더 좋은 방법을 찾는다면 바로 계획을 수정합니다. 쿠팡은 오직 고객감동을 위한 방법을 찾는 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경쟁자보다 조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고, 오로지 고객만족을 위해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창조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쿠팡이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높이뛰기 경기에서 벌어진 일이다. 경기장에 모임 8만 관중은 한 선수가 높이뛰기를 할 때마다 입을 딱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바로 미국 육상선수 딕 포스베리(Dick Fosbury)였다. 그는 그때까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높이뛰기 방식을 선보였던 것이다. 
 포스베리는 가로대를 달려가선 몸을 비틀어 머리부터 뛰어넘었고, 이때 등은 공중에서 바닥을 향했다. 이와 같은 방식을 포스베리 뛰기, 혹은 배면 점프라고 한다. 포스베리가 이 방식을 시도하기 전에는 모든 선수들은 가로대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다리를 벌리고 뛰어넘는 가위뛰기 방식을 사용했다. 포스베리가 우승한 뒤에도 대세는 계속 가위뛰기였다. 그러나 10년 정도가 지나자 거의 모든 선수들이 포스베리 방식을 채택했다. 수십 년 뒤 전문가들은 포스베리의 뛰기 자세를 분석, 그 우수성을 생체역학적으로 입증했다. 
 포스베리가 갑자기 이 방식을 알아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여러 스타일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방식을 발견했다. 코치들이 잘못된 방식이라면서 교정하려 한 적도 있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계속 실험하고 자신의 생각을 첨가해 서서히 기술을 완성시켰다. 많은 혁신이 그러하듯이 그는 처음엔 그 방식이 아주 비참하게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하지만 실험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창조'를 이룩할 수 있었다.
- 혼창통 _ 이지훈 지음 _ 쌤앤파커스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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