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마무리와 기타학원에서 문득 든 생각.
나는 요즘 기타학원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수업을 배우고 있다. 내 수업 시간이 되기 전에 잠시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방에서 들려오는 베이스 소리. 알고 보니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로 되어 보이는 남학생이 베이스 수업을 배우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저 학생은 어쩌다가 저 어린 나이에 베이스를 배우러 학원에 오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악기 하면 떠오르는 건 피아노나 기타, 바이올린 이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베이스라니. 저 학생은 본인이 배우길 원해서 이 학원에 온 걸까 아니면 부모님이 보내서 배우러 온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 추측에는 부모님이 보내서 온 거 같은데 그렇다면 그 부모님은 어떠한 계기로 아이에게 베이스라는 악기를 배우게 했을까?
그 계기가 궁금해졌다. 뭔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배우지 않는 악기를 배우는 경우라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취미 같은 것들을 배우게 되는 계기가 뭘까.
지금은 매체가 발달하고 유튜브가 엄청 활발해서 다양한 모습들을 쉽게 접할 수 있어서 그런걸까.
지금 나에게 기타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은 전공이 베이스라는데 선생님은 어쩌다가 어떤 계기로 베이스를 접해서 전공까지 하게 되신 걸까?
그냥 내 세계만을 보다가 다른 사람들의 세계를 살짝 엿보다 보니 그냥 새삼스럽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의 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인생길을 걸어가면서 접하게 되는 많은 것들은 어떠한 계기로 만나게 된걸까. 뭐가 그 사람의 마음을 끌었을까.
무엇이 마음에 남아 그런 걸 배우거나 계속하게 하는 걸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내가 왜 계속 그림을 그리고 페어도 나가보고 굿즈를 제작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 모든 것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사람들이 각자 접하게 되는 것들 중 계속 끌고 가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무엇 때문일까 뭐 그런 생각.
주제랄 건 없고 그냥 문득 든 생각을 붙잡아 끄적여 보았다.
어느 덧 에세이 시작 후 10화입니다. 처음엔 인스타 홍보의 목적으로 팔로우가 좀 늘었으면 좋겠는 마음에 시작을 했는데요. 팔로우는 늘지는 않았네요. 그래도 저의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정해진 날에 정기적으로 매주 무언가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시작과 동시에 쓸 이야기가 없어서 괜히 시작한 건 아닌가 하고 막막했었는데요, 어느덧 10주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리 긴 숫자는 아니지만 아무것도 없던 저에게 10개의 글을 쓴다는 건 크게 느껴집니다.
별 볼 일 없는 하루,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슨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처음엔 가볍고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었는데 제가 썩 그리 재밌는 사람이 못되서 쓰다 보니 진지해지더라구요. 그리고 의도하진 않았으나 쓰다 보니 자기 고백적인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더라구요. 글의 힘인 걸까요?
10화를 끝으로 정기 연재는 여기서 마치려 합니다.
일상을 살다 생각이 다시 떠오르고 좀 모이면 틈틈이 기록해서 여러분과 만나고 싶습니다.
가끔씩 브런치에 글 쓰러 또 올게요.
그리고 저는 인스타에서는 그림을 그리고 스레드에서 더 많은 소통을 자주 하고 있으니 놀러 오세요.
안녕~